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없고 예산 태부족… 한국 농구 경쟁력 ‘뚝’ [이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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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기량 밀려 NBA 배출 1명 그쳐
亞 주변국 대비 국제대회 성적 부진
“샐러리캡 문제로 외국인 유입 한계
선수들 우물 안 개구리 경쟁 악순환”


세계 농구의 전력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선수에게 미국프로농구(NBA)의 벽은 높다.

한국인 가운데 NBA를 경험한 선수는 하승진(39)이 유일하다.
하승진은 2004시즌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 지명돼 두 시즌을 뛴 뒤 국내에서 선수 생활을 마쳤다.
하승진은 두 시즌 동안 평균 1.5득점 1.8리바운드의 성적을 남겼지만 한국 선수 그 누구도 이 기록에 도전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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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NBA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던 이현중(24·일라와라)이 호주 무대에서, 또 미국 대학에 입학한 여준석(22·곤자가대)이 선진 농구를 경험하며 NBA에 대한 꿈을 꾸고 있는 게 전부다.

아시아에서 경쟁을 펼쳐왔던 일본이나 중국 등에서는 이미 NBA 선수를 배출했다.
동아시아 출신도 미국 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은퇴한 중국의 센터 야오밍(44)과 ‘린새너티’로 불렸던 제레미 린(36), 또 NBA 명문 구단인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에서 뛰고 있는 일본의 하치무라 루이(26) 등이 좋은 예다.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한 주변 경쟁국과 달리 개인적인 기량에서부터 밀리기 시작한 한국 농구는 아시아에서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 남자 농구는 올림픽 진출권을 따내는 데 또다시 실패했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역대 최악의 성적인 7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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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농구월드컵 16강 등 뚜렷한 비전을 갖고 미래를 준비하면서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
대한농구협회가 비전을 제시하지도, 성적을 위한 지원도 해주지 못하는 상태다.
이러니 농구대표팀의 성적은 바닥을 치고 있고 척박한 환경에서 세계의 벽은 높게만 느껴진다.
한 농구인은 “프로리그에서는 샐러리캡 문제로 세계적인 수준의 외국인과 뛰어보지 못하고 있다”며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기네들끼리 경쟁하다 보니까 국가대표가 된 선수들조차 스스로 자신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문제는 지원도, 밑그림도 전혀 그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팀이 나아갈 방향은 그리지 못했고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대표팀이 구성되고도 NBA는커녕 비슷한 수준의 평가전 상대조차 초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프로농구팀 코치를 지낸 한 관계자는 “건물이 무너진 것 같은 참사가 일어났는데 사고가 일어난 원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분석을 하지 않고 있다”며 “붕괴원인과 재발방지를 위한 계획도 없이 같은 자리에 같은 방식으로 건물을 지으려고 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정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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