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하소연에도 고작 2.5억 투자?···A매치는 용인으로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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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에서 대표팀 황문기가 팔레스타인 선수 태클에 넘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
잔디가 발목을 잡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월15일 이라크를 홈으로 불러들여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4차전을 치른다.
다만 애초 예정된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아니다.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잔디 때문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는 지난해 열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콘서트 이후 회복 불가능 상태에 빠졌다.
지난 21~22일에는 인기가수 아이유의 대형 콘서트가 열리면서 잔디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진 상태다.
‘논두렁 잔디’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상태가 엉망이다.
아이유(IU)가 2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노래하고 있다. 사진=이담 엔터테인먼트 제공 |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운영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이 올해 8월까지 총 수익의 고작 3%만 잔디 관리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격적이다.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축구 경기, 콘서트 대관, 주차요금 등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총 82억550만원이다.
이중 축구 경기로 벌어들인 수익은 21억3258만원이다.
이 가운데 잔디 관리에 지출한 금액은 총 2억5327만원에 그쳤다.
축구 경기로 벌어들인 수익의 10%, 전체 금액은 3%에 해당하는 액수다.
심지어 이달 열린 아이유 콘서트로 벌어들인 수익은 통계에서 빠졌다.
1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 금액까지 포함하며 잔디 관리에 지출한 금액의 비중은 더 낮아진다.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 경기에서 손흥민이 득점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공단 측에도 잔디 관리를 강화하라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날 서울시 등에 따르면 공단의 월드컵경기장 잔디관리 실태를 감사해달라는 한 축구 팬의 민원이 최근 시로 이송됐다.
이 민원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했으나, 소관 기관이 서울시여서 해당 민원은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을 거쳐 시로 이송됐다.
그런데 서울시는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측은 “아직 주요하게 검토하거나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공단 측 역시 “일부 잔디에 대해서는 교체 작업을 진행해 경기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겠다”는 공염불만 외치고 있다.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에서 대표팀 손흥민이 팔레스타인 아타 자베르와 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줄기차게 잔디 상태에 대해 언급해왔다.
선수단의 경기력은 물론 부상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하지만 수 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공단은 수익이 먼저인 모습이며, 서울시는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있다.
결국 장소를 옮긴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이라크와의 홈 경기 장소를 용인미르스타디움으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협회가 전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상태를 점검에 나선 결과 보수하더라도 다음 달 15일 경기를 치르기엔 어려움이 많다고 판단한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2002 한일월드컵의 상징이자, 대한민국 축구 1번지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두고도 A매치를 치르지 못한다.
부끄러운 현실이다.
결국 피해는 선수와 팬들이 보게된다.
용인미르스타디움 역시 K2의 수원 삼성이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어 경기를 치르는 데 문제는 없다.
다만 서울월드컵경기장과 비교하면 접근성은 물론이며 경기 몰입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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