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달구벌을 적신 가을비의 ‘나비 효과’… 손주영 2차전 선발 등판+최원태 등판 없이 5차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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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달구벌을 적신 가을비는 삼성과 LG가 펼치는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의 판도를 뒤바꿀지도 모르겠다.
지금 상황에서 누구에게 유불리가 적용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LG에겐 단비가 맞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가는 대혈투를 벌여 선수단 전체가 지친 기색이 역력한 데다 PO 1차전을 선발 최원태가 난타당하는 바람에 쉽게 내준 LG로선 하루 더 쉴 수 있는 여유를 얻었다.
14일 오전부터 가랑비가 내리던 대구는 오후 들어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다.
웬만한 비에는 경기를 강행하려던 KBO도 빗줄기가 거세지자 순연을 막지 못했다.
결국 그라운드에 덮인 방수포는 걷어내지 못하고 오후 4시47분에 경기 순연이 결정됐다.
플레이오프 일정이 하루씩 밀렸지만, 21일로 예정된 한국시리즈 1차전이 밀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플레이오프가 4차전 이내에 끝나게 되면 예정대로 21일에 1차전이 치러진다.
다만 하루씩 밀린 플레이오프가 5차전이 20일에 열리게 되면 21일 휴식일이 되고, 22일에 1차전이 치러지게 될 전망이다.
염경엽 감독은 2차전이 비로 순연되자 곧바로 선발투수를 교체했다.
14일 열릴 2차전 선발로는 디트릭 엔스를 내세웠으나 하루의 시간을 벌자 원래 16일 3차전 선발로 마운드에 올릴 예정이었던 손주영 카드를 내밀었다.
LG와 염 감독 입장에선 손주영이 현재 내밀 수 있는 최고의 선발 카드다.
손주영은 올 시즌 프로 데뷔 8년차만에 드디어 잠재력을 만개시키며 28경기에서 144.2이닝을 던지며 9승10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올 시즌 전까지 최다이닝을 소화한 게 2021년의 26.2이닝었던 만년 유망주에겐 인생 역전의 한해로 기억될 2024년이다.
규정이닝인 144이닝에 0.2이닝을 더하면서 평균자책점 부문 순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전체 투수 중엔 8위, 토종 투수 중엔 원태인(삼성, 3.66)에 이은 2위였다.
공교롭게도 PO 2차전 선발 매치업은 원태인과 손주영이다.
올 시즌 최고의 토종 선발 투수의 타이틀을 두고 맞대결을 펼치게 된 셈이다.
정규시즌의 기세는 가을야구에서도 이어졌다.
준PO에서 손주영은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나섰다.
준PO 2차전에선 2.2이닝 3실점(2자책)으로 조기강판 당한 최원태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나서 무려 5.1이닝을 소화했다.
긴 이닝 동안 맞은 피안타는 단 2개에 불과했다.
여기에 탈삼진 7개를 솎아내며 KT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았다.
그리고 준PO 승부가 결정된 5차전에서도 불펜으로 나서 2이닝을 피안타 없이 볼넷 1개만을 내주며 탈삼진 4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했다.
엘리저 에르난데스를 제외하면 믿을만한 불펜 투수가 없었던 LG에겐 그야말로 천금 같은 활약이었다.
염 감독은 3명의 선발 투수만 활용했던 준PO와 달리 PO에선 기존의 엔스, 임찬규, 최원태 외에 손주영까지 4명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염 감독은 이번 플레이오프가 시작하기 전부터 손주영을 2차전 선발 카드로 쓰고 싶었다.
그렇게 되면 5차전에서도 최소 불펜 등판은 가능해지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레이닝 파트에서 손주영의 14일 2차전 선발 등판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인이 나오면서 엔스를 2차전, 손주영을 3차전으로 내세운 염 감독이다.
염 감독은 준PO를 거치면서 선발진 내에서 휴식 시간을 가장 보장받은 최원태를 1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이는 곧 승부가 5차전까지 이어질 경우 최원태를 다시 내야한다는 얘기다.
