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에 무슨 일이 생긴거예요?” 도하를 떠날 때까지 들은 외신 질문…‘시작은 창대, 끝은 씁쓸’ [강예진의 도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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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도하=강예진 기자] “한국 축구에 무슨 일이 생긴거예요?”
‘우승후보’로 꼽힌 한국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 충격패한 후 외신 기자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대회 개막을 앞둔 지난달 9일 카타르 도하에 도착했을 때부터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였다.
녹아웃 스테이지에 돌입해 16강과 8강에서 드라마 같은 역전 승부를 펼쳤을 땐 “Korea is a very good team(한국은 정말 좋은 팀이야)”라는 얘기가 곳곳에서 나왔다.
강팀이어서 그런 승부가 날 수 있다고 극찬했는데, 요르단과 4강에서 유효 슛 하나 없이 ‘졸전 패’ 했을 땐 모두가 어리둥절했다.
한국을 꺾고 기세가 오른 요르단 및 중동 취재진은 한국을 조롱하기 바빴다.
한국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며 우려 시선으로 보는 외신 기자가 많았다.
조 3위로 조별리그서 탈락해 짐을 싸 고국으로 돌아간 오만 매체 ‘오만데일리’의 왈리드 기자는 ‘요르단이 결승에 오를 자격이 있던 경기를 했다.
반면 한국은 그러지 못했다.
변화의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
안타까운 결과’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국내에서도 지적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전략 없는 용병술이 왈리드 기자 눈에도 들었던 것이다.
일본의 피치커뮤니케이션 강형기 기자는 ‘황금세대의 기량을 끌어내는 해법을 찾지 못한 게 탈락의 원인이다.
단단한 조직과 전술이 있어야 개인도 빛나기 마련’이라고 콕 집어 얘기했다.
한국 대표팀이 도하를 떠난 이후에도 끊임 없는 질문 세례에 시달렸다.
카타르와 요르단의 결승전이 열린 루사일 스타디움에 도착했을 때다.
우즈베키스탄 매체 ‘쿤’의 하산 유스포프 기자는 “한국에 무슨 일이 있었냐”며 한국어로 되묻기도 했다.
그만큼 한국 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인데, 한편으로는 씁쓸한 감정을 지울 수 없다.
카타르에서 한 달 동안 ‘64년 만의 우승’이라는 코멘트를 수백 번 기사에 녹였다.
처음에는 ‘기대감’이 담겼지만, ‘좌절’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로 쓰이게 됐다.
시작은 정말 창대했다.
감독의 전술 부재와 여러 논란에도 ‘빅리거’를 앞세운 역대 전력으로 우승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지만, 이제는 64가 아닌 67이라는 숫자로 3년을 기다려야 한다.
창대한 시작 속에 초라한 퇴장이라는 이미지를 지우기 어려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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