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하면서 처음 온 우승 기회” 박찬호 머릿속에 개인 타이틀은 없다 [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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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지난해 12월이었다.
2년 연속 공수에서 진화하며 특급 유격수가 된 KIA 박찬호(29)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찾았다.
수상이 유력한 선수만 시상식에 오는데 박찬호는 “축하를 전하고 싶다”며 모습을 드러냈다.

결과는 박찬호의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통합 우승팀 주장 LG 오지환이 2년 연속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박찬호는 진심으로 오지환을 축하했고 오지환은 박찬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1년 뒤 자신과 박찬호의 위치가 바뀌더라도 축하하러 자리를 찾겠다는 약속도 했다.

박찬호에게는 뚜렷한 목표가 생긴 순간이었다.
올시즌을 마주하며 황금장갑을 바라봤다.
다짐대로 활약하고 있다.
타율 0.304 14도루. 커리어 최고 타율에 3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도 이미 이뤘다.
수비가 중요한 유격수로서 안타를 지우는 호수비도 꾸준히 펼친다.

그런데 시즌을 치르며 목표가 바뀌었다.
박찬호는 10일 잠실 LG전에서 10회초 결승 희생 플라이를 날리며 활약했다.
0-2로 끌려가던 9회초 선두 타자로 2루타를 터뜨려 대반격 시작점을 찍더니 결승타까지 기록했다.
박찬호로 시작해 박찬호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날 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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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경기 후 마인드가 달라졌음을 강조했다.
박찬호는 “이제는 개인상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
개인상보다 더 중요한 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라며 “프로 생활을 길어야 20년 정도 한다.
그런데 20년 동안 올해처럼 우승권 전력을 갖추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야구하면서 처음 온 우승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이 찬스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
이런 팀 동료들을 언제 다시 만날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 내 머릿속에는 우승밖에 없다.
개인 성적, 타이틀보다는 우승만 생각하면서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팀 승리를 강조했다.

그래서 9번 타순도 개의치 않았다.
올시즌 주로 1번 타자로 나서다가 9번으로 타순이 바뀌었으나 흔들림은 없다.

박찬호는 “요즘 9번 타자로 최고 활약을 하는 것 아닌가”라고 웃으며 “9번을 하니 자연스럽게 수비에 집중하게 된다.
타선이 늦게 와서 그런지 여유를 갖고 수비에 임하게 된다.
솔직히 우리 팀에 나보다 잘 치는 타자가 정말 많다.
타율이 3할이라고 해도 잘 치는 타자가 너무 많아서 내가 잘한다는 느낌을 못 받는다.
그래서 수비에 집중하고 공격은 덤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고 전했다.

즉 진짜 목표는 가장 큰 무대에서 정상에 서는 것이다.
KIA가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를 이루고 포스트시즌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 “큰 경기 느낌을 잘 모르는데 그래도 이렇게 많은 분이 와주셔서 기분이 좋고 집중력도 높아진다.
돌아보면 관중이 많이 오신 경기에서 잘한 것 같다”며 “지금까지 해본 큰 경기가 와일드카드밖에 없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정상 대결을 머릿속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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