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5연패 저지’ 라이벌 출현… 女 절대자 없는 춘추전국시대 [S스토리-V리그 18일 개막…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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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패’ 대한항공 대항마 현대캐피탈
명장 필립 블랑·막강 외인 레오 합류
‘전초전’ KOVO컵서 11년 만에 우승
외인 감독 5인 각양각색 전술도 기대
현대건설, 구멍 없는 탄탄한 전력 무장
女배구 19년 만의 2연패 이룰지 관심
김연경의 흥국생명 외인 전력 아쉬워
‘몸값 8억’ 강소휘 영입 도공 약진 별러
새롭게 도입된 룰
비디오 판독 세트당 2회
심판이 못 본 상대 반칙
랠리 중 판독 요청 가능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찾아왔다.
가을과 함께 겨울스포츠의 ‘제왕’ 프로배구도 팬들 곁으로 다가왔다.
남녀부 각각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파트너끼리 19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남자부에서는 통합우승 4연패에 빛나는 대한항공과 OK저축은행이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여자부는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이 수원체육관에서 서로를 시즌 첫 승의 제물로 삼기 위해 상대 코트를 정조준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매년 7~8월에 치르던 KOVO컵을 2024 파리 올림픽과 겹치는 시기를 피해 9월 말~10월 초에 통영에서 열었다.
외국인 선수들의 국제이적동의서(ITC)가 발급 가능한 시기에 대회가 열린 것이다.
덕분에 그간 KOVO컵이 국내 선수들만 출전하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외국인 선수를 포함한 베스트 멤버를 가동하는 대회가 되면서 사실상 V리그의 전초전이 됐다.
KOVO컵을 통해 올 시즌 판도가 어느 정도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KOVO컵에서 부진했던 팀들이 V리그에서 이를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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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수
◆남자부는 대한항공-현대캐피탈의 ‘양강’ 구도 전망

남자부는 지난 KOVO컵 결승에서 만난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양강을 형성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배구 역사상 최초로 4시즌 연속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함께 차지하는 ‘통합우승 4연패’를 달성한 대한항공은 자신들의 기록은 1년 더 늘리겠다는 심산이다.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의 군입대와 리베로 오은렬의 FA 이적으로 일부 전력 이탈은 있지만,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 감독의 지휘 아래 현역 최고의 세터 한선수와 그에 못지않은 유광우가 주전과 백업으로 버티고 있어 늘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준다.
여기에 지난 시즌 삼성화재 소속으로 빼어난 기량을 뽐낸 요스바니(쿠바)가 대한항공의 새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팀의 화력을 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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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스바니
대한항공의 아성을 깰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로 거론되는 팀은 현대캐피탈이다.
올 시즌부터 프랑스 출신의 명장 필립 블랑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현대캐피탈에는 V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 레오(쿠바)가 합류했다.
지난 세 시즌 동안 레오의 소속팀이었던 OK저축은행은 오기노 마사지(일본) 감독이 레오에게 의존하는 ‘몰빵배구’에서 탈피하겠다며 재계약을 포기했다.
레오는 새로 트라이아웃 시장에 나왔고, 2순위 지명권을 거머쥔 현대캐피탈이 레오를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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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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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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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가 합류한 현대캐피탈은 신장 204㎝의 아시아쿼터 공격수 덩신펑(등록명 신펑)까지 영입해 토종 주포 허수봉과 함께 ‘최강 삼각편대’를 꾸렸다.
이들을 앞세워 현대캐피탈은 이번 KOVO컵에서 11년 만에 우승컵을 차지했다.
세터 포지션이 다소 약점으로 평가받은 현대캐피탈은 KB손해보험의 주전 세터로 활약한 황승빈까지 트레이드로 품었다.
박철우 KBSN 해설위원은 “전체적인 구성원은 리그 최고라고 생각된다.
블랑 감독도 컵대회에서 자신만의 배구 색깔을 보여줬다”면서 “세터 황승빈이 공격수들과 호흡을 빨리 맞출 수 있을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시즌 남자부는 5명의 외국인 감독이 벌이는 각양각색의 전술 싸움도 관심을 모은다.
우리카드는 브라질 출신의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이 젊은 팀을 이끌고,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무른 KB손해보험도 미겔 리베라(스페인) 감독이 제대를 앞둔 토종 주포 나경복과 세터 황택의의 복귀를 발판삼아 상위권 도약에 나선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외국인 감독들이 고유의 배구 철학을 V리그에 얼마만큼 녹이느냐에 따라 중위권 판도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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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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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진
◆혼돈의 여자부… 현대건설의 2연패 가능할까

