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씨름부터 ‘빅뱅’…홍 “잔디 걱정할 때야”vs 박 “그 자리 영원하지 않아”, 특급 선전포고 [K리그 미디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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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입씨름부터 뜨거웠다.
26일 서울 중구 소공로에 있는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K리그1 12개 구단 사령탑, 주장은 너나 할 것 없이 뜨거운 승부를 다짐했다.
형식적인 덕담이나 인사말이 아닌 선전포고가 오가며 최근 국가대표 사령탑 이슈에 묻힌 프로축구계에 불을 지폈다.
◇‘87학번 동기 전쟁’…홍명보vs박태하, 동해안 더비 수장 대결
가장 주목받은 건 공식 개막전에서 만나는 ‘디펜딩 챔프’ 울산HD 홍명보 감독과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의 자존심 대결. 둘은 87학번 동기다.
생일은 1968년생인 박 감독이 빠르지만 홍 감독이 ‘빠른 1969년생’이어서 동기가 됐다.
홍 감독과 박 감독은 현역 시절 포항 스틸러스에서 한솥밥을 먹으면서 우정을 키웠다.
또 2010년대 중반엔 나란히 중국 프로축구에서 사령탑으로 활동하며 서로에게 조력자 노릇을 했다.
세월이 흘러 홍 감독과 박 감독은 K리그 ‘동해안 더비’에서 수장으로 격돌하게 됐다.
홍 감독은 “박 감독이 내게 (개막전이 열리는 울산문수경기장) 잔디가 너무 안 좋은 것 같다더라. 그래서 ‘지금 잔디 걱정하고 있을 때냐’라고 했다”며 장난스럽게 도발했다.
그러자 박 감독은 “홍 감독과 오랜 세월을 함께 했다.
포항 시절 홍 감독이 끌던 차인 에스페로 차 번호도 기억한다”면서 누구보다 그의 스타일을 잘 안다고 웃었다.
또 “홍 감독에게 ‘자리는 영원하지 않다, 조심하라’고 말하겠다”고 재치 있게 받아쳤다.
울산과 포항은 각각 지난해 리그 우승팀, 대한축구협회컵 우승팀 자격으로 오는 3월 1일 오후 2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개막전에서 격돌한다.
울산은 홍 감독 체제에서 구단 사상 첫 3연패에 도전한다.
반면 박 감독은 FC서울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 후임으로 포항을 이끈다.
◇이정효 “상식 밖으로 생각할 것”-김기동 “당신 의도대로 안 될걸”
같은 날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만나는 광주FC 이정효 감독과 서울 김기동 감독도 독설을 주고받았다.
지난해 광주의 ‘깜짝 3위’를 이끈 이 감독은 특유의 도발적인 눈빛을 짓더니 “그날(경기 당일) 상식밖의 행동은 하지 않겠다.
대신 상식밖의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고 외쳤다.
맨유 출신 제시 린가드를 비롯해 다수 스타 선수를 영입하며 최고 다크호스로 떠오른 서울을 겨냥해 변칙 전술을 예고한 것이다.
그러자 김 감독은 “이 감독 당신 의도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 감독은 앞서 출사표를 밝힐 때도 “광주도 언젠가 K리그를 우승하는 구단이 될 수 있게 노력하고 준비했다”며 “이번 시즌 내가 시험대라고 하는데, 다른 구단 감독께서 시험에 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당돌하게 말했다.
‘사제 연’이 있는 사령탑간의 입씨름도 눈길을 끌었다.
강원FC 윤정환 감독은 제주 유나이티드 김학범 감독을 향해 “스승을 깔 수 없다”며 “섬에서 (강원 원정을) 오시지 않느냐. 고향이 강릉인 걸로 아는데 조용히 쉬시다 가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자 김 감독은 “강원이 윤 감독 밑에서 잘 다져졌으리라고 믿는다.
그곳을 휘저어야 하는데, 운동장에서 공개하겠다”며 제자에게 한 수 지도하겠다고 받아쳤다.
‘승격 팀’ 김천 상무 정정용 감독을 상대하는 대구FC 최원권 감독은 “스승이셔서…”라고 말을 아끼더니 “어서 오세요, 대팍(대구 홈구장 애칭)은 처음이죠?”라고 웃어 보였다.
정 감독은 “최 감독이 대구에만 져 주고 다른 팀만 이기라고 하더라. 덕담으로 들었는데 아닌 거 같다.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K리그1 개막 라운드는 3월1일 울산-포항, 전북-대전전을 시작으로 광주-서울, 인천-수원FC, 강원-제주(이상 3월2일), 대구-김천(3월3일)간의 맞대결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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