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몸값, 만장일치 MVP 2회, WBC 우승과 MVP까지...모든 것 갖춘 오타니, 숙원인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도 품에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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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SA투데이스포츠 |
지난겨울 오로지 가을야구를 해보겠다는 일념으로 LA다저스로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인 10년 7억달러의 계약으로 옮긴 오타니가 이적 첫 해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게 됐다.
개인 기량과 수상 실적에 더해 우승 경력까지 이제 모자란 게 하나도 없어진 오타니다.
사진=EPA연합뉴스 |
사진=USA투데이스포츠 |
토미 존 서저리를 받기 전만 해도 다저스의 우완 에이스로 군림했던 뷸러지만, 수술 후 복귀한 후엔 구속은 여전했으나 회전력이 크게 감소해 정규시즌에선 1승6패 평균자책점 5.38에 그쳤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첫 경기였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던 뷸러지만, 이번 월드시리즈에선 3차전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데 이어 이날 마무리로 등판해 앤서니 볼피를 땅볼, 오스틴 웰스와 알렉스 버두고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직접 다저스의 우승을 매조지했다.
뷸러가 버두고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월드시리즈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오타니는 동료들과 더그아웃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뛰쳐나와 메이저리그 진출 7년 만에 이뤄낸 감격의 순간을 만끽했다.
사진=AP연합뉴스 |
계획표에는 메이저리그 진출과 월드시리즈 우승, 사이영상 수상 등 야구 선수로서의 목표는 물론 결혼 등 개인사와 관련된 목표도 있었다.
그 계획표에는 26세에 월드시리즈 우승과 결혼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목표도 있었다.
1994년생으로 올해 서른인 오타니는 고교 때 세운 목표보다는 4년은 늦었지만, 올해 모두 이뤄냈다.
올해 2월엔 농구 선수 출신 다나카 마미코와 결혼을 했고, 이번 월드시리즈에선 우승까지 차지해냈다.
그야말로 ‘계획한 대로’ 모두 이뤄내는 오타니의 위엄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사진=AP연합뉴스 |
사실 일본에서 2년만 더 뛰고 2019시즌에 포스팅을 신청했다면 더 큰 돈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타니에겐 돈보다는 꿈을 빨리 이루는 게 먼저였다.
2000만달러라는 본인의 가치보다 한참 낮은 돈에 6년 동안 뛰어야만 FA 자격을 얻는 손해까지 감수하고 메이저리그 조기 진출을 선택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이도류를 버리지 않은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진출 4년차인 2021시즌,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그해 오타니는 타자로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투수로 9승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는 ‘이도류’를 완벽하게 선보이며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에 등극한 것이다.
사진=USA투데이스포츠 |
타자로는 직전 해에 비해 다소 하락했지만, 투수로는 1선발급의 성적을 내며 또 한 번 완벽한 ‘이도류’ 시즌을 보낸 것이다.
그러나 2022년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타율 0.311 62홈런 133타점으로 AL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고, 저지가 1위표 30표 중 28표를 독식하며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했다.
당시 저지의 62홈런은 1961년 로저 매리스의 기록을 61년 만에 갈아치운 신기록이었다.
2022시즌 MVP 수상 실패의 아픔은 2023시즌을 앞두고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완벽히 떨쳐냈다.
‘사무라이 재팬’의 간판으로 일본대표팀에 합류한 오타니는 일본의 우승과 대회 MVP를 수상했다.
특히, 미국과의 결승전에서는 마무리 투수로 나서 당시 팀 동료이자 현역 최고의 타자로 군림하던 마이크 트라웃을 스위퍼로 삼진을 솎아내며 일본의 우승을 확정짓는 장면은 세계야구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WBC에서의 기세는 2023시즌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타자로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투수로 10승5패 3.14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만장일치 MVP를 거머쥐었다.
사진=AFP연합뉴스 |
바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였다.
2023시즌 막판 받은 수술로 인해 올 시즌엔 투수로 뛸 수 없었던 오타니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에인절스의 이웃인 다저스로 팀을 옮겼다.
타자에만 집중한 오타니는 ‘어나더 레벨’이었다.
오타니는 148년의 MLB 역사상 누구도 가보지 않은 영역인 50홈런-50도루의 신기원을 열열었다.
오타니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310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59도루. 그야말로 만화 같은 기록이다.
타율은 내셔널리그 2위에 올라 트리플 크라운(홈런, 타점, 타율 3관왕)에는 실패했지만, MLB 최초로 지명타자로서 MVP 수상이 확실시되는 오타니다.
오타니도 사람이었다.
월드시리즈에선 자신의 이름값에 전혀 걸맞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월드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105(19타수 2안타) 0홈런 0타점 0도루로 철저히 침묵했다.
프레디 프리먼, 무키 베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등 동료들의 활약에 업혀가며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따낸 오타니다.
그럼에도 팀 동료들은 “오타니의 정규시즌 활약이 없었다면 우리가 월드시리즈에 오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오타니에게 공을 돌렸다.
사진=AP연합뉴스 |
내년 투타 겸업으로 돌아오는 오타니가 사이영상 수상에 성공할까. 오타니라면 충분히 해낼 것 같은 예감이다.
그는 꿈과 목표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만화야구’의 주인공이니까.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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