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10분’ 벽 허문 체픈게티, 女마라톤 신기원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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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의 루스 체픈게티가 14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24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09분56초로 풀코스 완주에 성공해 여자 마라톤 세계신기록을 작성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케냐의 마라토너 루스 체픈게티는 14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24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09분56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풀코스 마라톤에서 마의 ‘2시간 10분’을 돌파한 최초의 발걸음이다.
호주 경제학자 사이먼 앤거스 교수는 2019년 2월 스포츠와 운동의 과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여자 마라토너가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의 한계는 2시간05분31초”라며 “현실적으로는 2시간10분 돌파가 한계에 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그 벽을 체픈게티가 보란듯이 허물었다.
지난해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티지스트 아세파(에티오피아)가 세운 종전 세계기록 2시간11분53초를 무려 2분 가까이 줄였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2시간14분18초의 개인 최고 기록은 4분22초나 단축시켰다.
불가능으로 여겨지던 일을 해낸 체픈게티다.
그는 2019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마라톤 챔피언으로 유독 시카고 마라톤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왔다.
2021년 이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고, 2022년 2연패에 성공했다.
이어 올해 개인 3번째로 월계관을 쓰면서 명실상부 시카고 마라톤의 메인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출발부터 산뜻했다.
첫 5㎞를 무려 15분 만에 주파한 것. 쾌조의 페이스를 유지한 끝에 기어코 누구도 밟지 못한 신기원을 열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마라톤을 중계하던 TV 해설자들이 그녀의 질주를 달 착륙에 비유하며 놀라워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체픈게티는 우승 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말 기분 좋다.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며 “내 꿈이 이뤄졌다.
세계 기록은 항상 내 마음속에 있었다”는 벅찬 소감을 전했다.
또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체픈게티는 자신의 세계 신기록을 세상을 등진 동료 켈빈 키프텀에게 바친다고 밝혔다.
키프텀은 지난해 시카고에서 남자 세계신기록이었던 2시간00분35초의 기록을 남겼지만, 4개월 후 고국인 케냐에서 교통사고로 숨지며 육상계를 슬픔에 빠뜨렸다.
한편, 여자부 2위는 2시간17분32초를 기록한 수투메 아세파 케베베(에티오피아)가 차지했다.
남자부 경기에서는 존 코리르(케냐)가 2시간02분43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2시간04분39초로 주파한 후세이딘 모하메드 에사(에티오피아)가 2위를 차지했다.
남자부에서도 체픈게티보다 빠르게 완주를 마친 선수는 단 9명에 불과했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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