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사격 황제’ 진종오의 최고의 한 발 “런던 올림픽 10m 마지막 발, 무조건 정중앙이라 생각했다” [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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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예진 기자] “런던 올림픽 10m에서 쏜 마지막 발이다.
점수도 10.8로 아직 기억난다.


‘사격 황제’ 진종오가 지난 30년 간 잡은 권총을 내려 놓고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올림픽 금메달 4개와 은메달 2개,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4개를 획득하면서 여러 기록을 세운 그는 4일 서울 성동구 브리온 컴퍼니에서 열린 은퇴식에 참석해 가장 기억에 남는 한 발을 꼽으며 이렇게 말했다.

진종오는 2004 아테네 올림픽 권총 5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권총 50m에서 금메달, 2012 런던 올림픽 2관왕(권총 50m, 공기 권총 10m),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권총 50m 3연패에 성공했다.

진종오는 “도쿄 올림픽이 끝난 후 은퇴를 결심했다.
더이상 후배들의 자리를 차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노안이 오거나 수전증이 생긴 건 아니지만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데에 한계를 느꼈다”고 고백하면서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다음 올림픽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마지막을 이야기하는 건 스스로에게 부담을 줄 것만 같았다.
시한부 선고하는 느낌이라 애매하게 말했었다”고 돌아봤다.

올림픽 사격 역사상 최초 단일 종목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한 건 진종오는 런던 올림픽 공기 권총 10m 때의 마지막 한 발을 가장 기억에 남는 한 발로 꼽았다.
그는 “10.8을 쐈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딱 쏘는 순간 무조건 정중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최악의 한 발은 솔직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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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런던 때의 금메달도 가장 기억에 나믄 메달이다.
당시에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고, 세계 랭킹 1위를 유지했다.
자신 있었고, 즐기면서 했던 대회였다.
성취감도 컸다.
올림픽을 제외하면 2018 세계선수궈대회가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다.
많이 울었던 해였기 때문이다”라고 고백했다.

30년 가까이 선수 생활을 하면서 외로움을 견뎌야 했던 시간도 있었다.
진종오는 “사실 런던 때까지만 하더라도 외로움을 몰랐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가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소외가 되더라. 그때부터 먼저 다가갔다.
모두가 경쟁자지만 그 속에서 함께 어우러진다.
어릴 적만 하더라도 나밖에 몰랐는데, 이제는 어떻게 해야 후배들에게 좀 더 잘 알려줄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
외로움을 이겨냈던 동기부여라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권총을 내려 놓은 진종오는 ‘행정가’로서의 포부도 전했다.
그는 ‘빙속 여제’ 이상화와 함께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아 스포츠 행정가로서의 첫 발을 내디뎠다.

진종오는 “구체적으로 행정가로서 직접 나서기보다는 미래세대의 체육과 관련해서 개척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미래세대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장소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선배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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