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도 안 좋고, 타이밍도 늦었다” 최정, 만루포 치고도 ‘겸손’…이런 슈퍼스타가 있다 [SS스타]

[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 기자] 이래서 ‘슈퍼스타’다.
팀이 필요한 순간 거대한 한 방을 날렸다.
덕분에 편하게 갈 수 있다.
최정(37)이 SSG에 승리를 안겼다.

최정은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T전에서 4회말 좌측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 슬램을 작렬했다.
6-2에서 10-2를 만드는 대포다.

0-2로 뒤진 4회말 한유섬의 2타점 2루타, 박성한의 땅볼 타점을 통해 3-2로 뒤집었다.
이후 이지영의 2타점 적시타, 추신수의 몸에 맞는 공 등으로 6-2까지 달아났다.



여기서 최정이 타석에 섰다.
KT는 투수를 전용주에서 문용익으로 바꿨다.
초구 볼을 봤고, 2구째 시속 145㎞짜리 속구가 가운데로 몰렸다.
놓치지 않았다.
힘차게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훨훨 날아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올시즌 9호, 통산 1055호 그랜드슬램이다.
최정 개인으로는 14번째다.
그리고 통산 469호 홈런이다.
지난 24일 사직에서 468호 홈런으로 역대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고, 4일 만에 하나 더 늘렸다.

사실 이날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말 KT 루키 육청명에게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말에는 달랐다.
이닝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때리며 찬스를 만들었다.
타자일순 후 다시 맞이한 타석에서 그랜드슬램이라는 최상의 결과를 내놨다.



이로써 최정은 통산 최다 만루 홈런 역대 공동 2위가 됐다.
강민호(삼성)와 같다.
1위는 KIA 이범호 감독이다.
17개를 때렸다.
또 다른 신기록에 도전한다.

이날 최종 스코어가 11-6이다.
최정의 홈런이 없었다면, 자칫 박빙 승부가 될 뻔도 했다.
최정의 홈런 덕분에 10-2로 넉넉하게 달아날 수 있었다.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추가 실점하기는 했지만, 승패에 지장은 없는 수준이다.



꼭 필요한 순간 터지 홈런이었으나 최정은 겸손했다.
“최근 타석에서 타격감이 스스로 만족스럽지는 않다.
오늘 경기 첫 타석에서도 고전했는데, 두 번째도 결과는 좋았지만 타이밍은 조금 늦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첫 타석 이후 타격코치님과 이야기하면서 좋았던 때를 기억하며 타격폼을 개선했다.
만루 홈런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홈런은 언제나 기분 좋은 법이다.
최정이라고 다르지 않다.
하물며 그랜드 슬램이다.
“기분이 짜릿했다.
역대 최다 2위라고 들었다.
신경 쓰지 않고 뒤 타자에게 찬스를 이어주자는 마음으로 타석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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