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談談한 만남] 오자왕 핸드볼연맹 사무총장 “우생순보다 선진화된 H리그, 3년 내 프로화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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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왕 한국핸드볼연맹 사무총장이 20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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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왕 한국핸드볼연맹 사무총장이 20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두홍 기자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뛰어 넘겠습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떠올리면 한국 여자 핸드볼팀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 누구도 응원하지 않고 기대하지 않았던 종목이 결승에 올라 강호 덴마크와 승부던지기까지 펼쳐 은메달을 차지하며 감동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당시 체력·기술적으로 우위인 유럽 선수들을 상대하면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여자 대표팀들이 ‘우생순’이란 새 역사를 써낸 순간을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
실제로 영화가 개봉되면서 비인기 종목이던 핸드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벌써 20년이 지난 지금, 우생순을 뛰어 넘어 핸드볼을 선진화된 H리그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이가 있다.
바로 오자왕 한국핸드볼연맹(KOHA) 사무총장이다.


H리그를 3년 내 프로화하는 게 목표인 그는 “지속 가능한 핸드볼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프로화는 필수”라며 “‘팬 퍼스트’에 총력을 다하면서 타 리그와 차별성을 둬 선진화된 H리그를 선보이는데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포츠산업 컨설팅 노하우 전수

20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 인터뷰를 진행한 오 총장은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체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스포츠 분야 컨설팅 전문능력을 갖추는데 긴 시간 주력해왔다.
20년 이상 스포츠 관련 컨설팅 업무를 수행한 그는 일찌감치 스포츠산업의 개념을 재정립해 각 산업의 특성과 경쟁력에 맞는 발전 방향을 이끌어내는데 노력했다.


서울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의 책임연구원과 스포츠경영컨설팅 전문기업(㈜스포츠인텔리전스) 대표이사로도 재직하며 문화체육관광부의 스포츠 산업 정책 개발 연구, 스포츠협회, 프로구단, 스포츠 대회 등 경영전략 수립 및 실행 사업을 역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스포츠이벤트 지식관리 서비스 개발 과제 수행 등 스포츠산업 관련 전문 지식 창출과 보급에도 힘써왔다.

스포츠 구단들에게도 컨설팅을 진행해왔다.
2005년 SK프로축구단의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연구한 그는 2006년 제주 유나이티드 축구단이 정착할 수 있도록 컨설팅했다.
이후 기업들이 운영하는 스포츠단들의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한데 이어 SKT 평창동계올림픽 후원사 제안까지 컨설팅했다.
SSG 홈구장인 문학야구장 내 와이번스 디지털파크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도 총괄 책임을 맡았다.

핸드볼과의 인연은 2009년부터 시작됐다.
대한핸드볼협회 비전 2020, 2030을 넘어 핸드볼을 프로리그로 출범시키기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에 일조했다.
오 총장은 “20년 넘게 프로종목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 분야 산업 컨설팅을 진행했다”며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 경험을 바탕으로 이젠 핸드볼 H리그를 우생순을 뛰어 넘는 업그레이드 된 종목으로 탈바꿈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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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리그 첫 시즌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두산 선수들이 우승식을 하고 있다.
핸드볼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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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왕 핸드볼연맹 사무총장이 H리그 첫 시즌 여자부 득점상 수여식을 진행하고 있다.
핸드볼연맹 제공

◆첫 시즌 치른 ‘H리그’

H리그를 타 리그와 다른, 선진화된 리그로 성장시키겠다고 자신하는 오 총장. 하지만 지난해 H리그를 출범시키기 전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다.

