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계속된 KIA의 ‘호랑이 꼬리잡기 저주’...삼성 ‘끝판대장’ 오승환을 연이틀 무너뜨려서 임팩트는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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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두 KIA의 2위 팀만 만나면 ‘깡패’로 돌변하는 모습은 이번에도 계속 됐다.
KIA는 지난달 31일,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삼성과의 주말 2연전을 15-13, 6-5로 승리를 거뒀다.
두 경기 모두 KIA의 역전승이었다.
치열한 난타전으로 전개된 지난달 31일엔 5회까지만 해도 9-12로 밀렸으나 6회에만 대거 5점을 뽑아냈다.
6회 선두 타자로 나선 최형우가 좌완 불펜 이상민에게 솔로포를 빼앗아낸 뒤 나성범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자 불안감을 느낀 삼성 벤치는 ‘끝판 대장’ 오승환을 출격시켰다.
부진 후 2군에 다녀온 뒤 오승환은 마무리를 다시 맡지 않고 6~7회 리드 상황에서 등판하고 있었다.
직전 2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제 컨디션을 회복한 듯 했던 오승환은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에 올렸으나 이우성과 한준수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 했다.
그러나 오승환은 최원준에게 내야안타를 맞아 2사 만루에 몰린 뒤 박찬호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 소크라테스에게 2타점 우중간 2루타를 맞으며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삼성은 오승환이 무너져내린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13-15로 패하고 말았다.
1일 경기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삼성이 2회 박병호의 선제 투런포, 데뷔 첫 타석에 나선 양도근의 적시 3루타로 기선을 제압했다.
박병호는 3회에도 연타석 투런포를 터뜨리며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스타우트에게 한국 야구의 매서운 맛을 선보였다.
5-0으로 앞서나가며 전날 패배의 충격을 씻는 듯 했던 삼성이지만, 2위만 만나면 돌변하는 KIA는 호락호락하게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삼성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4회 1점, 5회 2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다시 접전 양상으로 바꿨다.
원태인은 6이닝 동안 99구를 던지며 9피안타 3실점(3자책)으로 KIA 타선을 봉쇄했고, 삼성은 5-3으로 앞선 7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원태인이 내려가자 KIA 타선은 힘을 냈다.
7회 선두 타자로 나선 김도영이 바뀐 투수 최지광을 상대로 솔로포를 터뜨리며 5-4로 추격했다.
김도영의 35호 홈런이었다.
이후 최지광은 최형우를 상대하다 왼쪽 발목에 통증을 느꼈고, 삼성 벤치의 선택은 오승환이었다.
2B-2S에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나성범에게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맞고 전날에 이어 또 한 번 블론을 기록했다.
오승환은 김선빈과 이우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1,2루에 몰렸다가 김태군과 최원준을 각각 삼진, 플라이로 처리하며 간신히 역전을 막는 데는 성공했다.
이후 5-5로 소강 상태에 접어든 경기는 9회에 희비가 엇갈렸다.
KIA는 9회 2사 후 김선빈의 안타 후 이우성의 좌중간 적시 2루타로 6-5로 점수를 낸 반면 삼성은 KIA 마무리 정해영으로부터 볼넷 1개만 뺏어내는 데 그치며 연이틀 패배가 확정되고 말았다.
KIA는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불렸던 이번 2연전에서 가을 야구 때 마무리든, 필승 셋업맨이든 삼성 불펜진의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하는 오승환을 2경기 연속 무너뜨린 게 더 없이 큰 수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승환의 올 시즌 KIA전 평균자책점은 무려 12.10(9.2이닝 13자책점)으로 9개 구단 통틀어 가장 좋지 않다.
만약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가 성사되더라도 삼성 벤치로선 핀치 상황에서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리기가 쉽지 않아졌다.
삼성으로선 이번 KIA와의 2연전을 내심 선두 자리를 노릴 수 있는 기회로 봤다.
2연전을 앞두고 KIA와 삼성의 승차는 4.5경기. 2경기를 모두 잡는다면 승차를 2.5경기로 좁히며 시즌 막판까지 선두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었다.
KIA 선발진의 에이스인 제임스 네일이 턱관절 골절이라는 불의의 부상으로 이탈해 선발진의 무게가 약해진 것도 삼성에겐 선두 자리를 역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요소였다.
그러나 2위팀만 만나면 무섭게 변하는 KIA의 ‘호랑이 꼬리잡기 저주’는 이번에도 계속 됐다.
올 시즌 KIA는 위기론이 대두될 때마다 2위팀들과 자주 만났지만, 그때마다 2위팀들을 격파했다.
이번 2연전 이전까지 2위팀 상대로 13승2패를 거뒀던 KIA는 이번 2연승을 통해 15승2패, 승률을 88.2%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이 2경기를 모두 내주면서 KIA(75승2무49패)와 삼성(69승2무56패)의 승차는 6.5경기로 벌어졌다.
1일까지 KIA는 2위 삼성을 상대로 시즌 전적 10승4패, 3위 LG를 상대로는 12승3패의 절대 우세를 점하고 있다.
