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의 기적에 도전하는 정관장…문득 떠오르는 1년 전 트라우마, 위기감 엄습한 흥국생명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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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0%, 혹은 100%.

흥국생명과 정관장은 26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시리즈 전적은 1승1패다.
흥국생명이 1차전을, 정관장이 2차전을 가져갔다.
두 팀 모두 안방에서 1승씩을 챙겼다.

역대 여자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17시즌간 예외는 없었다.
확률대로라면 흥국생명이 홈에서 승리해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해야 한다.
흥국생명은 100% 확률을 안고 3차전에 임하는 셈이다.

반면 정관장은 0% 확률에 도전한다.
정관장은 안방에서 반전에 성공했다.
결과는 물론이고 내용 자체가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부상으로 빠진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 미들블로커 정호영의 공백에도 승리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소영의 빈자리를 김세인이 훌륭하게 메웠다.
정규리그에서 선발 출전한 경기가 단 한 번에 불과했던 김세인은 9득점에 리시브효율 65%를 기록하며 공수에 걸쳐 안정적인 활약을 했다.
정관장 고희진 감독도 “상대가 분명히 박혜민을 준비할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가 카드를 바꿨을 때 어수선할 것이라 봤다.
빠르게 변화에 대처하기 쉽지 않다.
(김)세인이가 너무 잘해줬다.
이번 경기를 통해 왜 트레이드했는지 보여줬다.
너무 고맙다”고 칭찬했다.

정호영 대신 선발로 나선 1984년생 노장 한송이도 풀타임을 뛰며 제 몫을 했다.
화려하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궂은일을 담당하며 힘을 보탰다.
고 감독은 “연결 등에서 안정감이 생긴다.
베테랑이 그래서 필요하다.
송이가 오랜만에 경기 뛰었는데 참 잘해줬다”라고 말했다.

고 감독은 “0%의 확률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한송이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챔피언을 꿈꿨다.
중간에 위기가 있을 때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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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흥국생명에는 어두운 공기가 엄습했다.
김연경이 50%의 공격성공률로 22득점이나 책임졌지만 윌로우가 29%의 저조한 성공률로 11득점에 그쳐 경기 운영에 애를 먹었다.
1차전과 달리 고르게 득점하지 않아 분위기를 내줬다.

흥국생명은 2차전 패배로 지난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상기하게 됐다.
당시 흥국생명은 1~2차전을 모두 이기고도, 3~5차전에서 내리 패하며 우승 트로피를 한국도로공사에 내줬다.
역대 V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먼저 2승을 기록하고 우승하지 못한 팀은 흥국생명이 처음이었다.
반대로 한국도로공사는 0%의 확률을 뚫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때를 기억하는 흥국생명의 아본단자 감독은 이미 1차전 승리 후에도 “확률을 믿지 않는다”며 방심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당시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그의 예상대로 흥국생명은 2차전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지난시즌에 이어 또다시 100% 확률을 깨는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3차전엔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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