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로 돌아가서, 그저 공을 던질 것”… 임찬규가 되뇌는 ‘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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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규가 경기 도중 아웃 카운트를 잡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입장은 달라졌지만, 다시 차분하게 시즌 준비에 나선다.

프로야구 LG가 자랑하는 ‘원클럽맨’ 임찬규에게 2023시즌은 뜻깊은 한 해였다.
프로 13년 차를 맞아 14승3패, 평균자책점 3.42라는 커리어 하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년 늦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행사해 친정팀과 4년 총액 50억원이라는 만족스러운 조건으로 도장까지 찍었다.


팀은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일구며 깊었던 갈증을 풀었다.
대표적인 ‘엘린이’ 팬 출신으로 직접 구단의 한을 풀어낸 임찬규에게는 더욱 감동적인 트로피였다.
개인으로도 팀으로도 더할 나위 없는 1년이었다.

이제 지키는 입장에서 새 시즌을 준비한다.
베테랑이 된 그에게도 생소한 상황이다.
그는 “우승은 말 그대로 작년 우승이다.
새로운 해를 맞이했다.
조금 더 책임감이 생겼다”며 “도전보다는 지켜야 한다는 새로운 마음가짐이지만,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착실히 준비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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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가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LG트윈스 제공

지난해와 달리 토종 선발진을 지켜야 한다는 명확한 역할을 부여받고 몸을 만들고 있다.
그는 “(보직이 정해졌기에) 건강에 대한 준비를 더 착실하게 가져갈 수 있는 건 다르다.
하지만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똑같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거다.
조금 더 준비 됐을뿐이지 심적으로 달라질 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시즌 우리 팀이 수비, 공격, 불펜 모두 좋았는데, 딱 하나 국내 선발이 이닝을 많이 못 먹어주고 약했던 게 사실이다”며 “불펜에 신세를 많이 졌으니까, 이번에는 선발들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남다른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였다.

중요한 건 ‘초심’이다.
그는 “저는 그저 나가라면 나가고 내려가라면 내려가는 투수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다.
그게 제 초심이다”며 “3선발로 시작해도 감독님이 팀 상황에 따라 중간 가줄 수 있겠냐고 하면 바로 중간 가는 거다.
그게 선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팬들이 기대하는 ‘LG 왕조’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는 “당연히 또 우승 하고 싶고, 3점대 평균자책점이나 15승도 다 하고 싶다.
그런데 다 목표로 잡으면 제가 못 이룬다”며 “지난해처럼 백지로 돌아가서 새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냥 공을 던지면 된다.
그러다 보면 좋은 일들이 따라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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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규(왼쪽 첫 번째)가 2023시즌 통합 우승 이후 동료 및 염경엽 감독과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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