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정상 오른 22살 셔틀콕 여제… “이제야 숨 쉬어져” [파리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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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배드민턴 ‘안세영 시대’
“긴장한 탓” 4강까지 1게임 내준 뒤 역전
결승선 페이스 되찾아 2게임 만에 끝내
드롭샷·스매시·헤어핀 등 ‘기술 끝판왕’
“대표팀, 무릎부상 안일하게 생각해 실망
계속 같이 가기 힘들 것” 갈등도 내비쳐
세계랭킹 1위 ‘셔틀콕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과 허빙자오(중국·세계랭킹 9위)의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이 펼쳐진 5일(현지시간)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 평일 오전 경기임에도 경기장 주변은 한·중 양국의 자존심 대결을 보려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관중석에도 태극기와 오성홍기가 대등하게 물결쳤다.
한·중 양국 팬들은 안세영과 허빙자오를 향해 “대∼한민국”, “짜요∼짜요∼”를 외쳐대며 열광적인 응원전을 펼쳤다.
안세영은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세계랭킹 6위)와 8강,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세계랭킹 8위)과 4강에서 모두 저조한 경기력으로 1게임을 내준 뒤 ‘약속의 2게임’부터 상대를 몰아붙여 역전승을 따냈다.
안세영은 그 이유에 대해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허빙자오와의 상대전적은 8승5패로 안세영의 우위. 세계랭킹부터 상대전적까지 앞서지만 안세영 입장에선 꿈에 그리던 올림픽 결승전 무대라 이전 두 경기보다 더 긴장이 많이 됐을 법했다.
경기 시작 직후 두 점을 허빙자오에게 먼저 내주며 또다시 1게임을 내줄까 우려됐지만 이날은 달랐다.
경기 전 만난 김학균 배드민턴 총감독이 “마린이 경험도 많고 파이팅이 좋아 경계대상이었다.
허빙자오가 더 수월한 상대”라고 말한 대로 0-2에서 강한 스매시로 첫 득점에 성공한 이후 안세영은 곧바로 제 페이스를 찾아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며 허빙자오를 몰아붙였다.
9-9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절묘한 드롭샷으로 허빙자오를 무력화시키며 균형을 깬 안세영은 이후 연속 2점을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허빙자오가 13-12로 따라붙자 전매특허인 상대가 먼저 지쳐 나가떨어지게 하는 무한 수비에 간간이 터져 나오는 드롭샷과 푸시, 스매시로 허빙자오를 꼼짝 못 하게 만들며 연속 5점을 따내며 18-12로 달아났고, 1게임을 21-13으로 가볍게 따냈다.
왼손잡이로 공격력이 돋보이는 허빙자오지만, 수비와 체력에선 명실상부 세계최강인 안세영에게 상성에서 밀리는 모습이었다.
‘약속의 2게임’에서 안세영은 이날 경기를 끝냈다.
안세영이 두세 발자국 앞서나가면 허빙자오가 따라붙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5-2에서 5-5로, 다시 11-7에서 11-11로 중반까지 팽팽한 양상이 계속됐지만 안세영의 실력이 한 수 위였다.
안세영은 헤어핀과 하이클리어를 앞세운 수비에 상대의 빈 곳을 노리는 드롭샷과 스매시, 엔드라인 끝자락을 노리는 절묘한 푸시까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기술을 총망라해 단숨에 연속 5점을 내며 16-11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안세영이 20-14로 금메달 포인트에 도달하자 ‘대∼한민국’과 ‘안세영’을 외치는 한국 팬들의 응원소리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후 긴 랠리 끝에 허빙자오의 공격과 자신의 범실로 두 점을 내줬지만, 허빙자오의 범실로 2-0(21-13 21-16) 완승으로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안세영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포효했다.
3년 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천위페이에게 8강에서 패해 탈락의 쓴맛을 봤던 안세영은 톱시드 자격으로 출전한 2024 파리에서는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최후의 승자가 됐다.
시상식에서 그간 상상만 했던 세리머니를 마음껏 펼쳐 보인 뒤 믹스트존에 들어선 안세영은 “꿈을 이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
이제야 숨이 쉬어지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꿈을 이룬 생애 최고의 날이지만, 안세영은 ‘핵폭탄’ 발언으로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무릎 상태를 둘러싼 그간의 갈등을 폭발시켰다.
