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D-100] 줄어드는 출전인원·예상金…韓 엘리트 체육의 슬픈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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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5종 국가대표 전웅태가 2020 도쿄올림픽 폐회식에서 대한민국 국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대한 기로에 섰다.

100일 앞으로 다가온 2024 파리 하계올림픽. 33번째 지구촌 축제를 향한 전 세계의 기대감이 올라간다.
하지만 한국은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할 위기다.
48년 만에 최소 규모 선수단이 꾸려질 확률이 높은 가운데 예상 금메달 개수도 함께 내려간다.
쉽지 않은 길이 예고됐다.

◆마지노선 붕괴

한국의 1948 런던 올림픽에 첫 참가를 알렸다.
이후 꾸준히 출석 도장을 찍던 한국은 냉전 시기 자유 진영 국가가 불참한 1980 모스크바 대회를 거른 후, 1984 로스앤젤레스(LA) 대회에서 처음으로 200명이 넘는 선수단을 꾸렸다.

양적·질적 성장이 시작됐다.
공산 진영 국가가 불참하긴 했지만 바로 그 대회에서 금메달 6개로 첫 10위를 기록했다.
안방서 열린 1988 서울 대회는 역대 최다 477명의 선수가 나서 금메달 12개로 역대 최고 성적 4위에 올랐다.
LA 이후 선수단 규모는 200명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2008 베이징, 2012 런던에서는 모두 13개의 금메달을 캐며 체육 황금기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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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대한민국 선수단이 개막식에서 국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리막이 찾아왔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가 시작이었다.
선수단 규모는 200명을 겨우 넘긴 204명으로 꾸려졌다.
세계를 강타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1년 지연 개최된 2020 도쿄 대회에는 232명이 출전했지만, 금메달 6개에 그치며 성적이 16위까지 내려앉았다.

이번 대회는 지켜오던 ‘200명’ 마지노선마저 붕괴될 위기다.
대한체육회가 예상하는 출전 선수 규모는 170∼180명 수준이다.
50명을 파견한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8년 만에 최소 수치를 쓸 확률이 높아졌다.

◆어두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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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레슬링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해 진천선수촌에서 로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기종목의 부진이 뼈아팠다.
여자 핸드볼만 유일하게 파리행을 확정했다.
‘도쿄 4강 신화’ 여자배구는 황금세대 이탈과 함께 추락했다.
그보다 먼저 터널에 진입한 남자배구는 말할 것도 없고 남녀농구, 여자축구까지 모두 고배를 마셨다.
국내 인기종목인 야구는 이번 올림픽에서 제외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 대표팀이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막한 23세 이하 아시안컵에서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으나,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체육계다.

찬란했던 과거를 뒤로 하고, 그림자가 드리웠다.
나라 전체가 출산율 감소, 인구 급감에 시달리면서 엘리트 체육 유입도 대폭 줄었다.
스포츠계 서열 문화, 폭력 및 성폭력 문제 등이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국민들의 시선도 차가워졌다.
여기에 과거 ‘효자 종목’으로 불리던 유도, 복싱, 레슬링 등 투기 종목은 차세대 스타 발굴에 실패하며 화려했던 지난날만 곱씹는 신세가 됐다.

여러 악재 속에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서 보수적으로 5∼6개의 금메달을 예상한다.
직전 도쿄 대회에 이어 또다시 슬픈 성적표를 받아들 위기다.
한국 체육계의 방향성 재정립이라는 중요한 과제가 걸린 파리 올림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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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조직위원회가 공개한 2024 파리 올림픽 메달의 모습. 사진=AP/뉴시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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