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국가대표 어깨에 짓눌린 책임감…그럼에도 “야구가 좋다!” [S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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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화성=황혜정 기자] “국가대표니까 당연히 야구를 잘해야죠!”

야구 국가대표 2년 차 양서진(17)의 책임감이 남다르다.
어릴 때부터 남다른 야구 센스로 주목 받아온 그는 지난해 생애 첫 발탁된 여자야구 대표팀에서도 주전 외야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자만은 없다.
학업을 이어가면서도 주중에 개인 운동을 하고 있다.
책임감 때문이다.
양서진은 “야구를 잘해야겠다는 부담이 너무 크다”라고 했다.

올해 대표팀에 첫 발탁된 우투수 한시율(16)도 야구를 잘해야겠다는 부담을 느낀다.
“태극마크를 달았으니 야구를 당연히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주변에서 많이들 기대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함께 발탁된 대표팀 1년차 외야수 김재향(16)도 주중에 쉼없이 펑고를 받으러 다닌다.
야구를 더 잘하기 위해서다.

10대 소녀에 불과한 이들이 ‘잘해야겠다’는 부담을 느끼는 까닭은 여자야구 대표팀 성적이 곧 한국 여자야구 발전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국민 정서상, 국제대회 성적이 나와야 관심과 기업의 후원이 뒤따른다.

하루종일 야구만 해도 부족한 마당에 학업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여자야구 선수는 야구 관련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길이 좁기 때문이다.
우선 국내에 프로야구팀이 없고, 여자야구 국가대표 이력으로 대학 야구부에도 진학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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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각자 먹고 살길을 생각해놨다.
양서진은 ‘체육교육과’, 한시율은 ‘스포츠 의학과’, 김재향은 ‘스포츠 과학과’를 목표로 대학 진학 의사를 밝혔다.
대학 졸업 때까지 야구 실력을 더 높여 일본 실업팀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말했다.

이들은 야구 국가대표인 것 말고도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국내 유일의 여학생을 위한 야구팀인 ‘천안시 주니어 여자야구단’(이하 천안주니어) 소속인 것이다.

‘천안주니어’는 한국여자야구연맹(WBAK)과 천안시야구소프트볼협회가 협력해 창단한 팀으로 지난해부터 운영되고 있다.
중학교 3학년 이후로 야구할 곳이 없는 전국의 여학생들이 매주 주말마다 천안으로 모여 함께 야구 훈련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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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은 꽤 체계적이다.
리틀야구 출신인 김재향은 “감독님, 코치님이 엘리트 야구인 출신이다 보니 기본기를 잘 잡아주신다.
실력이 빨리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에서 천안으로 오다보니 매주 토요일 새벽부터 부모님 차에 실려 꾸벅꾸벅 졸며 훈련을 받으러 오는 선수들도 있다.
세종시에 거주해 비교적 천안과 가까운 양서진은 “서울에서 천안까지 주말마다 내려오는 동생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했다.

한국여자야구연맹은 ‘천안주니어’가 체계적으로 잘 운영돼 향후 국가대표 산실이 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아직 창단 초기라 선수들은 애로사항이 많다.
천안주니어를 이끌고 있는 주축 선수이기도 한 양서진은 “초창기라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잘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야구공을 놓을 수 없다.
야구가 좋아 초등학교 시절부터 남학생들 사이에 껴서 공을 받고 치고 달렸다.
“야구가 좋아요. 힘들어도, 미래가 막막해도 좋으니까 계속해요.” 좋아하는 데 이유란 없다.

그래도 이들이 생각하기에 자신들이 야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야구를 하는 여학생 인구가 점차 늘어나는 것 같다고. 최근엔 아주 미약한 변화지만 두 개의 대학(국민대·장안대)에서 여자야구팀 창단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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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향은 “내가 처음 야구를 시작했을 때보다 어린 여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이 기본기를 잘 다져가며 성장한다면, 한국 여자야구 대표팀의 실력도 크게 올라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시율도 “내년까지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게 다잡고 열심히 훈련에 임하겠다.
국제대회에 꼭 나가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양서진은 “지난해 국제대회에 나가서 대만(세계랭킹 2위) 정도는 우리가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해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세계랭킹 1위)도 언젠간 따라잡을 것”이라고 다부지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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