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현장에서 재확인, 협회-체육회 아마추어리즘 한계[파리올림픽 결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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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올림픽’이란 큰 무대를 감당하기엔 한국 체육계의 자질과 책임감이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2024 파리올림픽 현장에서 총 10개 종목을 취재하면서 한국 체육계의 한계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올림픽은 큰 대회다.
철저하고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성적은 좋았지만 대회 현장에서 대한체육회가 보인 모습을 보면 그리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현장에서 가장 불편했던 점이 있다.
바로 여러 기관에서 부족함을 호소했던 AD카드를 적합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착용하고 자유롭게 활보하는 모습을 봤을 때다.
일부 종목은 필수 인력인 분석관, 트레이너, 지원 스태프 등이 AD카드를 받지 못해 외부에서 지원해야 했다.
그런데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전 결승이 열린 그랑 팔레에는 일부 연예인이 AD카드를 착용하고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와 소리를 지르고 개인적으로 기념 촬영을 하는 등 추태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선수 인터뷰 일정이 늦어지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발생했다.
여기에 굳이 대행사, 에이전시 관계자 등 선수 경기력과 밀접한 연관이 없는 이들도 높은 등급의 AD카드를 착용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선 순위가 무엇인지 체육회가 잘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풍경이었다.
올림픽과 월드컵의 위상이 비슷한 점을 고려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월드컵에서는 AD카드 착용 대상, 그리고 출입 가능 여부를 철저하게 확인하고 통제한다.
이를 총괄하는 체육회가 여전히 아마추어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확인한 대회였다.
이기흥 회장이 지난 11일 결산 기자회견을 한 것도 취재진 사이에서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같은 시간 근대5종, 역도에 한국 선수가 출전해 메달을 놓고 경합했다.
어쩌면 14번째 금메달이 나올 수도 있는 그 시간에 이 회장이 굳이 대중 앞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게 중론이었다.
선수들이 받아야 할 스포트라이트를 본인에게 돌리려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여러 협회 역시 아마추어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안세영이 금메달을 딴 후 ‘폭탄’을 던진 그날,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움직이지 않았다.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상황을 설명하거나 입장을 밝히는 관계자는 없었다.
가까스로 전화를 걸어 얻은 답이 “공식 대응은 귀국 후에 하겠다”였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협회는 가장 느긋해 보였다.
심지어 회장이 비행시간을 앞당겨 귀국해 오해를 자초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정의선 회장의 노력이 빛난 대한양궁협회도 논란의 대상이었다.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좋은 날에 홍보담당자가 취재진에게 폭언에 가까운 언행을 해 논란이 됐다.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 시간이 겨우 5분 지났는데 이 담당자는 강압적으로 질문을 막아 취재진과 대립했다.
이 과정에서 관계자는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금메달을 딴 선수는 언론을 통해 조명받고 스타가 된다.
방송은 물론이고 신문,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나가야 최대한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다.
이 일을 더 열심히 해야 할 홍보담당자가 역으로 행동하는 황당한 순간이었다.
대한탁구협회는 신유빈의 인터뷰 시간을 절대 제한하지 않았다.
탁구장 현지 스태프가 막으면 오히려 신유빈이 조금 더 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양궁협회와는 180도 비교되는 모습이다.
회장의 돌연 사퇴로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대한사격연맹은 샤토루와 서울에서 선수에 관한 여러 정보를 제공하고 직접 인터뷰 영상을 찍어 보내는 등 프로페셔널한 홍보 활동으로 박수를 받았다.
여전히 다른 조직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국민의 시선이 높아지는 만큼 체육회를 비롯한 협회의 발전도 꼭 따라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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