10여 년이란 긴 시간 동안 운영돼온 리그의 방향성을 순식간에 바꾸는 것은 내부 뿐만 아니라 구단들을 설득시키는 과정부터 쉽지 않을 터. 하지만 핸드볼의 발전을 위해 H리그 프로화가 필요하다고 뜻을 함께한 구단 및 핸드볼 관계자들은, 연맹을 설립하고 회원가입을 통해 지난해 H리그를 처음 출범시킬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 11일부터 지난 5월 1일까지 열린 ‘2023~2024 핸드볼 H리그’ 첫 시즌은 어땠을까. 오 총장은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 같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H리그를 지속가능한 생태계로 만들자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기에 앞으로도 더욱 구단 관계자들과 연맹이 합심해 핸드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4개 리그가 출범한 가운데 5대 리그로 핸드볼이 정착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는 그는 올해 10~11월 중 핸드볼이 스포츠토토 종목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 총장은 “여자농구, 배구의 경우 스포츠토토에 들어가면서 겨울스포츠란 인식이 잡히며 보다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핸드볼도 토토에 편입돼 보다 대중화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유소년을 육성할 수 있는 재원도 발생하기에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년 내 ‘프로화’ 목표

오 총장과 연맹, 구단 관계자들이 노력한 결과 첫 H리그가 출범한 후 작년 대비 관중들이 2만명에서 3만8000명 정도로 늘었다.
개막식에는 2018명이 발걸음했다.
청주나 삼척 같은 경우 체육관이 작지만 관중이 꽉 찬데다 열띤 응원까지 펼치니 마치 유럽 경기장을 보는 듯 했다.

첫 H리그를 출범한 후 ‘팬 퍼스트’ 중심으로 운영한 점이 많이 달라졌다.
치어리더도 운영하고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면서 관중들이 핸드볼장에 가면 ‘즐길 수 있다’는 인상을 제대로 심어줬다.
7개 지역에서 돌아가며 경기를 진행했는데 지자체와 연계해서 홍보도 하고, 단체장을 초청해 구단에 좀 더 관심을 두고 호응할 수 있게 유도하곤 했다.

연맹이 14개 구단(남자 6개팀·여자 8개팀) 마케팅을 통합 관리하면서 티셔츠, 굿즈도 다양해졌다.
온라인 숍도 운영 중인데다 일부 구장에선 푸드트럭을 통해 먹거리를 늘려 팬들의 즐길거리가 더욱 풍부해졌다.


오 총장은 “체육관마다 실사를 진행해 팬 퍼스트나 이벤트가 가능한지 따져보고 기준에 부합한 곳을 선정했다.
다음 시즌은 더 많은 지역에서 개최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팬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선 국제경쟁력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따냈지만 남자 대표팀은 실패했다.
유럽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에 연맹은 일본핸드볼연맹(JHL)과 업무협약(MOU)을 추진 중이다.
친선대회나 한일 교류전을 통해 선수들의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다.
일본핸드볼리그에는 총 24개팀(남자 13개·여자 11개)이 있다.

오 총장은 “클럽 챔피언십이나 인터리그를 장기적으로 할 수 있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팀과의 교류도 진행한다.
지난해 8월 프랑스 핸드볼팀인 파리 생제르맹(PSG)이 일본을 찾아 일본 남자 핸드볼 팀 지크스타, 일본 남자 국가대표팀과 친선전을 벌이기도 했다.

오 총장은 “2024~2025시즌에는 클럽챔피언십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그 이후 올스타전을 같이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무엇보다 H리그가 3년 내 프로화될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오자왕 사무총장 학력&경력>

-서울대학교 체육교육 학사
-서울대학교 경영학 석사·체육학 박사
-서강대학교 겸임교수(2010.03~2018.03)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사무총장(2018.03~2020.01)
-재단법인 한국도핑방지위원회 위원/이사(2018.05~2021.12)
-서울대학교 스포츠산업연구센터 연구위원(2020.02~現)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이사(2021.03~現)
-㈜에이치아이마케팅(핸드볼통합마케팅사) 부사장(2022.12~現)
-한국핸드볼연맹 사무총장(2023.11~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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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왕 한국핸드볼연맹 사무총장. 김두홍 기자

주형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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