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에 성적까지 잡는 ‘대투수’… 양현종이 지워낸 에이징 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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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이 투구를 준비하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여전히, 양현종이다.
양현종은 KIA 타이거즈를 상징하는 최고의 좌완이다.
2007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호랑이 유니폼을 입은 그는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KIA에서만 어느새 17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팀을 넘어 KBO리그 대표 좌완으로 거듭난 그는 만36세 시즌인 올해도 변함없이 푸르르다.
출발이 좋다.
11경기 4승2패, 48탈삼진, 평균자책점 2.84(69⅔이닝 22자책점) 등을 찍으며 순항한다.
이닝 부문 리그 1위로 ‘이닝 이터’ 면모를 발휘하는 가운데, 피칭의 퀄리티도 함께 올라간다.
평균자책점이 2점대에 진입하면서 이 부문에서도 리그 4위에 위치했다.
원태인(삼성)에 이은 국내 투수 2위다.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8차례 기록해 윌리엄 쿠에바스(KT)에 이어 아리엘 후라도(키움)와 공동 2위에 올랐다.
외인 선수들이 휩쓸고 있는 QS 부문 톱10에 후배 곽빈(두산·7회)과 함께 이름을 올린 둘뿐인 국내 투수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3차례고, 그중 하나는 무려 완투승이다.
지난 1일 광주 KT전에서 9이닝 1자책점으로 팀의 9-1 대승을 이끌었다.
2019년 9월 11일 롯데전 완봉승 이후 1694일 만에 9이닝을 홀로 책임져 개인 14호 완투를 빚었다.
KIA 양현종(왼쪽)이 승리를 거두고 이범호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자신을 둘러싼 ‘에이징 커브’ 이슈를 지우는 활약이라 더욱 반갑다.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 손을 잡고 빅리그에 도전했던 2021시즌을 건너 KBO리그 유턴을 알린 후, 패스트볼 구속 감소에서 비롯된 부진으로 노쇠화 꼬리표가 붙었다.
2022시즌 와일드카드결정전 1차전 선발 중책을 외인 션 놀에게 넘겨준 일도 상징적이었으며, 직전 2023시즌에는 9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가 불발되기도 했다.
그 고난을 모두 이겨내고 올해 부활 날갯짓을 수놓는 중이다.
쌓인 세월이 떨어뜨린 구속을 극적으로 회복한 건 아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0㎞(스탯티즈 기준)로 오히려 커리어 최저치다.
대신 경험이 선사한 연륜이라는 무기를 장착했다.
올해 도입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에 빠르게 적응했다.
핫한 구종으로 떠오른 커브를 필두로 전매특허 체인지업 비율을 높였다.
구석구석을 찌르는 슬라이더까지 곁들여 ABS 존을 누빈다.
9이닝당 볼넷이 1.94개까지 내려간 배경이다.
숱한 대기록이 그를 기다렸다.
꾸준함이 없으면 불가능했을 통산 170승, 2400이닝 돌파가 연달아 빚어졌다.
두 부문 모두 송진우에 이은 역대 2호다.
부지런히 레전드를 쫓는다.
통산 2000탈삼진까지도 단 5개만 남겨뒀으며, 통산 500경기 출전도 5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살아있는 전설을 향해 가는 타이거즈 최고의 에이스다.
KIA 양현종이 투구를 마치고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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