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콜’ 조롱과 멱살잡이, 황선홍·오재석의 매너까지…인천 강등되던 날 풍경[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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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인천=정다워 기자] “인천 강등, 인천 강등!”

인천 유나이티드의 강등이 확정된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2-1 승리 후 대전하나시티즌 응원석 진영에서 인천의 2부 리그 추락을 조롱하는 콜이 터져 나왔다.
다양한 내용의 현수막까지 등장해 도탄에 빠진 상대를 자극했다.
K리그1 잔류를 확정한 대전은 특권을 누리는 모습이었다.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 피치에선 인천과 대전 선수들이 엉켜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외국인 선수 간의 싸움이 눈에 띄었다.
인천의 델브리지, 음포쿠와 대전의 안톤은 격하게 언쟁했고, 서로 멱살까지 잡았다.
주심은 세 선수에게 옐로카드를 꺼냈다.
이미 경기가 다 끝난 시점에 안톤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 조처됐다.

대전이 신나게 인천을 ‘약 올리던’ 시점에 황선홍 감독은 자제를 요청했다.
오재석을 비롯한 인천 출신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대전 선수단은 인천 서포터를 향해 인사한 뒤 자기 진영으로 이동해 승리, 그리고 1부 리그 잔류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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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석은 마냥 웃지 못했다.
잠시 인천 진영에서 쪼그려 앉아 있다 과거 몸담았던 구단 식구들과 인사하며 위로를 건넸다.
그의 심경은 굳이 묻지 않아도 알 만했다.

경기 후 황 감독은 “기본적으로 삶에 있어 존중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팬도 과거에 겪은 일이 있어서 그러셨을 것이라는 점을 안다.
그래도 상대에 관한 존중은 필요한 것 같아서 자제를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경기 후에도 착잡한 표정으로 인천 최영근 감독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K리그 서포터는 서로 여러 악연으로 얽혀 있다.
인천과 대전도 마찬가지다.
과거 대전 팬이 피치에 난입해 마스코트를 폭행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K리그에선 일종의 ‘업보’가 돌고 돈다.
과거 인천은 누군가의 강등을 조롱했고, 그 대가를 고스란히 돌려받았다.
언젠가 미래에는 대전도 같은 놀림을 받게 될지도 모르는 게 이 바닥의 생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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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DNA’를 자랑하던 인천은 강등이라는 잔인한 룰렛의 희생양이 됐다.
인천은 강등이라는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전달수 대표이사를 비롯한 선수단은 경기장을 돌며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시즌 내내 하위권에 머문 탓인지, 경기장 내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했다.
격앙된 모습으로 눈물을 흘리는 팬도 많았지만, 반대로 침착하게 결과를 받아들이는 이도 적지 않아 보였다.

강등은 현실이 됐다.
“축구는 계속됩니다”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고민 끝에 입술을 뗀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공허하게 울리는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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