“오늘은 (최)원태가 긁히는 날이길 기도한다”던 염 감독의 기대와 달리 최원태는 1차전에서 3이닝 7피안타 5실점으로 난타당하고 말았다.
손주영 2차전 선발이 가능해진 것이 갖는 직접적인 효과는 1패로 몰린 상황에서 정규시즌에서 삼성을 상대로 3경기에 등판해 17.1이닝 동안 4실점(2자책)만 내주며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한 ‘삼성 킬러’를 내세워 반격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엔스도 올 시즌 삼성전에 2경기 등판해 1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00으로 비교적 잘 던졌지만, 손주영의 성적이 훨씬 좋다.
게다가 엔스는 이번 가을야구에서 2경기에서 8.2이닝 7실점(7자책)으로 평균자책점 7.27로 부진한 상황이다.
정규시즌 삼성전 성적이나 이번 가을야구에서의 구위나 기세 모두 손주영이 한참 좋은 투수다.
1패 뒤 반격하기에는 손주영이 더욱 안성맞춤인 카드다.
손주영의 2차전 선발 등판이 가져올 나비 효과는 하나 더 있다.
버로 이번 가을야구에서 등판할 때마다 실망감만 안겨주고 있는 최원태를 5차전에 아예 쓰지 않을 수도 있고, 선발로 내더라도 이른 시기에 교체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5차전은 20일에 열리기에 15일 2차전 선발로 나서는 손주영이 4일 휴식을 가진 뒤 선발로 등판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비가 벌어준 하루의 휴식이 염 감독에겐 꽃놀이패를 쥐어준 셈이다.
비의 효과가 또 있다.
게다가 준PO 5경기에 모두 등판하느라 지쳐있는 에르난데스가 하루 더 쉴 수 있다.
현재 에르난데스는 LG 불펜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선수로, 2차전에서 2이닝까지 소화가 가능하다.
손주영 7이닝, 에르난데스 2이닝으로 2차전을 승리로 끝내는 게 LG에겐 최상의 시나리오다.
물론 비의 ‘나비 효과’는 손주영이 LG와 염 감독의 기대대로 15일 2차전에서 퀄리티 스타트 이상의 호투를 보여줘야만 성립되는 얘기다.
과연 손주영은 15일 펼쳐지는 2차전에서 어떤 투구를 펼칠까. 이래저래 이야깃거리가 많이 만들어질 2차전이다.
대구=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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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상황에서 누구에게 유불리가 적용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LG에겐 단비가 맞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가는 대혈투를 벌여 선수단 전체가 지친 기색이 역력한 데다 PO 1차전을 선발 최원태가 난타당하는 바람에 쉽게 내준 LG로선 하루 더 쉴 수 있는 여유를 얻었다.
웬만한 비에는 경기를 강행하려던 KBO도 빗줄기가 거세지자 순연을 막지 못했다.
결국 그라운드에 덮인 방수포는 걷어내지 못하고 오후 4시47분에 경기 순연이 결정됐다.
플레이오프 일정이 하루씩 밀렸지만, 21일로 예정된 한국시리즈 1차전이 밀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플레이오프가 4차전 이내에 끝나게 되면 예정대로 21일에 1차전이 치러진다.
다만 하루씩 밀린 플레이오프가 5차전이 20일에 열리게 되면 21일 휴식일이 되고, 22일에 1차전이 치러지게 될 전망이다.
염경엽 감독은 2차전이 비로 순연되자 곧바로 선발투수를 교체했다.
14일 열릴 2차전 선발로는 디트릭 엔스를 내세웠으나 하루의 시간을 벌자 원래 16일 3차전 선발로 마운드에 올릴 예정이었던 손주영 카드를 내밀었다.
손주영은 올 시즌 프로 데뷔 8년차만에 드디어 잠재력을 만개시키며 28경기에서 144.2이닝을 던지며 9승10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올 시즌 전까지 최다이닝을 소화한 게 2021년의 26.2이닝었던 만년 유망주에겐 인생 역전의 한해로 기억될 2024년이다.
