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10’에도, ‘V11’에도 늘 푸르렀던 양현종… 대투수는 아직도 목마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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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2009년도, 2017년도 그리고 지금도 저는 마운드에 있습니다.
”
지난 9월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 KIA의 정규시즌 맞대결. KIA가 자랑하는 ‘대투수’ 양현종이 6이닝 3실점 호투로 시즌 11승을 신고한 후, 그라운드 인터뷰에서 내뱉은 멘트다.
2009년과 2017년 빚었던 통합우승의 고리를 올해 ‘V12’까지 이어보겠다는 의지를 담은 한마디다.
명언은 끝이 아니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 짓고 펼친 9월 25일 한국시리즈(KS) 출정식에서도 “2017년도 아시죠? 다시 보여드리겠습니다”라는 짧고 굵은 한마디로 우레와 같은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었다.
KIA 이름으로 만든 2번의 우승을 함께한 선수만이 내놓을 수 있는 멘트다.
2007 KBO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KIA에 지명된 양현종은 2009년에 3년 차로서 ‘V10’을 함께 했다.
현 멤버 중 당시 KS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건 그가 유일하다.
4차전 선발로 5⅔이닝 3실점으로 분전했지만, 패전 투수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KIA 양현종이 20일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8년을 건넌 2017년에는 당당한 팀 핵심 자원이자 KBO리그 대표 좌완 에이스로 11번째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정규시즌 31경기 20승6패, 평균자책점 3.44(193⅓이닝 74자책점)의 눈부신 성적표를 남겼다.
KS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차전에서 KS 유일의 1-0 완봉승을 거뒀으며, 마침표가 찍힌 5차전에서는 1사 만루를 지우는 세이브로 우승 엔딩을 장식했다.
그로부터 7년. 그는 여전히 KIA 선발진을 떠받치는 베테랑으로 자리한다.
올해 11승5패, 평균자책점 4.10(171⅓이닝)을 찍었다.
전성기급 경기력은 아니지만, KBO 최초 10년 연속 170이닝, 통산 최다 탈삼진 1위(2076개) 등극, 역대 2호 2500이닝 돌파 등 숱한 이정표를 세우며 자신의 17번째 시즌을 자축했다.
KIA 양현종이 KBO 2번째 통산 2500이닝 기록을 세운 후, 이범호 KIA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시선은 KS로 향한다.
제임스 네일에 이어 2차전 선발 중책을 맡아 3번째 우승 반지를 향한 도전에 나선다.
그는 “2009년은 너무 어려서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우승했을 때 기억은 너무 좋았다.
2017년은 중간 역할로서 선배들과 후배들을 잘 보필해 우승했던 시즌”이라며 “지금은 내 위로 (최)형우 형밖에 없다.
나이 많은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줘야 한다.
재밌는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느낌은 좋다.
그는 “시즌을 1위로 마무리해 (휴식기에) 체력, 정신적인 면에서 다시 새롭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시간도 충분했다.
100% 컨디션으로 최선을 다하는 게임 만들어보겠다”는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가장 경계하는 이는 21년 만에 KS에 오른 삼성의 강민호다.
양현종은 “플레이오프에서 민호 형이 가장 인상 깊었다.
성격을 제가 잘 안다.
KS에서 더 텐션이 올라와서 좋은 플레이를 할 것”이라며 상대를 향한 존중을 내비쳤다.
절친한 선배인 만큼, 유쾌한 농담도 잊지 않았다.
그는 “그래도 KS가 처음이니 엄청 긴장할지, 즐길지 둘 중 하나다.
도 아니면 모다.
민호 형이 꼭 긴장했으면 좋겠다”고 밝은 웃음을 띄워 보냈다.
광주=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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