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만 된다” 새로운 불평등 낳은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아쉬운 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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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사진=뉴시스
안세영(삼성생명)‘만’ 특별하게 원하는 브랜드 신발을 신게 됐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국회의원까지 각별히 신경쓰는 선수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은 15일 덴마크 오덴세에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덴마크오픈(슈퍼750) 여자 단식 32강전을 치른다.
2024 파리올림픽 이후 약 2개월 만에 처음 출전하는 국제대회다.


대회에 앞서 안세영의 신발에 시선이 쏠렸다.
배드민턴협회는 지난 14일 오후 늦게 보도자료를 내고 “15일 개막하는 덴마크 오픈부터 계약 변경에 관한 협의가 완료될 때까지 안세영의 경기화에 한해 한시적이고 제한적이며 예외적인 자율권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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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사진=뉴시스
약 2개월 전 안세영은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협회의 대표팀 운영에 대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미흡한 부상 관리나 훈련 방식, 국제 대회 출전 제한 등의 문제는 물론 후원사 용품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가장 큰 문제는 신발이었다.
안세영은 아식스 브랜드의 신발을 선호하는데, 배드민턴 국가대표는 후원사인 요넥스의 신발을 신어야 한다.

파장이 컸다.
이 문제로 문화체육관광부의 협회 감사가 시작됐고, 지난달에는 국회 문화체육위원회 현안질의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의장에 안세영의 발에 물집이 잡혀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민 의원은 “(물집이 잡힌 이유는)신발 때문이라고 한다”며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을 향해 “(후원사 신발만 신어야 하는)규정 때문에? 협약 때문에?”라고 물었다.
이에 김 회장은 “예, 맞습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버럭 소리를 지르며 “그게 협회장으로서 하실 말씀입니까? 그런 거 해결하라고 협회장 하시는 거 아니에요? 협회장 그만두세요. 지금이라도”라고 꾸짖었다.
그러자 김 회장은 “(규정을) 바꾸겠다”고 답했다.
문체부 역시 지난달 감사 중간 발표에서 “경기력과 직결되는 라켓, 신발 등의 용품은 선수가 희망하는 용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협회 후원사와 협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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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사진=뉴시스
결국 안세영이 이겼다.
협회는 지난 14일 급하게 이 소식을 알리면서 “이번 결정은 안세영의 경기력 향상과 한국 스포츠 발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파리 올림픽 이후의 국민 여론과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의견, 여러 스포츠 관계자들과 안세영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안세영‘만’ 예외적으로 허용해준 부분이다.
공개적으로 불편함을 호소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목소리를 내면 세상이 주목할 정도로 유명한 선수이기 때문일까.

공식석상에서 침묵을 지켰던 다른 선수들의 권리는 무시한 조치가 됐다.
이번 대회에는 파리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혼합복식의 김원호-정나은을 필두로 여자복식의 신승찬-이유림, 김소영-공희용, 백하나-이소희, 그리고 남자 단식에 전혁진까지 출전한다.
혼합복식 정나은은 김혜정과 짝을 이뤄 여자 복식에도 나선다.
이들 모두 지금까지 국가대표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들이다.
파리올림픽에서 경기 중 구토까지하면서 은메달을 챙긴 김원호의 투혼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이들이라고 원하는 신발, 장비가 없었을까. 불평등,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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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사진=뉴시스
협회는 “선수의 경기력 향상과 권익 보호, 한국 스포츠 발전과 비즈니스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틀렸다.
협회의 결정은 선수가 아닌 안세영 만의 경기력 향상과 권익 보호을 위한 조처였다.
규정을 손질할 예정이라면 울며 겨자먹기식이 아닌 불평등 없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득이 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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