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안성맞춤 하이 패스트볼’ 포수 미트 올라가는 만큼 한화 날아오른다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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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선구자였다.
과거에는 하이 패스트볼을 등한시하거나 몇몇 투수의 전유물로 여겼다.
하지만 박승민 투수 코치는 거의 모든 투수에게 하이 패스트볼을 권유했다.

박 코치가 KT 메인 투수 코치를 맡은 2019년부터 KT 투수의 하이 패스트볼 비율이 꾸준히 올랐다.
배제성, 김재윤, 김민수 등이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2020년 입단한 신인 소형준도 과감하게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포심 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을 던졌다.

한화 손혁 단장은 이전부터 박 코치와 같은 곳을 바라봤다.
손 단장 또한 지도자 시절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이용할 것을 강조했다.
빠르지 않은 구속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키움 김재웅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이도 손 단장이었다.

키움 감독이었던 2020년 손 단장은 김재웅이 던지는 포심 패스트볼의 회전수와 수직 무브먼트에 주목했다.
포심 구속이 시속 140㎞ 초·중반대라 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김재웅은 손 단장이 바라본 대로 올라섰다.
하이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조화를 앞세워 필승조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2022년 10월 한화 프런트 지휘봉을 잡은 손 단장은 박 코치를 영입 후보 영순위로 뒀다.
구위가 특출난 한화 영건의 장점을 살리는 데에 박 코치 지도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봤다.
실제로 이는 올시즌 초반 한화 도약 원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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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페냐, 문동주, 그리고 신인 황준서가 그렇다.
셋 다 시속 150㎞를 던질 수 있는 파워피처.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활용하며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세 투수가 선발 등판할 때 최재훈 혹은 이재원의 미트도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향한다.
타자의 시야가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향하면 결정구를 주문한다.
페냐는 체인지업, 문동주는 커브, 황준서는 스플리터를 던진다.
하이 패스트볼과 절묘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두 번째 구종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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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에도 맞는다.
올시즌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이 전면 시행되면서 스트라이크존 상단 판정이 넉넉해졌다.
작년까지 인색했던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기계는 고스란히 받아준다.
이제는 타자도 높은 공을 마냥 버리고 갈 수 없다.
즉 문동주가 던지는 평균 구속 150㎞ 이상의 하이 패스트볼을 때려내지 못하면 점수를 뽑기 힘들다.

하이 패스트볼 구사에 있어 정점인 투수가 한 명 더 있다.
한국 역대 최고 투수 한화 류현진이다.
류현진 또한 2019년을 기점으로 하이 패스트볼 비중을 높였다.
체인지업과 커브를 극대화하기 위해 강속구 투수가 아님에도 과감히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포심을 던졌다.
지난달 29일 대전 KT전에서 특유의 다채로운 볼배합을 펼쳤는데 아직 모든 것을 보여준 게 아니다.
지난 2경기에서는 하이 패스트볼 비중이 적었다.
스트라이크존 상단도 이용하면 그야말로 난공불락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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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선발진은 호성적을 보증한다.
6선발도 가능한 한화의 시즌 초반 상승세도 ‘선발 야구’를 통해 만들어졌다.
한화는 지난달 31일까지 선발 평균자책점 2.57로 이 부문 2위에 자리했다.
그 속을 더 깊게 들여다보면 하이 패스트볼이 있다.
우연히 이뤄진 게 아닌, 코칭스태프 인선부터 차분히 과정을 밟으며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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