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만 골 침묵 깬 주민규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고 말한 이유는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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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포항=김용일 기자] “아직 부족하다고 느꼈고 갈 길이 멀다고….”

3개월여 만에 골 침묵을 깬 스트라이커 주민규(34·울산HD)는 미소보다 미안한 마음이 커 보였다.

그는 27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4’ 35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 더비’ 원정 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19분 쐐기포를 넣으며 2-0 완승을 견인했다.

울산은 19승8무8패(승점 65)를 기록, 2위 강원FC(승점 61)와 승점 격차를 다시 4로 벌리면서 선두를 지켰다.
잔여 3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다음 라운드에서 양 팀은 격돌한다.
울산이 이기면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자력 우승을 확정한다.
승리를 얻지 못해도 남은 3경기에서 승점 6 이상을 따내면 자력으로 우승이 가능하다.

그만큼 K리그1 3연패로 가는 길목에서 최대 분수령으로 꼽힌 이날 경기에서 주민규는 깨어났다.
그가 득점한 건 지난 7월13일 FC서울전 이후 3개월여 만이다.
리그 9호 골을 해냈다.

그 사이 이상하리만큼 경기력이 뚝 떨어졌던 주민규는 이날 특유의 등지는 플레이와 순도 높은 골 감각을 뽐냈다.
득점 장면을 보면 그의 감각이 살아나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문전에서 보야니치의 패스를 받은 그는 상대 수비수 2~3명이 앞에 있었으나 반템포 빠른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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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규는 경기 직후 ‘득점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으냐’는 질문에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아직 부족하다고 느꼈고 갈 길이 멀다고 여겼다.
다만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데 여유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침묵 기간 마음고생’을 묻자 “동료에게 미안했다.
헌신하고 수비도 열심히 해주는데 내가 득점 기회를 살렸다면 몇 경기에서 승점을 더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김판곤) 감독께서 부임한 뒤 첫골로 안다.
죄송하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승점 3을 가져올 골을 더 넣어서 감독, 동료, 팬에게 기쁨을 주겠다”고 했다.

어려울 때 가장 큰 힘이 된 가족 얘기도 꺼냈다.
주민규는 “(가족이) 내 눈치를 본 것 같다.
골 넣으라곤 안 한다.
(아내가 내게 해준) 가장 와닿은 말 중 하나는 ‘가장 좋아하는 축구, 사랑하는 축구를 하라. 골 넣으려고 하지 말고 축구하는 게 먼저’라고. 오늘 정말 골보다 헌신하고 재미있게 사랑하는 축구를 즐기자고 했다”고 말했다.

주민규의 아내는 임신 중이다.
그래서 자기 눈치를 보게 한 게 더 미안하다.
그는 “아내가 홑몸이 아닌데…”라며 “가장 미안하다.
입덧도 하고 몸이 힘든 가운데 날 생각해줘 고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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