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로 변한 파리…"매일 드론 6대씩 격추"[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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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프랑스군이 파리 곳곳에 대공방어무기를 설치하고 관광객들의 사진 촬영용 무인기(드론)까지 모두 격추하고 있다.
2차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파리 도심에 수만 명의 군 병력이 주둔하고, 주민들조차 코로나19 당시처럼 QR코드 식별로 이동을 통제하면서 올림픽에 대한 파리 시민들의 부정적 여론도 확산하고 있다.
프랑스 국민 중 44% 이상이 올림픽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오면서 올림픽 기간 파리 시민들의 반발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지매체인 프랑스24에 따르면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는 최근 프랑스군이 개최한 드론 감시 작전 발표회에서 "파리에 주둔 중인 프랑스군이 매일 6대의 드론을 격추하고 있다"며 "이 드론들은 주로 관광객들의 사진 촬영용이지만,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우리 군이 모두 격추하고 있다.
사전 허가받지 않은 드론은 어떤 용도든 모두 금지되며 격추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군이 이처럼 드론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테러 준비를 위한 정찰용 드론이나 소형 폭탄을 설치한 자폭용 드론이 경기장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교전 지역, 예멘 내전 등 여러 전장에서 정찰·자폭용 드론이 많이 사용되면서 경계심이 높아졌다.
프랑스군은 드론 요격 무기, 드론 요격용 미사일을 곳곳에 설치했을 뿐만 아니라 대공방어용 무기들도 파리 시내 곳곳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다음 달 폐막까지 약 3주에 걸쳐 프랑스 공군은 파리 외곽 일대 군용 공항을 중심으로 대공방어를 강화할 계획이다.
대공방어시설들과 함께 수만 명의 군병력이 주둔하면서 파리 도심 일대가 거대한 병영으로 변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프랑스군과 경찰 등 약 4만5000명이 파리 전역에 배치됐다.
수만 명 규모의 병력이 파리 시내에 배치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병영과 함께 파리 곳곳에는 테러 위험을 막기 위해 4만4000여개의 바리케이드 시설이 설치됐다.
프랑스 당국은 특히 관광객, 자원봉사자에 섞여 테러리스트들이 대거 파리에 들어왔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경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앞서 프랑스 내무부는 선수와 코치, 외신기자, 자원봉사자, 경비원, 지역주민 등 올림픽과 연계된 100만명 이상 사람들에 대한 신원조사를 다시 시작했다.
이중 테러리스트로 의심되는 4360명의 자원봉사자 자격을 모두 박탈하고 경기장 출입을 금지했다.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간첩 혐의를 받았거나 가짜뉴스 유포 혐의를 받는 러시아인들이 체포되기도 했다.
지난 23일 프랑스 경찰은 간첩 혐의를 받은 40대 러시아인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에펠탑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프랑스군이 참전했다는 가짜뉴스 라벨을 붙인 몰도바인 2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이들은 러시아 정보기관에서 파견한 요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센강 주변에 사는 파리 시민들은 출입 통제는 물론 인근 대중교통까지 이용할 수 없게 되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출퇴근 때마다 QR코드로 검문을 받아 이동이 통제되고 인근 지하철역이 모두 폐쇄돼 프랑스군이 점거해버리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프랑스 시민단체인 '약탈 2024(Saccage 2024)'는 성명을 통해 "파리올림픽은 역사상 최초의 QR코드 올림픽이며 여기서 자행되는 일들은 향후 주요 스포츠 행사에 매우 우려스러운 선례가 될 수 있다"며 "올림픽 개막식을 위해 많은 시민과 주민들은 공공도로를 걷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프랑스 정부를 비판했다.
프랑스 국민들의 올림픽 여론도 나빠지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프랑스 여론조사기관인 오독사(Odoxa)의 조사 결과 44%는 파리올림픽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고, 56%만 긍정적이라고 응답했다.
지난해 말 조사 당시에는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68%에 이르렀지만, 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서 긍정 응답률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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