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해봐야 지나간 경기”… 김연경이 바라보는 ‘다음’ 그리고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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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정규시즌 1위를 향한 실낱 희망을 이어간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친 맞상대, 현대건설과의 시즌 최종 6라운드 경기를 화끈한 셧아웃 승리로 빚어낸 결실이다.


흥국생명은 시즌 27승8패, 승점76으로 2위다.
1위 현대건설은 25승10패, 승점77이다.
시즌 종료까지 1경기씩 남겨둔 상황, 주도권은 현대건설에 있다.
15일 GS칼텍스를 만나는 흥국생명의 행보와 무관하게 16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승점 3을 따오면 1위를 확정한다.
하지만 변수가 속출하는 V리그 막바지, 속단은 금물이다.

기회가 남은 것만으로 흥국생명은 반갑다.
희망을 지켜낸 중심에는 역시나 ‘에이스’ 김연경이 서있었다.
현대건설 상대 매 세트 클러치 상황에서 폭발하는 승부사 기질을 보여줬다.
20점 이후에 빛을 발하며 동생들을 이끌었다.
기선제압의 선봉에 선 것도, 듀스 접전에서 추를 돌린 것도 모두 김연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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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왼쪽 두 번째)이 흥국생명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그는 “중요하다고 생각한 경기였고,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순위와 별개로) 봄 배구에서도 만날 상대기 때문에 더 집중했다”는 비장했던 마음가짐을 전했다.
이어 “마지막 경기까지 가게 됐는데, 끝까지 해봐야 할 것 같다”는 당찬 각오도 덧붙였다.

다만, 맞대결을 잡고 보니 직전 경기 페퍼저축은행전 1-3 충격패가 여전히 아쉽다.
그는 “상대에게 처음으로 진 경기라 충격도 많이 받았다.
추스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후회해봐야 지나간 경기”라고 마음을 다잡으며 ‘다음’을 바라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우리’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현대건설보다) 우리가 먼저 경기를 한다.
일단 우리가 잘하는 게 중요하다.
이기는 것만이 아니고 승점 3점을 가지고 와야 더 많은 가능성이 생기는 걸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3점을 확보한다면, 현대건설에 심리적 압박감을 줄 수 있다.
만약 현대건설이 페퍼저축은행에 승점 2점 획득에 그치면, 79점 동점이 된다.
그러면 다음 순위 산정 기준인 승수에서 앞선 흥국생명이 1위로 올라서기 때문이다.
부담감을 심는 게 흥국생명이 꿈꾸는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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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동료들에게 박수를 건네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페퍼저축은행의 분전도 내심 바라야 한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페퍼저축은행에 과일바구니라도 보내야 하나”는 유쾌한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김연경도 “최근 컨디션이 좋더라. 야스민도 좋고, 박정아도 그렇다.
기대하면 좀 그렇긴 한데, 그런 상황이 돼버렸다”며 멋쩍게 웃었다.

마지막까지 힘을 낼 일만 남았다.
김연경은 “시즌 마지막까지 오니까 사실 힘들기도 하고 더 지친다”면서도 “하지만 그건 이유가 될 수 없다.
핑계다.
남은 정규시즌 경기는 물론 포스트시즌 경기도 계속된다.
그에 포커스를 맞춰서 컨디션 유지하고, 더 좋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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