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심리적해임 #자질문제… 무엇을 위한 ‘홍명보 흔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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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이 요르단, 이라크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2연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홍 감독이 경기 전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스포츠월드DB |
한국 축구가 주변인의 발언으로 더 흔들리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요르단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 원정 경기에 나선다.
경기 직후 귀국해 15일에는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의 4차전 홈 경기를 치른다.
두 경기 모두 중요하다.
현재 대표팀은 이번에 격돌하는 요르단, 이라크와 승점 4(1승1무) 동률을 이루고 있다.
요르단과 한국은 골득실까지 동률(+2), 이에 다득점에서 앞선 요르단(4골)이 1위, 한국(3골) 2위다.
이번 2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 변동이 클 수 있다.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인 만큼 최대한 승점을 쌓아야 한다.
산 너머 산이다.
손흥민(토트넘)의 부상 결장은 뼈아프다.
손흥민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번 일정에서 소집 제외됐다.
회복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해결사, 정신적 지주의 부재는 경기력뿐만 아니라 전체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뉴시스 |
이 부분은 크게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이미 문체부 감사 중간 발표를 통해 “절차적 하자는 있다.
그러나 홍 감독과의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축구계 주변인이 오히려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마음은 알겠지만, 중요한 일전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사령탑을 흔드는 것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이천수는 자신의 유투브 채널을 통해 요르단-이라크 2연패를 당한다면 무조건 감독이 바뀔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천수는 “지금 상황에서 2패를 하면 명분이 없다.
2경기 지는 건 자질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도자 경력도 없는 이천수가 월드컵 사령탑과 K리그 정상을 경험한 감독에게 자질을 운운하는 것이 올바른 평가일까.
더 큰 문제는 이천수의 발언은 당연한 얘기다.
세계 최고의 명장이 오더라도 아시아 3차 예선에서 2연패를 당하면 경질 사유가 된다.
실제 한국 축구는 최근 5개 대회, 18년 동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연패를 당한 역사가 없다.
가장 최근인 2022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전체 1패(7승2무)만 기록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는 최종예선 중 가장 많은 3패(4승3무)를 기록하긴 했지만, 연패는 없었다.
2014 브라질(4승2무2패), 2010 남아공(4승4무), 2006 독일월드컵(3승1무2패)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이천수는 이 당연한 얘기를 홍 감독의 역량을 운운하며 명분, 자질 등의 자극적인 단어를 활용해 발언했다.
국가대표 출신다운 품격이 필요하다.
박문성 해설위원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홍 감독을 두고 ‘심리적 해임’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단어를 사용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정쟁의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심리적 탄핵’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심리적 해임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정치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심리적 탄핵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위험하다고 진단한다.
탄핵은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되는 행위를 했을 때 사용한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표현하고자 한다면 ‘심리적 정권교체’ 또는 ‘국민 신뢰도 최저’라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탄핵이라는 단어로 여론을 등에 없고 선동하지 말라는 경고다.
박 위원도 마찬가지다.
특정 단어가 선동의 도구로 활용되선 안된다.
물론 홍 감독 역시 축구팬, 나아가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다.
홍 감독 역시 “내가 극복해야할 사안”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해임이라는 단어는 함부로 사용해선 안된다.
엄밀히 말하자면, 홍 감독 입장에서는 협회의 제안을 받아드렸을 뿐이다.
잘못이 있다면, 국가대표 감독을 ‘하지 않겠다’에서 ‘하겠다’로 바꾼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잡음을 만든 협회에 있다.
문체부 발표에서도 드러났다.
그런데 박 위원은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뜻도 정확하지 않은 심리적 해임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그저 선동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경기를 앞둔 선수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번 요르단, 이라크전에서는 부상으로 제외됐지만,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이미 결정된 가운데 저희가 바꿀 수는 없는 부분이다.
어렵지만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강인(PSG) 역시 “우리 선수들은 100% 감독을 믿고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이 시점에서 논란을 키우는 것은 분명 좋은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다.
홍 감독을 옹호하자는 것이 아니다.
홍 감독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근거와 명분이 있어야 한다.
문체부 감사에서도 이를 밝혀내지 못했다.
한국 축구는 모두가 알다시피 위기에 몰렸다.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는 모두가 같은 마음이다.
자극적이고, 여론을 선동 수 있는 발언은 분명 조심해야 한다.
특히나 경기를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지혜로운 비판이 필요하다.
권영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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