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은커녕 몸값만 더 떨어졌다…‘예비 FA‘ 최원태에게 이번 가을은 너무나 잔인한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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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가을에만 하는 것은 아니긴 하다.
그래도 한해 농사의 성패는 가을에 달렸기에 가을에 잘 하면 더욱 가중치가 붙게 되는 게 야구다.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하는 그이기에 이번 가을야구에서 맹활약할 경우 자신에게 붙은 의문부호를 지워냄과 동시에 몸값 폭등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쩐지 이번 가을야구를 통해 몸값 폭등은커녕 몸값 하락을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를 듯 하다.
LG의 우완 선발 최원태(27) 얘기다.
최원태가 이번에도 가을만 되는 약해지는 면모를 피하지 못했다.
어쩌면 이대로 명예회복할 기회도 없이 최원태의 가을야구는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했다.
최원태는 지난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차전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는 혈투를 치르고 올라온 탓에 염경엽 감독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최원태는 지난 8일 KT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2.2이닝 5피안타 1볼넷을 내주며 3실점(2자책)으로 일찌감치 마운드를 떠났다.
선발요원이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롱맨 역할을 맡은 손주영이 최원태에 이어 등판해 5.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LG가 6-5 승리를 거뒀기에망정이지 패했다면 최원태가 패배의 원흉이 될뻔한 부진한 투구였다.
당시 65구만을 소화한 최원태는 LG 선발진 중 유일하게 플레이오프 1차전에 등판할 수 있는 상황이라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줬다.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는 좋을 때와 나쁠 때의 기복이 있는 투수다.
그래도 삼성전에는 정규시즌에 잘 던졌다.
오늘 긁히는 날이길 바라고 있는데, 다른 팀 상대할 때보다는 삼성전에 긁힐 확률이 더 높다고 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원태는 정규시즌에 삼성을 상대로 2경기에 등판해 10.1이닝을 소화하며 1승 평균자책점 0.84의 짠물 피칭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최원태를 향한 염경엽 감독의 바람은 이번에도 헛된 기대에 불과했다.
1회부터 점수를 내주고 시작했다.
첫 타자 김지찬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기분 좋게 출발하는 듯 했으나 윤정빈에게 2루타, 구자욱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1사 1,3루 위기에 놓였고, 르윈 디아즈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2회를 안타 하나만 맞고 실점을 막아낸 최원태에게 3회부터 악몽이 찾아왔다.
선두타자 김지찬과 윤정빈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에 몰린 최원태는 삼성 타선의 간판인 구자욱을 상대했다.
삼진이나 병살타로 위기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볼카운트 1B-1S에서 던진 138km짜리 컷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밋밋하게 들어갔다.
9월 이후 무려 0.500의 타율에 9홈런을 몰아친 구자욱이 이를 놓칠 리 없었다.
자연스럽게 걷어올렸고, 이는 맞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큰 타구로 연결됐다.
순식간에 전광판의 점수는 1-0에서 4-0으로 크게 벌어졌다.
4회도 장타에 울었다.
선두타자 김영웅을 상대로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체인지업이 바깥쪽으로 잘 들어갔지만, 김영웅은 이를 크게 퍼올렸다.
발사각도 43도였다.
평범한 플라이로 보였던 이 타구는 둥실둥실 110m를 날아가 우측 펜스를 넘어갔다.
삼성라이온즈파크라서 홈런이 되는 타구였다.
최원태로선 억울할 법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홈런이 잘 나오는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는 최대한 뜬공을 억제해야 하는 투구를 해야했지만, 뜬공을 맞은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었다.
염경엽 감독의 인내심에는 바닥이 났다.
5-1로 뒤진 상황에서 곧바로 유영찬을 올리며 최원태의 투구는 그대로 끝났다.
이날 최원태의 투구수는 50개에 불과했다.
