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야구 창시자 대전 입성, 느림보 한화 달라질까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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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전=윤세호 기자] 유행은 돌고 돈다.
야구도 그렇다.
너도나도 도루하며 뛰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몇 년 전부터는 도루를 자제시켰다.
그러다가 다시 ‘뛰는 야구’ 시대가 도래했다.
도루를 포함한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승리의 필수 요건. 다시 유행이 됐다.
그리고 ‘뛰는 야구’ 원조가 대전에 입성했다.
과거 두산(2004년~2011년)과 NC(2012년~2018년)를 이끌었던 김경문 감독이 3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처음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약 20년 전에는 생소하고 어색한 야구였다.
두산 내부적으로도 그랬다.
빅볼을 추구했던 팀이 2006년부터 빅볼과 스몰볼의 조화를 꾀했다.
그 중심에 2004년부터 두산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이 있었다.
처음 사령탑을 맡았을 때는 도루가 많은 팀이 아니었는데 다득점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넓은 잠실구장을 활용하는 데 적합하다 판단했고, 빠른 선수를 전면에 배치했다.
두산은 2006년부터 도루 시도(189회)와 성공(132회)에서 1위에 올랐다.
2008년까지 3년 연속 도루 1위. 당시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 등이 이른바 두산 육상부 주역으로 활약했다.
스피드와 힘의 조화로 상위권에 올랐고 많은 팀이 두산의 ‘발야구’를 벤치마킹했다.
두산이 뛰면서 SK도 뛰었고 이후 삼성과 히어로즈도 거침없이 베이스를 훔쳤다.
도루왕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도루 60개 이상이 필요했던 시기였다.
이후 많은 팀이 부상과 체력 저하 등을 이유로 도루를 자제시켰다.
주루플레이에 능한 선수에게는 여전히 도루가 큰 무기였지만, 모든 선수에게 도루에 따른 리스크를 감수하게 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LG가 과거 두산과 SK처럼 거침없이 뛰면서 정상에 올랐다.
2023년 도루 시도 267회로 10구단 체제 신기록을 세웠다.
LG가 과거 두산처럼 뛰는 야구 선구자가 되자, 모두 다시 뛴다.
올해 LG 외에 두산 SSG KIA도 부지런히 베이스를 훔친다.
이대로라면 네 팀이 시즌 종료 시점에서 도루 시도 200회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도루 시도 2위는 두산의 181회였다.
반면 한화는 유행과 멀어졌다.
3일 기준 도루 시도 89회로 9위. 도루 성공 또한 67회로 9위다.
도루 성공률은 75.3%로 평균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뛰진 않는다.
아직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이도 없다.
요나단 페라자와 장진혁이 도루 5개로 팀 내 1위. 이들 외에는 도루가 능한 선수가 많지 않다.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던 정은원과 하주석은 결장한 경기가 많다.
정은원은 5월 중순 2군으로 내려갔고 하주석은 부상으로 이탈한 지 두 달이 됐다.
구성이 받쳐주지 못하면 도루를 기대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도루는 스피드 하나 만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센스와 타이밍으로도 얼마든지 베이스를 훔칠 수 있다.
더불어 도루 성공 하나하나가 상대에는 압박이 된다.
배터리가 주자를 신경 쓰면서 흔들리고 이는 제구 난조 혹은 실투로 연결된다.
과거 김 감독이 추구한 부분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지금 LG 두산 SSG KIA가 비슷한 야구를 한다.
한화도 달라질 수 있다.
당장은 아닐지 몰라도 2026년까지 앞으로 3년 동안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통한 득점 창출을 바라볼 것이다.
치고 던지는 게 야구의 전부가 아님을 김 감독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피치 클락을 고려해도 뛰는 야구는 필수다.
김 감독은 취임 기자 회견에서 “점수를 내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일단 발빠른 선수가 많은 팀이 강하고 유리하다고 본다.
우리 한화도 빠른 선수, 도루를 할 수 있는 선수를 찾아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한화에 다른 팀 컬러를 입힐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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