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나리오…SSG에 그림자가 드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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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SG랜더스 제공
불쑥 찾아온 악재, 그림자가 드리웠다.

‘에이스’ 김광현(SSG)이 고개를 숙였다.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와의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2차전 선발로 나섰으나 예상보다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다.
3이닝 5피안타 3볼넷 4실점을 기록했다.
3-7로 경기를 내주며 패전 투수가 됐다.
PO로 가는 문은 더 좁아졌다.
역대 준PO(5전3선승제 기준)서 1~2차전 연승을 내주고도 다음 관문으로 진출한 경우는 2번(2010 롯데, 2013 넥센)뿐이다.


필승을 다짐했던 경기다.
1차전을 내줬다.
좌완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8이닝 2실점(2자책) 역투를 펼쳤음에도 승리와 닿지 못했다.
무거운 방망이가 뼈아팠다.
상대 선발투수 신민혁(5⅔이닝 무실점)에게 꽁꽁 묶였다.
단기전에서 1패는 데미지가 크다.
확률 싸움에서 밀리게 된 것은 물론 상대의 기를 높여주는 결과를 낳는다.
2차전까지 내준다면 정말 벼랑 끝이다.

중책을 안고 나섰다.
김광현은 SSG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 중 한 명이다.
각종 국제대회 및 PS 등 큰 경기 경험 또한 많다.
올 시즌 정규리그 30경기서 9승8패 평균자책점 3.53을 마크했다.
예년과 비교해 다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더라도 현 시점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다.
역동적인 투구 폼을 앞세워 전체적인 흐름을 바꿔 주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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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SG랜더스 제공

이날 김광현의 총 투구 수는 65개였다.
직구(15개)보다는, 주 무기인 슬라이더(26개) 비중을 높였다.
본인이 원하는 만큼 구위가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체인지업(17개)과 커브(7개)를 중간 중간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까지 찍혔으나 제구가 흔들리면서 볼카운트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스트라이크(34개)와 볼(31개) 비중이 비슷했다.


출발부터 꼬였다.
1회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내야안타를 내줬다.
박건우, 제이슨 마틴, 권희동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3실점했다.
계속해서 정타를 맞는 상황.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레 볼이 많아졌다.
설상가상 부상 이슈까지 마주했다.
3회 초 선두타자 권희동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불편함을 느낀 듯 손을 문지르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3회를 마치고 문승원으로 교체됐다.
SSG에 따르면 왼손 엄지 굳은살에 상처가 벌어졌다.

물러날 곳이 없다.
이제 1패만 더하면 2023시즌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3차전부터는 창원으로 장소를 옮긴다.
심지어 NC는 선발투수로 에릭 페디를 예고했다.
올 시즌 다승(20승), 탈삼진(209개), 평균자책점(2.00) 등을 제패,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한 최고의 투수다.
정규리그 막판 부상을 당한 뒤 회복에 집중해왔다.
아직 완전하지 않다고 해도 공략이 쉽진 않을 터. 심리적으로도 쫓길 수밖에 없다.
SSG의 가을이 예상보다 더 춥다.

인천=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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