압박받는 이기흥 체육회장, 3선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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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선’에 나서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자신을 둘러 싼 난관을 뚫을 수 있을까.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전체 회의가 1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회관에서 열린다.
공정위는 이날 3선에 도전하는 이기흥 회장과 오한남 대한배구협회장의 연임 승인 안건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체육회장을 비롯한 임원은 한 차례 임기를 연임할 수 있다.
공정위 심의를 거치면 3선도 가능하다.
심의 기준은 재정기여, 주요 국제대회 성적, 단체평가 등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말 3선을 위한 관련 심사 서류를 공정위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4일 소위원회를 열고 이 회장에 대한 사전 심의를 진행했다.
이 심의 내용을 토대로 12일 전체 회의에서 이 회장의 연임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주요 쟁점은 이 회장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직을 계속 수행할지다.
체육회 정관에 공정위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예외 조항에 국제스포츠기구 임원 진출 시 임원경력이 필요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19년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으로 뽑혔다.
이 회장이 공정위로부터 연임 승인을 받지 못하거나 내년 1월 체육회장 선거에서 낙선하면 곧바로 위원직을 상실한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이 IOC 위원으로 계속 활동하려면 체육회장을 연임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1955년 1월3일생인 이 회장은 내년 IOC 위원의 정년(70세)을 맞이한다.
IOC 위원 잔여 임기는 내년 12월31일까지다.

하지만 이 회장의 3선 도전 길은 험난하다.
체육회 노동조합이 이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며 퇴진을 요구했다.
일부 간부급 직원들 일부도 3선 도전을 반대하고 있다.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의미는 그만큼 이 회장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다.

무엇보다 정부의 압력도 크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10일 체육회 직원부정채용(업무방해),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사용(횡령) 예산 낭비(배임) 등의 비위 혐의 확인했다고 밝혔다.
점검단은 이 회장을 3가지 혐의(업무방해·금품수수·횡령)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점검단에 따르면 이 회장은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직원으로 자기 자녀의 대학 친구인 A씨를 부당 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수촌 고위 간부에게 이력서를 전달했고 국가대표 경력과 2급 전문스포츠지도사 자격 등의 자격 요건 완화를 여러 차례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체육회 내부에서 자격 요건 완화 시 연봉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올리자 묵살하고 요건 완화를 반대하는 채용 부서장을 교체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요건이 완화된 채로 2022년 8월 9일 채용공고가 났고 A씨가 최종 채용됐다.

이 밖에도 점검단은 이 회장이 체육회 직원 등에게 상습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해왔고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회피할 목적으로 긴급성이 떨어지는 지방 일정을 진행한 사실도 확인됐다.
▲파리 올림픽 선수단 해단식 장소의 갑작스런 변경에 따른 예산낭비 ▲출장 결재 등 복무 처리 없이 근무지 외 업무추진비 사용 ▲허위 증빙자료 작성을 통한 업무추진비 선결제 등 체육회 운영에도 다수의 문제가 있었다고 점검단은 밝혔다.

체육회는 입장문을 내고 “조사 결과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파리 올림픽 이후 3개월에 걸쳐 감사를 동시다발적으로 받아왔고, 반복해서 조사받다 보니 피로감에 지쳐 국무조정실 자료 제출 요구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지적한 비위 혐의 모두에 대해 더욱 엄정하게 재조사해 달라고 요청한다.
향후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발표는 이 회장을 비롯한 종목단체장들의 연임심사를 이틀 앞둔 시점에 발표한 것으로 불법적인 선거 개입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11일 밤 이 회장에 대해 직무 정지를 통보했다.

김진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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