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오발에서 감격 재회’…이상화 “고다이라 볼 때마다 운 것 같아서 오늘은 안 울려고요” [2024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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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릉=황혜정 기자] “고다이라 선수를 볼 때마다 매번 운 것 같아서 오늘은 안 울려고요. 하하.”
스피드스케이팅 ‘레전드’ 두 사람이 6년 전 그날을 재현했다.
이상화(35)와 고다이라 나오(38·일본)은 올림픽 쇼트트랙 챔피언이다.
이상화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올림픽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따냈고, 고다이라는 금 1개와 은 2개를 갖고 있다.
특히 고다이라는 여자 500m 올림픽 신기록(36초 94) 보유자이기도 하다.
이상화와 고다이라의 우정은 특별하다.
국경을 초월해 수년간 선의의 경쟁을 펼쳐왔다.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현재까지 종종 서로의 집에도 놀러가며 우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의 만남은 유독 특별하다.
바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세상을 감동시킨 명장면을 탄생시킨 곳이기 때문이다.
당시 고다이라는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일본 관중이 크게 환호했다.
그러나 고다이라는 바로 다음 경기를 치르는 이상화를 위해 조용히 해달라는 신호를 보내며 친구이자 경쟁자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경기를 치른 이상화는 고다이라의 기록에 살짝 못 미치는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값진 은메달이었다.
이상화는 아쉬운 마음에 펑펑 눈물을 흘렸는데, 이때 고다이라는 이상화에 다가가 그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모두가 경쟁을 초월한 이들의 우정에 따뜻함을 느낀 순간이다.
22일 강원도 강릉 오발(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상봉한 두 사람을 취재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진한 포옹을 나누며 반갑게 인사한 뒤 익숙하게 수다를 떨었다.
이상화는 “이곳 오발에 도착해서 시합을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걸어들어왔다.
울컥하는 마음도 들었다.
그래도 고다이라 나오를 볼 때마다 매번 운 것 같아서 오늘은 감정을 누르고 있다.
울지 않으려고 한다”며 웃었다.
이상화는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
기분이 새롭고 마치 선수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다이라도 “2018년 올림픽 이후 함께 경기를 뛸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이곳에 재방문해 함께 서 있게 돼서 경기하는 기분이 든다”며 미소지었다.
두 사람의 포옹은 화합의 메시지이자 올림픽 정신이었다.
고다이라는 “상대가 없으면 경기를 할 수 없다.
서로 존중하고 배워갔으면 한다.
상대에 대한 존중을 잊지 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상화는 “청소년 올림픽을 통해 어린 선수들이 많은 경험을 쌓았으면 한다.
내가 어릴 때 이런 대회가 있었으며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우리 청소년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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