그는 “지난해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부상 때문에 몸 상태가 잘 올라오지 않아 트레이너 선생님과 코치님과 싸우고, 울고, 짜증 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 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하다”면서도 “부상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그럼에도 내 무릎 상태를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게 실망을 많이 했다.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현재의 대표팀과는 계속 가기 힘들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파리=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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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한 탓” 4강까지 1게임 내준 뒤 역전
결승선 페이스 되찾아 2게임 만에 끝내
드롭샷·스매시·헤어핀 등 ‘기술 끝판왕’
“대표팀, 무릎부상 안일하게 생각해 실망
계속 같이 가기 힘들 것” 갈등도 내비쳐
세계랭킹 1위 ‘셔틀콕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과 허빙자오(중국·세계랭킹 9위)의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이 펼쳐진 5일(현지시간)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 평일 오전 경기임에도 경기장 주변은 한·중 양국의 자존심 대결을 보려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관중석에도 태극기와 오성홍기가 대등하게 물결쳤다.
한·중 양국 팬들은 안세영과 허빙자오를 향해 “대∼한민국”, “짜요∼짜요∼”를 외쳐대며 열광적인 응원전을 펼쳤다.
승리의 키스 안세영이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단식 결승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금메달에 입을 맞추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안세영은 그 이유에 대해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허빙자오와의 상대전적은 8승5패로 안세영의 우위. 세계랭킹부터 상대전적까지 앞서지만 안세영 입장에선 꿈에 그리던 올림픽 결승전 무대라 이전 두 경기보다 더 긴장이 많이 됐을 법했다.
경기 시작 직후 두 점을 허빙자오에게 먼저 내주며 또다시 1게임을 내줄까 우려됐지만 이날은 달랐다.
경기 전 만난 김학균 배드민턴 총감독이 “마린이 경험도 많고 파이팅이 좋아 경계대상이었다.
허빙자오가 더 수월한 상대”라고 말한 대로 0-2에서 강한 스매시로 첫 득점에 성공한 이후 안세영은 곧바로 제 페이스를 찾아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며 허빙자오를 몰아붙였다.
9-9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절묘한 드롭샷으로 허빙자오를 무력화시키며 균형을 깬 안세영은 이후 연속 2점을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허빙자오가 13-12로 따라붙자 전매특허인 상대가 먼저 지쳐 나가떨어지게 하는 무한 수비에 간간이 터져 나오는 드롭샷과 푸시, 스매시로 허빙자오를 꼼짝 못 하게 만들며 연속 5점을 따내며 18-12로 달아났고, 1게임을 21-13으로 가볍게 따냈다.
왼손잡이로 공격력이 돋보이는 허빙자오지만, 수비와 체력에선 명실상부 세계최강인 안세영에게 상성에서 밀리는 모습이었다.
안세영이 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아레나 포르트 드 라샤펠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단식 결승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뉴시스 |
안세영이 두세 발자국 앞서나가면 허빙자오가 따라붙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5-2에서 5-5로, 다시 11-7에서 11-11로 중반까지 팽팽한 양상이 계속됐지만 안세영의 실력이 한 수 위였다.
안세영은 헤어핀과 하이클리어를 앞세운 수비에 상대의 빈 곳을 노리는 드롭샷과 스매시, 엔드라인 끝자락을 노리는 절묘한 푸시까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기술을 총망라해 단숨에 연속 5점을 내며 16-11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안세영이 20-14로 금메달 포인트에 도달하자 ‘대∼한민국’과 ‘안세영’을 외치는 한국 팬들의 응원소리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후 긴 랠리 끝에 허빙자오의 공격과 자신의 범실로 두 점을 내줬지만, 허빙자오의 범실로 2-0(21-13 21-16) 완승으로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안세영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포효했다.
3년 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천위페이에게 8강에서 패해 탈락의 쓴맛을 봤던 안세영은 톱시드 자격으로 출전한 2024 파리에서는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최후의 승자가 됐다.
시상식에서 그간 상상만 했던 세리머니를 마음껏 펼쳐 보인 뒤 믹스트존에 들어선 안세영은 “꿈을 이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
이제야 숨이 쉬어지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세영이 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아레나 포르트 드 라샤펠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단식 결승 중국 허빙자오와 경기에서 승리하며 금메달을 확정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
무릎 상태를 둘러싼 그간의 갈등을 폭발시켰다.
그는 “지난해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부상 때문에 몸 상태가 잘 올라오지 않아 트레이너 선생님과 코치님과 싸우고, 울고, 짜증 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 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하다”면서도 “부상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그럼에도 내 무릎 상태를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게 실망을 많이 했다.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현재의 대표팀과는 계속 가기 힘들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파리=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토토힐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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