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가을 남자’ 손동현이 꿈꾸는 마법… “KT 16부작 드라마, 아직 안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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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손동현(오른쪽)이 투구를 마치고 밝게 미소 짓고 있다.
사진=KT위즈 제공

“우리 팀이 가을 기운이 좋습니다.


언더독의 반란, 스포츠 팬이라면 누구나 가슴 뜨거워지는 문구다.
KBO리그 포스트시즌(PS)에 그 마법을 부리려는 이들이 있다.
바로 역대 최초 와일드카드(WC) 결정전 업셋을 일군 KT다.
이어 도착한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서도 LG를 압박한다.
원정 1승1패를 거두고 안방 수원으로 향해 3, 4차전을 치른다.

가을을 맞아 뜨거워지는 우완 불펜 손동현이 낭만적인 여정에 기름을 부으려 한다.
PS만 되면 유독 빛나는 그다.
정규시즌 42경기 1승 2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32(47⅓이닝 28자책점)에 그쳤지만, 가을의 시작이 심상치 않다.

두산과의 WC 결정전 1차전 그리고 준PO 1차전에서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준PO 2차전은 아웃카운트 1개를 챙기는 동안 2실점(비자책) 하며 흔들렸지만, 현재 구위라면 필승조 역할은 변하지 않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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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손동현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T위즈 제공

지난해의 좋은 PS 기억이 그대로 넘어왔다.
플레이오프 5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7이닝 무실점), 한국시리즈 4경기 1승1홀드 평균자책점 4.91(3⅔이닝 2실점)을 남기며 ‘가을 DNA’를 뽐냈다.

그는 “제가 잘하고 있다기보다는, 우리 팀이 가을에 기운이 좀 좋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운이 따른다”며 “투수들은 상대가 잘 때린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고, 타자들은 빗맞은 타구도 빈 곳으로 가 안타가 된다.
다 팀 기운이 좋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고 겸손하게 손사래를 쳤다.

2차전을 내줬지만, 실제로 KT의 기세는 1패로 꺾이기엔 아직 강하다.
손동현이 WC 2차전을 앞둔 당시 “선수단 버스에서 계속 형들에게 ‘이대로 질 수는 없다.
하늘에서도 이건 지게 만들 수 없다’고 했다”며 “여기서 탈락하면 드라마 작가도 욕먹지 않겠나”라고 웃을 정도.

평소 드라마를 즐겨보기에 할 수 있던 멘트였다.
그리고 준PO 기간에도 여전히 그는 ‘KT 드라마’에 진심이다.
“작품 하나가 끝나려면 보통 16부작 정도 한다.
타이브레이커부터 한국시리즈까지 거의 그정도 승리(12승)가 필요하다.
(우리 드라마는) 아직 안 끝났다”고 눈을 번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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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손동현이 피칭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을야구의 발화점이 돼준 시즌 막판 3연승과 타이브레이커 승리까지 더하면 정말 16승짜리 드라마라고 부를 만한 얼개도 갖춰진다.
쉽지 않겠지만, 기적을 꿈꿔보는 배경이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바탕이 된다.
그는 “투수라면 항상 자신감을 갖고 던져야 한다.
안 좋을 때도 그렇게 마운드에 오르려 한다”며 남은 시리즈에서 선전을 다짐하는 중이다.

든든한 에너지원, 팬들의 존재도 큰 힘이다.
그는 “원정 숙소에서는 (소)형준이랑 룸메이트다.
나와 스타일이 다른 투수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배우는데, 요즘 방에서 같이 우리 팬들의 응원 직캠 영상을 많이 본다”며 “우리 팬들이 진짜 많이 늘었다는 대화를 했다.
정말 팬분들께 감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승리로 보답할 일만 남았다.
그는 “정규시즌 때 부상으로 두 달 정도 빠졌다.
그동안 중간투수 형들이 고생했고, 피로감을 느꼈을 거다.
PS에서는 내가 그 몫을 대신하겠다”는 당찬 각오로 필승 의지를 다졌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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