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으면 진다… ‘최다 연패’ 역사적인 오명 앞에 무기력한 페퍼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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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선수단이 패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이 20연패 위기에 봉착했다.
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4라운드를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해 시즌 19연패에 빠졌다.
지난해 11월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GS칼텍스를 상대로 맛본 3-2 승리를 마지막으로 모든 경기를 졌다.
마지막으로 승점 추가에 성공한 경기도 지난해다.
12월 22일 한국도로공사전(2-3 패)에서 1점을 얻은 게 전부였다.

진행 중인 19연패는 구단 사상 단일 시즌 최다 연패 기록이다.
2021년 창단해 V리그 여자부에 합류한 페퍼저축은행은 매 시즌 17연패를 쌓았다.
첫 시즌에는 개막 5연패 후 1승을 거뒀다가 17경기를 내리 졌다.
2022∼2023시즌은 김형실 초대 감독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개막 17연패를 당해 현대건설(2007∼2008, 2018∼2019)을 제치고 개막 최다 연패 신기록을 썼다.
올 시즌에도 이를 뛰어넘는 굴욕이 찾아오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6일 홈에서 GS칼텍스를 상대한다.
이 경기를 지면 시즌 20연패가 돼, KGC인삼공사(현 정관장)이 2012∼2013시즌 기록한 단일시즌 최다 연패와 타이를 이룬다.
3위 다툼에 한창인 난적이라 연패 탈출이 쉽지 않다.

통산 연패로 초점을 바꾸면, 페퍼저축은행은 이미 20연패를 기록했다.
2021∼2022시즌 말미 3연패와 2022∼2023시즌 개막 17연패를 묶은 기록이다.
어떤 식으로 보더라도 역사적인 오명이 목까지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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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조 트린지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디그와 리시브 지표를 엮은 수비 지표는 세트당 24.586개로 리그 꼴찌다.
리시브 효율은 심지어 리그 유일 20%대(27.15%)다.
첫 단추가 꼬이니 토스, 공격도 안 풀린다.
세트(12.424개), 득점(2025점), 공격성공률(36.89%) 모두 최하위다.

청운의 꿈을 품은 출발이라 더욱 아쉬운 결과물이다.
올 시즌 전 미국, 캐나다 국가대표팀 코칭 경력 등 풍부한 경험을 갖춘 조 트린지 감독을 선임했다.
여기에 박정아와 야스민 베다르트 등 검증된 공격 자원을 품으며 달라진 모습을 꿈꿨다.
하지만 이들이 한 데 엮인 시너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팀 전반에 퍼진 패배 의식을 걷어낼 적기였던 올스타브레이크도 무용지물이었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총체적 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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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아(왼쪽)가 웜업존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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