규정이닝인 144이닝에 0.2이닝을 더하면서 평균자책점 부문 순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전체 투수 중엔 8위, 토종 투수 중엔 원태인(삼성, 3.66)에 이은 2위였다.
공교롭게도 PO 2차전 선발 매치업은 원태인과 손주영이다.
올 시즌 최고의 토종 선발 투수의 타이틀을 두고 맞대결을 펼치게 된 셈이다.
정규시즌의 기세는 가을야구에서도 이어졌다.
준PO에서 손주영은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나섰다.
준PO 2차전에선 2.2이닝 3실점(2자책)으로 조기강판 당한 최원태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나서 무려 5.1이닝을 소화했다.
긴 이닝 동안 맞은 피안타는 단 2개에 불과했다.
여기에 탈삼진 7개를 솎아내며 KT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았다.
그리고 준PO 승부가 결정된 5차전에서도 불펜으로 나서 2이닝을 피안타 없이 볼넷 1개만을 내주며 탈삼진 4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했다.
엘리저 에르난데스를 제외하면 믿을만한 불펜 투수가 없었던 LG에겐 그야말로 천금 같은 활약이었다.
염 감독은 3명의 선발 투수만 활용했던 준PO와 달리 PO에선 기존의 엔스, 임찬규, 최원태 외에 손주영까지 4명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염 감독은 이번 플레이오프가 시작하기 전부터 손주영을 2차전 선발 카드로 쓰고 싶었다.
그렇게 되면 5차전에서도 최소 불펜 등판은 가능해지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레이닝 파트에서 손주영의 14일 2차전 선발 등판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인이 나오면서 엔스를 2차전, 손주영을 3차전으로 내세운 염 감독이다.
이는 곧 승부가 5차전까지 이어질 경우 최원태를 다시 내야한다는 얘기다.
“오늘은 (최)원태가 긁히는 날이길 기도한다”던 염 감독의 기대와 달리 최원태는 1차전에서 3이닝 7피안타 5실점으로 난타당하고 말았다.
손주영 2차전 선발이 가능해진 것이 갖는 직접적인 효과는 1패로 몰린 상황에서 정규시즌에서 삼성을 상대로 3경기에 등판해 17.1이닝 동안 4실점(2자책)만 내주며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한 ‘삼성 킬러’를 내세워 반격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엔스도 올 시즌 삼성전에 2경기 등판해 1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00으로 비교적 잘 던졌지만, 손주영의 성적이 훨씬 좋다.
게다가 엔스는 이번 가을야구에서 2경기에서 8.2이닝 7실점(7자책)으로 평균자책점 7.27로 부진한 상황이다.
정규시즌 삼성전 성적이나 이번 가을야구에서의 구위나 기세 모두 손주영이 한참 좋은 투수다.
1패 뒤 반격하기에는 손주영이 더욱 안성맞춤인 카드다.
버로 이번 가을야구에서 등판할 때마다 실망감만 안겨주고 있는 최원태를 5차전에 아예 쓰지 않을 수도 있고, 선발로 내더라도 이른 시기에 교체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5차전은 20일에 열리기에 15일 2차전 선발로 나서는 손주영이 4일 휴식을 가진 뒤 선발로 등판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비가 벌어준 하루의 휴식이 염 감독에겐 꽃놀이패를 쥐어준 셈이다.
비의 효과가 또 있다.
게다가 준PO 5경기에 모두 등판하느라 지쳐있는 에르난데스가 하루 더 쉴 수 있다.
현재 에르난데스는 LG 불펜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선수로, 2차전에서 2이닝까지 소화가 가능하다.
손주영 7이닝, 에르난데스 2이닝으로 2차전을 승리로 끝내는 게 LG에겐 최상의 시나리오다.
물론 비의 ‘나비 효과’는 손주영이 LG와 염 감독의 기대대로 15일 2차전에서 퀄리티 스타트 이상의 호투를 보여줘야만 성립되는 얘기다.
과연 손주영은 15일 펼쳐지는 2차전에서 어떤 투구를 펼칠까. 이래저래 이야깃거리가 많이 만들어질 2차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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