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7년, 6년 연속으로 가을야구 초대장에 롯데와 한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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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와 한화가 올 시즌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각각 2017년과 2018년 정규리그 3위에 오르며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아든 이후엔 7년 연속, 6년 연속으로 가을엔 다른 팀들의 잔치만 지켜보는 신세다.
다만 유망주들이 눈에 띄게 성장해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만큼 내년엔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게 한 것은 고무적인 요소다.
지난 24일 롯데는 수원에서 KT에 1-5로 패하고, 한화는 키움에 4-5로 패하면서 같은 날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24일 기준 0.5경기 차로 롯데(63승4무72패)가 7위, 한화(64승2무74패)가 8위에 위치해 있다.
잔여경기를 모두 이기고, 5위 KT(70승2무70패)가 남은 2경기를 모두 패하더라도 순위를 뒤집을 순 없다.
두 팀의 현실적인 최선의 목표는 7위다.
한화는 시즌 전만 해도 강력한 5강 후보로 거론됐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베테랑 내야수 안치홍을 영입해 타선을 보강했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이 13년 만에 KBO리그로 컴백해 투타에 걸쳐 전력이 크게 업그레이드됐다.
개막 10경기에 8승2패로 쾌조의 출발을 보이며 시즌 초반만 해도 그 기대가 현실화되는 듯 했다.
이번엔 진짜 달라지나 싶었지만, 일장춘몽(一場春夢)이었다.
4월을 6승17패로 마치면서 곧바로 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다.
돌아온 류현진은 시즌 초반 난조를 보이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외국인 투수들은 부상과 부진을 거듭했다.
불펜마저 흔들려 역전패가 빈번했다.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두산과 NC에서만 가을야구 10회 진출을 이뤄낸 ‘승부사’ 김경문 감독이었다.
6년 만에 KBO리그 무대에 복귀한 김 감독 부임 후 선수단 전체가 달라질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7월말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시작한 한화는 9월초까지만 해도 5위 KT에 1경기 차이로 따라붙으며 가을야구의 희망을 이어갔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롯데도 시즌 전 희망에 부풀었다.
두산 감독 재임 시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3회 우승을 일궈낸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데려와 사령탑으로 앉혔기 때문. 올 시즌엔 다를 것이라는 기대 속에 시작했지만, 투타 엇박자가 심각했다.
지난해 선발 투수로의 가능성을 보인 나균안은 부진도 모자라 경기 전날 음주를 하다 징계를 받는 등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선발진이 흔들린 가운데 불펜도 리그 최다인 26개의 블론 세이브를 저질러 역전패도 많았다.
아울러 팀 수비 실책 122개로 KIA(141개)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을 정도로 수비도 허술했다.
그나마 팀 타율 2위(0.283)에 오른 타선은 리그 평균 이상의 생산력을 보여줬지만, 마운드와 수비 불안으로 지키는 야구가 되지 않다보니 일정한 경기력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5월말까지만 해도 꼴찌였다가 6월 월간 순위 1위(14승9패)로 상승세, 7월 월간 순위 최하위(6승14패)로 하락세, 8월에 다시 월간 순위 2위(14승8패)로 반등까지, 월간 성적이 매달 롤러코스터를 탄 것이 좋은 예다.
두 팀 모두 가을야구는 좌절됐지만, 내년을 위한 희망은 발견했다.
류현진이 토종 투수 중 평균자책점 3위, 전체 8위(3.87)를 기록하며 변치 않는 클래스를 입증한 가운데,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도 후반기 들어 몸 상태가 회복되며 에이스급 투구를 보여줬다.
지난해 전체 1순위 신인 출신 우완 김서현도 성장통을 딛고 후반기에 필승조의 일원으로 성장했다.
올해 1순위 좌완 황준서도 경험을 쌓았고, 고교 최고의 강속구 투수인 전주고 출신의 정우주도 전체 2순위로 지명 받아 내년부터 팀 마운드의 깊이를 더할 예정이다.
류현진과 젊은 투수들이 조화를 이루고, 수준급 외국인 투수들을 데려오게 되면 투수진은 여느 팀에 뒤지지 않을 수 있다.
나승엽(1루수), 고승민(2루수), 윤동희, 황성빈(이상 외야수) 등 자체 생산 선수들이 타선의 주축으로 성장한 가운데 LG에서 트레이드해온 3루수 손호영도 중심타자로 자리 잡았다.
투수진의 반등만 이뤄내면 곧바로 5강 후보로 도약할 수 있는 롯데다.
사령탑들이 누구보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라는 점도 더욱 희망을 갖게 하는 요소다.
올 시즌 도중 부임한 김경문 감독은 올겨울부터 본격적으로 한화 야구에 자신의 색깔을 입힐 예정이다.
올해 한해 동안 롯데를 지휘하며 선수단 면면을 속속들이 파악한 김태형 감독의 우승 청부사다운 면모도 내년부터 발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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