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불발된 형제 맞대결…이주찬 “본인은 괜찮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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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혜진 기자
“마음이 좋지 않네요.”

역사적인 형제의 만남이 될 뻔했다.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 키움의 시즌 1차전. 일찌감치 내야수 이주찬(롯데)과 외야수 이주형(키움) 형제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렸다.
운명의 장난일까. 예기치 못한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주형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근육) 부상을 당한 것. 2주간 회복이 필요하다.
복귀 후 7경기 만이다.
이주형은 스프링캠프 땐 왼쪽 허벅지를 다쳐 개막전에 합류하지 못했다.

많은 이들이 두 형제가 나란히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모습을 기다렸을 터. 이주찬은 “특히 부모님이 많이 아쉬워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동생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같은 선수이기에 얼마나 속상할지 말하지 않아도 잘 알 듯하다.
이주찬은 “마음이 좋지 않다”고 운을 뗀 뒤 “솔직히 동생 얼굴을 보는 것 자체가 오랜만이었다.
경기 끝나고 밥 먹으려 했는데 다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화해 보니 본인은 괜찮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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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나름대로 상상도 했다.
동생을 떠나 팀의 승패가 달린 일. 보다 집중력 있게 임하고자 했다.
이주찬은 “군대 가기 전에 동생에게 내야 안타를 내준 적이 있다”면서 “이번엔 (동생이) 땅볼을 치면 더 빠르게 동작해서 반드시 아웃 시켜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악재로 동생과의 대결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지만 다부진 마음가짐은 그대로다.
이주찬은 “왼손 선발투수(헤이수스)가 등판하는 날이니 적어도 안타 하나는 쳐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형 이주찬과 동생 이주형은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나란히 송수초(해운대리틀)-센텀중-경남고를 졸업했다.
형이 야구하는 모습을 보며 동생도 시작했다.
둘 다 살뜰하게 챙기는 편은 아니다.
조금은 무뚝뚝하게, 하지만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
서로의 뉴스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이다.
지난 7일 이주찬이 부산 두산전서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을 때에도 마찬가지. 이주찬은 “동생이 가족 단톡방에 관련 내용을 올렸더라”며 뒷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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