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엔 리모컨 던졌는데…” KIA 김선빈, 올해는 ‘불방망이’ 들고 우승에 시리즈 MVP까지 [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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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2009년엔 엔트리 들지 못해 집에서 리모컨을 집어던졌다.


프로 2년차였던 2009시즌. ‘꿈의 무대’로 통하는 첫 한국시리즈(KS) 출전 기회가 왔지만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당시 정규시즌 72경기에서 타율 0.293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불안한 수비는 어쩔 수 없었다.
억울함에 리모컨을 던졌다고 했다.
KIA ‘작은 거인’ 김선빈(35) 얘기다.

김선빈은 2017년 당당히 엔트리 한자리를 꿰차며 KS에 출전, 묵은 한(恨)을 풀었지만 MVP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 김선빈은 ‘리모컨’ 대신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통합 우승과 시리즈 MVP까지 모두 거머쥐었다.
KIA의 한국시리즈 ‘V12’와 함께 15년 만에 KS 주연으로 발돋움한 셈.

KS MVP에 선정된 후 김선빈은 “2009년에 엔트리에 들지 못해 화나고 억울했다.
진짜 집에서 리모컨을 집어 던졌다”고 웃으며 “2017년은 전역 후 다음 시즌 우승했는데 그때는 나이가 어렸다.
올해 우승이 더 감동이다.
지금은 선참급이라 더 울컥하는 것 같다”고 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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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빈은 시리즈 내내 맹타를 휘둘렀다.
KIA 우승에 일등 공신이다.
1차전을 제외하고 2~5차전까지 전부 멀티히트다.
KS 다섯 경기에서 타율 0.588(17타수 10안타)을 적으며 우승을 이끌었다.
MVP가 당연할 수밖에 없다.
그는 “그냥 모든 선수들이 잘했다.
선수들이 구장에서 즐겼고 덕분에 우승까지 했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재밌는 것은 단 1표 차이로 MVP가 됐다.
총 99표 가운데 김선빈이 46표를 얻었다.
‘동갑내기’ 친구 김태군이 45표를 받았다.
1표 차로 MVP가 갈린 것. KIA 이범호 감독 조차 “1표 차이였어요?”라고 되물었을 정도였다.

김선빈은 “아까 들었는데 (김)태군이가 받아도 인정했을 것이다.
시리즈에서 워낙 잘했다”고 친구를 치켜세웠다.

아쉽게 MVP를 놓친 김태군은 특유의 재치로 맞받으며 취재진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태군은 “(자신에게 표를 주지 않은 기자) 한 명이 누군지 알고 싶다”고 활짝 웃으며 “농담이다.
다른 선수가 받아도 인정했겠지만 1989년생 친구가 받았다는 점이 좋다”고 진심으로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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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부상으로 받은 기아자동차 EV6 차량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해 김선빈은 “장모님이 알아보고 계시더라”며 효도 선물을 예고하기도 했다.

‘작은 거인’으로 통한다.
키(165㎝)가 작아서 안 된다는 편견도 많이 들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그 편견을 확실히 깼다.

그는 “프로 오면서부터 안 좋은 소리를 많이 들었다.
키자 작아서 안 된다고 했다.
오늘 MVP로 그 한계를 깬 것 같다”며 “프로야구 선수 중에 키 작은 선수가 많아졌다.
그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신체조건이 중요하긴 하지만 내가 편견을 깼다는 것만으로도 용기를 주는 일 아닐까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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