4위 두산을 상대론 6승1무8패로 밀리긴 했지만, 지금의 순위대로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을 경우 한국시리즈 파트너는 삼성이나 LG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규리그 성적이 그대로 가을야구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결코 없지만, 삼성이나 LG 선수들에겐 KIA만 만나면 작아지고 무너졌던 정규리그 때의 기억이 이미 뇌리에 크게 박혀 있는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이래저래 KIA가 7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는 것에 웃어주는 기록과 경험들이 쌓이고 있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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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지난달 31일,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삼성과의 주말 2연전을 15-13, 6-5로 승리를 거뒀다.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KIA 선수들이 승리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치열한 난타전으로 전개된 지난달 31일엔 5회까지만 해도 9-12로 밀렸으나 6회에만 대거 5점을 뽑아냈다.
6회 선두 타자로 나선 최형우가 좌완 불펜 이상민에게 솔로포를 빼앗아낸 뒤 나성범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자 불안감을 느낀 삼성 벤치는 ‘끝판 대장’ 오승환을 출격시켰다.
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마운드에 오른 삼성 오승환이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IA 나성범에게 1점 홈런을 허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직전 2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제 컨디션을 회복한 듯 했던 오승환은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에 올렸으나 이우성과 한준수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 했다.
그러나 오승환은 최원준에게 내야안타를 맞아 2사 만루에 몰린 뒤 박찬호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 소크라테스에게 2타점 우중간 2루타를 맞으며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삼성은 오승환이 무너져내린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13-15로 패하고 말았다.
1일 경기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삼성이 2회 박병호의 선제 투런포, 데뷔 첫 타석에 나선 양도근의 적시 3루타로 기선을 제압했다.
박병호는 3회에도 연타석 투런포를 터뜨리며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스타우트에게 한국 야구의 매서운 맛을 선보였다.
5-0으로 앞서나가며 전날 패배의 충격을 씻는 듯 했던 삼성이지만, 2위만 만나면 돌변하는 KIA는 호락호락하게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삼성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4회 1점, 5회 2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다시 접전 양상으로 바꿨다.
원태인은 6이닝 동안 99구를 던지며 9피안타 3실점(3자책)으로 KIA 타선을 봉쇄했고, 삼성은 5-3으로 앞선 7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원태인이 내려가자 KIA 타선은 힘을 냈다.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IA 김도영이 1점 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
김도영의 35호 홈런이었다.
이후 최지광은 최형우를 상대하다 왼쪽 발목에 통증을 느꼈고, 삼성 벤치의 선택은 오승환이었다.
2B-2S에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나성범에게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맞고 전날에 이어 또 한 번 블론을 기록했다.
오승환은 김선빈과 이우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1,2루에 몰렸다가 김태군과 최원준을 각각 삼진, 플라이로 처리하며 간신히 역전을 막는 데는 성공했다.
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9회초 2사 1루 상황 KIA 7번타자 이우성이 좌중간 방면 역전 2루타를 치고 있다. 뉴스1 |
KIA는 9회 2사 후 김선빈의 안타 후 이우성의 좌중간 적시 2루타로 6-5로 점수를 낸 반면 삼성은 KIA 마무리 정해영으로부터 볼넷 1개만 뺏어내는 데 그치며 연이틀 패배가 확정되고 말았다.
KIA는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불렸던 이번 2연전에서 가을 야구 때 마무리든, 필승 셋업맨이든 삼성 불펜진의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하는 오승환을 2경기 연속 무너뜨린 게 더 없이 큰 수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승환의 올 시즌 KIA전 평균자책점은 무려 12.10(9.2이닝 13자책점)으로 9개 구단 통틀어 가장 좋지 않다.
만약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가 성사되더라도 삼성 벤치로선 핀치 상황에서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리기가 쉽지 않아졌다.
삼성으로선 이번 KIA와의 2연전을 내심 선두 자리를 노릴 수 있는 기회로 봤다.
2연전을 앞두고 KIA와 삼성의 승차는 4.5경기. 2경기를 모두 잡는다면 승차를 2.5경기로 좁히며 시즌 막판까지 선두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었다.
KIA 선발진의 에이스인 제임스 네일이 턱관절 골절이라는 불의의 부상으로 이탈해 선발진의 무게가 약해진 것도 삼성에겐 선두 자리를 역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요소였다.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대 6 역전패 당한 삼성 선수들이 관중석 야구팬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
올 시즌 KIA는 위기론이 대두될 때마다 2위팀들과 자주 만났지만, 그때마다 2위팀들을 격파했다.
이번 2연전 이전까지 2위팀 상대로 13승2패를 거뒀던 KIA는 이번 2연승을 통해 15승2패, 승률을 88.2%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이 2경기를 모두 내주면서 KIA(75승2무49패)와 삼성(69승2무56패)의 승차는 6.5경기로 벌어졌다.
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대 5 역전승을 거둔 KIA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
4위 두산을 상대론 6승1무8패로 밀리긴 했지만, 지금의 순위대로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을 경우 한국시리즈 파트너는 삼성이나 LG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규리그 성적이 그대로 가을야구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결코 없지만, 삼성이나 LG 선수들에겐 KIA만 만나면 작아지고 무너졌던 정규리그 때의 기억이 이미 뇌리에 크게 박혀 있는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이래저래 KIA가 7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는 것에 웃어주는 기록과 경험들이 쌓이고 있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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