팀 필승조 불펜들의 과부하가 심한 상황에서 100개 가까운 공을 던지며 최대한 이닝을 끌어줘야 했지만, 이날도 최원태는 3이닝만을 소화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최고 구속 147km의 직구는 12개만 던지고 커터와 커브 각 11개, 투심 9개, 체인지업 7개 등 변형 직구와 변화구를 섞어 삼성 타선을 막아보려 했지만, 가을만 되면 약해지는 최원태에겐 그럴 힘이 없었다.
최원태는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획득한다.
건강하기만 하다면 정규시즌에서 10승 이상과 3~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수 있는 최원태는 선발진 강화를 원하는 구단들에겐 구미가 당기는 FA 자원이다.
그러나 최원태는 가을만 되면 약해지는 남자다.
지난해까지 통산 포스트시즌에서의 성적이 15경기 1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1.17이다.
정규시즌 통산 평균자책점 4.36(78승58패)보다 수직상승한다.
이번 가을엔 그런 면모를 지워내야 했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 각각 1경기씩 등판해 5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구단들 입장에선 가을만 되면 약해지는 최원태에게 지갑을 꺼내기 영 마뜩찮을 수 있다.
최원태가 명예회복을 하기 위해선 LG가 플레이오프를 5차전으로 끌고가야만 한다.
염경엽 감독은 2차전 디트릭 엔스, 3차전 손주영, 4차전 임찬규로 일찌감치 선발투수들을 예고했다.
5차전까지 가야만 최원태에 선발 등판 기회가 돌아온다.
1패를 안고 시작하는 LG가 4차전까지 내리 세 경기를 이겨내는 최상의 시나리오도 있지만, 2승2패로 맞서는 상황이 온다면 그때도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 선발 카드를 선뜻 내밀 수 있을까.
물론 염경엽 감독은 5차전이 온다면 다시 한 번 최원태 카드를 내밀 것을 시사하긴 했다.
경기 뒤 인터뷰에서 “오늘 (이)지강이를 등판시킨 것은 5차전 선발 카드로 괜찮을까 시험한 것이었다.
그런데 원태가 더 낫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과연 최원태의 이번 가을은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 어쩌면 그의 가을은 13일 경기가 마지막일수도 있다.
대구=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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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해 농사의 성패는 가을에 달렸기에 가을에 잘 하면 더욱 가중치가 붙게 되는 게 야구다.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하는 그이기에 이번 가을야구에서 맹활약할 경우 자신에게 붙은 의문부호를 지워냄과 동시에 몸값 폭등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쩐지 이번 가을야구를 통해 몸값 폭등은커녕 몸값 하락을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를 듯 하다.
LG의 우완 선발 최원태(27) 얘기다.
지난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LG 선발 최원태가 4회초 무사 상황에서 강판되고 있다. 뉴스1 |
어쩌면 이대로 명예회복할 기회도 없이 최원태의 가을야구는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했다.
최원태는 지난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차전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는 혈투를 치르고 올라온 탓에 염경엽 감독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최원태는 지난 8일 KT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2.2이닝 5피안타 1볼넷을 내주며 3실점(2자책)으로 일찌감치 마운드를 떠났다.
선발요원이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롱맨 역할을 맡은 손주영이 최원태에 이어 등판해 5.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LG가 6-5 승리를 거뒀기에망정이지 패했다면 최원태가 패배의 원흉이 될뻔한 부진한 투구였다.
삼성 구자욱에게 3점 홈런은 맞은 LG 트윈스 선발투수 최원태가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는 좋을 때와 나쁠 때의 기복이 있는 투수다.
그래도 삼성전에는 정규시즌에 잘 던졌다.
오늘 긁히는 날이길 바라고 있는데, 다른 팀 상대할 때보다는 삼성전에 긁힐 확률이 더 높다고 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원태는 정규시즌에 삼성을 상대로 2경기에 등판해 10.1이닝을 소화하며 1승 평균자책점 0.84의 짠물 피칭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최원태를 향한 염경엽 감독의 바람은 이번에도 헛된 기대에 불과했다.
1회부터 점수를 내주고 시작했다.
