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겠다”→3시간 후 대포 쾅!…이렇게만 해주면 ‘7억’ 아깝지 않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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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오자마자 대포를 쐈다.
‘라이온즈파크(라팍) 효과’를 말했는데, 장외 홈런을 쳐버렸다.
딱 삼성이 원한 모습이다.
연봉 7억원이 아깝지 않다.
‘박뱅’ 박병호(38)가 날았다.
박병호는 올시즌 45경기, 타율 0.210, 4홈런 11타점, 출루율 0.336, 장타율 0.343, OPS 0.679를 기록 중이다.
이름값을 고려하면 초라하다.
불과 2년 전 홈런왕에 올랐다.
타율 0.275에 35홈런을 만들었다.
타점도 98개다.
지난해에도 타율 0.283, 18홈런 87타점을 올렸다.
덕분에 KT도 정규시즌 최하위에서 2위까지 올라섰고, 한국시리즈까지 갔다.
올해 부진하니 문제다.
1986년생으로 38세이기에 ‘에이징 커브’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KT에서는 완전히 자리를 잃었다.
우여곡절 끝에 삼성으로 이적했다.
친구 오재일과 유니폼을 맞바꿨다.
이적 시점까지 타율이 0.198에 그쳤다.
올시즌 힘겹지만, 그래도 삼성은 박병호가 아직 괜찮다고 봤다.
딱 삼성이 원하는 ‘우타 거포’ 자원이기도 했다.
구장이 타자친화적이라는 점도 생각했다.
원태인은 “라팍에서 박병호 선배님을 상대한 적이 있다.
엄청 무서운 타자다.
홈런 맞은 기억도 있다.
1루 수비도 정말 잘하시지 않나. 나도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강력한 모습 보여주셨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시작부터 맞아떨어졌다.
숨 가쁜 48시간을 보낸 후 29일 대구 키움전에 바로 나섰다.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밤늦은 시간 운전해서 내려왔다.
피곤할 법도 했지만, 몸에는 이상이 없다.
박진만 감독이 과감하게 선발로 냈다.
2회말 첫 타석에서 우측 펜스 바로 앞에서 잡히는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었다.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는 좌측 담장을 넘기는, 아예 야구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8회말 안타를 추가하며 멀티히트 경기도 완성했다.
경기에 앞서 박병호는 “나도 라팍에서 뛰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난 장타를 못 치면 값어치가 떨어지는 선수다.
삼성이 원한 것도 그것 아니겠나. 내가 할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감을 말하지는 않겠다.
대신 잘하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하겠다.
내 마지막 트레이드 아닐까.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인터뷰 후 대략 세 시간 정도 지난 시점에서 홈런을 쐈다.
이적 첫 대포다.
화끈한 신고식이다.
지난 8일 수원 NC전 이후 21일 만에 손맛을 봤다.
삼성 선수들도 환호를 보냈다.
삼성은 오재일을 보내고 박병호를 데려오면서 연봉으로 2억원을 더 쓰게 됐다.
올해 오재일이 5억원, 박병호가 7억원이다.
샐러리캡이 있기에 비싼 선수를 데려오면, 비싼 선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트레이드 대상이 오재일이 된 이유다.
성적이 좋지 않으니 욕도 먹었다.
고액연봉자라 더 그랬다.
이적하면서 환경이 바뀌었다.
출발이 좋다.
딱 삼성이 원한 모습. 계속 이렇게만 해주면 ‘그깟 7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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