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주민규·이청용 ‘베테랑의 품격’…울산 팬도 화답 ‘2년 연속 30만 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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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HD가 프로축구 K리그1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 중요한 순간 보여준 헌신이 빛났다.
약점을 장점으로 뒤바꿨다.
올 시즌 울산의 가장 큰 약점은 연령대가 높다는 점이다.
활동량이 젊은 층과 비교될 수밖에 없고,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체력이 더욱 눈에 띄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중요한 순간, 베테랑들은 한 방을 터트렸고 한 방을 막아냈다.
흔들리는 팀 중심도 잡았다.
울산은 시즌 도중 홍명보 감독이 축구대표팀으로 떠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위기의 순간 베테랑들은 김판곤 감독과 함께 팀을 다잡았다.
정신적 지주를 자처하며 팀을 이끌었다.
울산이 조기에 우승을 확정하며 왕좌를 지켜낼 수 있었던 배경이다.
울산 HD가 우승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34세 주민규는 뒤늦게 국가대표에 승선하는 등 스트라이커로서 가능성을 자랑했으나, 김판곤 감독 부임 이후 침묵에 빠졌다.
포기하지 않았다.
승점 6짜리 경기로 평가받았던 포항과의 동해안더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해결사로 나섰다.
또한 지난 1일 강원과의 파이널A 36라운드에서 추가골을 터뜨리며 2-1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베테랑으로서 주전 공격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주민규의 골을 어시스트한 주인공도 베테랑이다.
1-0으로 앞선 후반 8분 이청용은 침착하게 문전으로 낮은 크로스를 했고, 주민규가 이를 밀어 넣으면서 강원의 골문을 흔들었다.
시즌 내내 풀타임을 소화할 체력은 아니었으나 남다른 패스 퀼리티를 자랑하며 팀의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주축 선수로 뛸 수 있는 이유다.
경기 후 이청용은 “어렸을 때는 이때까지 선수 생활을 못할 것 같았는데, 아직 뛰고 있어서 굉장히 감사하다”고 미소 지었다.
울산 HD가 우승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까지 노련한 30대 중반의 선수들이 뛰고 있다.
로테이션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으나, 베테랑 김영권과 주장 김기희가 구축하는 중앙 수비 라인은 안정감이 더해진다.
수문장 조현우 활약 역시 뛰어났다.
특히 기복이 없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국가대표 주전 자원으로 발돋움한 그는 매번 선방쇼를 펼쳤다.
울산은 올 시즌 단 37실점만 했다.
리그 최소 실점이다.
수비진의 조직력도 좋았으나, 직접 골문을 지키는 조현우의 공도 컸다.
강원전에서도 1골을 허용했으나, 경기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울산의 3연패의 ‘일등공신’이라 불리는 이유다.
유력한 시즌 최우수선수상(MVP) 후보다.
울산 HD가 우승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개인적으로는 나이가 많은 선수대로 장점이 많고 역할이 있다고 본다.
지금 현재 노쇠화를 느끼지 않는다.
여전히 상대를 통제하고 경기를 지배한다”며 “(조현우 MVP 수상은) 충분히 자격이 있다.
조현우에게 선방은 일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 HD가 우승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울산은 두 시즌 연속 홈 경기 30만 관중을 넘어섰다.
강원전 전까지 31만6081명의 관중이 울산 홈을 찾았고, 강원전에는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도 1만3438명이 울산종합운동장을 방문해 응원을 보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도 기쁨의 박수를 쳤다.
열정 가득한 울산 팬들은 3D프린터로 직접 제작한 모형 트로피를 준비했다.
선수단이 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은 우승의 기쁨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최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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