첫 타자 김지찬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기분 좋게 출발하는 듯 했으나 윤정빈에게 2루타, 구자욱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1사 1,3루 위기에 놓였고, 르윈 디아즈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3회말 무사 1,3루 상황 삼성 3번타자 구자욱이 LG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우중간 담장 넘어가는 3점홈런을 치고 있다. 뉴스1 |
3회말 무사 1,3루 상황 삼성 3번타자 구자욱이 LG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3점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뉴스1 |
선두타자 김지찬과 윤정빈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에 몰린 최원태는 삼성 타선의 간판인 구자욱을 상대했다.
삼진이나 병살타로 위기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볼카운트 1B-1S에서 던진 138km짜리 컷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밋밋하게 들어갔다.
9월 이후 무려 0.500의 타율에 9홈런을 몰아친 구자욱이 이를 놓칠 리 없었다.
자연스럽게 걷어올렸고, 이는 맞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큰 타구로 연결됐다.
순식간에 전광판의 점수는 1-0에서 4-0으로 크게 벌어졌다.
선두타자 김영웅을 상대로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체인지업이 바깥쪽으로 잘 들어갔지만, 김영웅은 이를 크게 퍼올렸다.
발사각도 43도였다.
평범한 플라이로 보였던 이 타구는 둥실둥실 110m를 날아가 우측 펜스를 넘어갔다.
삼성라이온즈파크라서 홈런이 되는 타구였다.
최원태로선 억울할 법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홈런이 잘 나오는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는 최대한 뜬공을 억제해야 하는 투구를 해야했지만, 뜬공을 맞은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었다.
염경엽 감독의 인내심에는 바닥이 났다.
5-1로 뒤진 상황에서 곧바로 유영찬을 올리며 최원태의 투구는 그대로 끝났다.
이날 최원태의 투구수는 50개에 불과했다.
팀 필승조 불펜들의 과부하가 심한 상황에서 100개 가까운 공을 던지며 최대한 이닝을 끌어줘야 했지만, 이날도 최원태는 3이닝만을 소화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최고 구속 147km의 직구는 12개만 던지고 커터와 커브 각 11개, 투심 9개, 체인지업 7개 등 변형 직구와 변화구를 섞어 삼성 타선을 막아보려 했지만, 가을만 되면 약해지는 최원태에겐 그럴 힘이 없었다.
LG 트윈스 선발투수 최원태가 이닝을 마친 후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건강하기만 하다면 정규시즌에서 10승 이상과 3~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수 있는 최원태는 선발진 강화를 원하는 구단들에겐 구미가 당기는 FA 자원이다.
그러나 최원태는 가을만 되면 약해지는 남자다.
지난해까지 통산 포스트시즌에서의 성적이 15경기 1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1.17이다.
정규시즌 통산 평균자책점 4.36(78승58패)보다 수직상승한다.
이번 가을엔 그런 면모를 지워내야 했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 각각 1경기씩 등판해 5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구단들 입장에선 가을만 되면 약해지는 최원태에게 지갑을 꺼내기 영 마뜩찮을 수 있다.
최원태가 명예회복을 하기 위해선 LG가 플레이오프를 5차전으로 끌고가야만 한다.
염경엽 감독은 2차전 디트릭 엔스, 3차전 손주영, 4차전 임찬규로 일찌감치 선발투수들을 예고했다.
5차전까지 가야만 최원태에 선발 등판 기회가 돌아온다.
1패를 안고 시작하는 LG가 4차전까지 내리 세 경기를 이겨내는 최상의 시나리오도 있지만, 2승2패로 맞서는 상황이 온다면 그때도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 선발 카드를 선뜻 내밀 수 있을까.
LG 트윈스 선발투수 최원태가 이닝을 마친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
경기 뒤 인터뷰에서 “오늘 (이)지강이를 등판시킨 것은 5차전 선발 카드로 괜찮을까 시험한 것이었다.
그런데 원태가 더 낫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과연 최원태의 이번 가을은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 어쩌면 그의 가을은 13일 경기가 마지막일수도 있다.
대구=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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