남자부에 비해 여자부는 혼돈의 한 시즌이 치러질 전망이다.
우선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팀은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이다.
모마(카메룬), 위파위(태국)와 재계약에 성공했고, 지난 시즌 우승을 일궈냈던 현역 최고 미들 블로커 양효진을 비롯한 김다인·이다현·정지윤 국가대표 3인방까지 자리를 지켜 전력 누수 전혀 없이 새 시즌을 치른다.
지난 16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7개 구단 감독들을 대상으로 전력이 고른 ‘육각형팀’을 꼽아 달라는 설문에 몰표를 받기도 했다.
여자부에선 2005~2006, 2006~2007시즌 2연패를 달성한 흥국생명 이후 오랜 기간 2년 연속 챔프전 우승을 이뤄낸 팀이 없었다.
과연 현대건설이 19년 만에 2연패를 달성해내는 팀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현대건설을 뺀 나머지 팀들은 장단점이 뚜렷해 시즌 운영에 따라 성적이 갈릴 전망이다.
흥국생명은 ‘배구 여제’ 김연경이 버티고 있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다소 아쉽다.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7순위로 합류한 투트쿠(튀르키예)는 파워가 약하고, 197cm의 황루이레이(중국)는 기량 미달로 개막 직전 퇴출했다.
새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아닐리스 피치(뉴질랜드)는 신장은 183cm로 다소 작지만 기량이 더 낫다는 평가다.

정관장은 지난 시즌 도로공사에서 활약한 부키리치(세르비아)를 새 외국인 선수로 뽑아 아시아쿼터 메가(인도네시아)와 ‘좌우쌍포’로 기용한다.
화력만큼은 7개 구단 최강으로 꼽히는 정관장이다.
리시브를 받게 된 부키리치가 수비에서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따라 정관장의 올 시즌 성패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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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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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큰 손’으로 군림한 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도 지난 시즌 봄배구 탈락의 수모를 씻겠다는 의지다.
도로공사는 ‘FA 최대어’로 꼽힌 공수겸장의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를 보수상한선인 8억원을 모두 채워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IBK기업은행도 베테랑 이소영(7억)과 미들 블로커 이주아(4억원)에게만 11억원을 안기며 알토란 같은 전력 보강을 마쳤다.

창단 후 세 시즌 동안 승점 자판기 노릇에 그쳤던 페퍼저축은행은 전설적인 미들 블로커 출신 장소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체질 개선에 나선다.
아시아쿼터 1순위인 장위(중국)의 기량은 미들 블로커 전체를 통틀어 세 손가락 안에 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인 선수 1순위로 뽑은 자비치(크로아티아)가 제 역할을 해준다면 기존의 박정아와 함께 강한 화력을 발휘하며 탈꼴찌는 물론 봄배구도 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FA 시장에서 주전급 선수를 내주며 우려를 낳은 GS칼텍스는 최고의 외국인 선수 지젤 실바(쿠바)를 앞세워 ‘언더독의 반란’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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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아
◆V리그 출범 20년… 새롭게 도입된 룰

2005년 출범한 프로배구는 2024~2025시즌에 20주년을 맞이한다.
이에 발맞춰 한국배구연맹(KOVO)은 2024~2025시즌에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경기적인 측면에선 9월 말부터 10월 초에 걸쳐 통영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2024 KOVO컵)에서 시범 적용됐던 세트당 비디오판독 2회와 그린카드, 국제배구연맹(FIVB)에 발맞춰 랠리 중 심판이 판정하지 않은 반칙에 대해 즉시 판독을 요청하는 중간랠리 비디오 판독 등이 있다.

중간랠리 비디오 판독 도입으로 인해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경기 집중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
상대의 네트터치 범실이나 포히트 범실 등이 의심될 때는 해당 플레이가 나온 직후에 신청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랠리가 다 끝나 득점이 결정된 뒤엔 상대의 범실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신청할 수 없다.

그린카드는 페어플레이 가치를 제고하고 불필요한 비디오 판독 시간 단축을 위해 도입됐다.
상대 공격이 자신의 손이나 신체부위를 맞고 터치아웃됐거나 네트를 건드리는 네트터치를 범했을 때 자진신고하면 그린카드가 부여된다.
2024 KOVO컵 여자부에서 아홉 번이나 선수들의 양심선언이 나와 팬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린카드는 향후 페어플레이상 점수에 반영될 예정이다.

제도 변화는 신인선수상의 선정기준이 바뀐 게 눈에 띈다.
V리그가 점점 고도화되면서 해당 시즌에 드래프트에 뽑힌 순수 신인들이 주전이나 준주전급 선수로 자리 잡기 힘든 게 최근 현실이다.
이 때문에 신인선수상을 받기 민망한 성적임에도 한 명은 뽑아야 하기 때문에 수상한 사례가 있을 정도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올 시즌부터 신인선수상은 데뷔 3년 차까지 그 범위를 넓혔다.
명칭도 팬들로부터 공모를 받아 ‘영플레이어상’으로 새롭게 변경됐다.

영플레이어상의 선정기준이 3년 차까지 늘어나면서 수상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직행해 데뷔 2년 차였던 지난 시즌에 우리카드의 주전 세터에 발탁돼 리그를 대표하는 세터로 성장한 한태준도 올해엔 영플레이어상을 받을 자격이 생겼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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