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었어!” 전원 필승조의 화려한 KS 데뷔, 불펜 문 열리면 LG 야구 시작···이제 7대3으로 싸운다[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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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기대와 불안이 공존했다.
하루는 투수들의 모습을 보고 “다 죽었어”라는 자신감으로 숙면을 했다가도, 다음날 깊은 고민과 마주한 채 불면의 밤을 보냈다.
감독이라면 일상다반사인 일이지만 무대가 한국시리즈(KS)인 만큼 감정의 기복도 심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KS를 앞두고 “자신감이 넘칠 때는 정말 잘 잔다.
그러다가 아쉬운 부분이 보이면 한 시간마다 깬다”고 쓴웃음을 지으며 “일단 우리 투수들을 보고 있으면 기대가 된다.
이렇게 좋은 불펜을 갖고 단기전을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니까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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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자신감이 적중했다.
LG는 지난 KS 2차전 불펜의 힘을 앞세워 대역전극을 이뤘다.
1회초 4점을 내줬지만 이후 1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5-4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최원태를 조기 강판시킨 결단이 통했다.
중간 투수 7명(이정용, 정우영, 김진성, 백승현, 유영찬, 함덕주, 고우석)이 8.2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불안 요소도 있었다.
경험이 많지 않은 백승현과 유영찬이 그랬다.
둘 다 올해 처음으로 필승조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래도 백승현은 지난 2년 동안 1군 마운드를 경험했고 두 차례 포스트시즌 경기도 해봤다.

그런데 유영찬은 올시즌 모든 게 첫 경험이다.
1군 등판, 홀드, 승리, 세이브 등 전무했던 자신의 기록을 2023년부터 만들었다.
당연히 KS를 포함해 가을 야구 경험도 없다.
KS 2차전이 유영찬의 가을 야구 데뷔 무대였다.

기우였다.
백승현과 유영찬 모두 정규시즌 가장 좋았던 모습을 KS 2차전에서 재현했다.
5회초 KT 중심 타선에 맞춰 마운드에 오른 백승현은 첫 타자 알포드와 박병호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장성우에게 볼넷,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유영찬이 백승현을 구원했다.
2사 1, 2루에서 백승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유영찬은 문상철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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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유영찬은 신난 듯 공을 던졌고 KT 타선을 압도했다.
6회초 오윤석, 조용호, 김상수를 공 9개로 삼자범퇴. 투구수가 적었던 만큼 7회초에도 등판해 황재균, 알포드, 박병호도 삼자범퇴로 잡았다.
140㎞ 후반대 속구와 130㎞ 후반대 슬라이더 파워피칭으로 더할 나위 없는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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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불안 요소가 지워졌고 8회초 함덕주, 9회초 흔들렸던 밸런스를 잡은 고우석을 앞세워 역사에 남을 불펜 인해전술 대성공을 거뒀다.
KS 역사상 네 번밖에 없는 선발 투수 0.1이닝 강판 변수를 기대했던 불펜진이 극복했다.
“다 죽었어!”를 외치며 자신감을 전했던 염 감독의 플랜이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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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감독은 경기 후 “우리 불펜들이 자기 역할 해주면서 승리 발판을 만들어줬다”며 “중요한 것은 단 1승이 아니라 이번 경기가 시리즈에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만들어준 경기였다는 것이다.
우리 젊은 불펜이 경험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좋은 경험하면서 나머지 시리즈에서 감독에게 많은 카드를 만들어준 것 같다”고 기대와 희망을 응시했다.

단기전은 불펜 싸움이다.
경기 후반 상대 불펜 필승조를 공략하는 팀이 시리즈를 주도하고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
LG는 KS 2차전을 통해 불펜 싸움에서 수적 우위를 점했다.
LG 7명(이정용, 정우영, 김진성, 백승현, 유영찬, 함덕주, 고우석) 대 KT 3명(손동현, 박영현, 김재윤)의 대결 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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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수원에서 열리는 KS 3차전도 그럴 것이다.
1차전에서는 손동현, 박영현의 3이닝 퍼펙트 합작으로 KT가 승리했고 2차전에서는 LG 전원 필승조가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임찬규와 웨스 벤자민, 올시즌 다승 2, 3위 투수들의 선발 대결이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야구다.
KS처럼 고도의 집중력이 발휘되는 경기는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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