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VO컵 개막] '남자부 토종 감독' 김상우·권영민, 외인 감독 득세 속 활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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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탈리아 남자슈퍼매치에서 팀 코보를 이끌고 이탈리아의 베로 발리 몬차와 맞붙은 김상우 감독이 미소를 띠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토종 감독의 자존심을 지켜라.’
올 시즌을 앞두고 V리그 남자부 3팀의 사령탑이 교체됐다.
모두 외국인 감독을 선택했다.
기존 구단까지 더해 남자부 7개 팀 중 절반 이상인 5개 구단의 지휘봉을 외국인 지도자가 맡는다.
국내 프로리그 가운데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도 단단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토종’ 감독들이 있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정규리그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KOVO컵에서 자존심을 걸고 외국인 감독들과 진검승부를 벌인다.
◆명가 재건을 꿈꾼다
삼성화재는 V리그 남자부 ‘전통의 명가’다.
프로 원년 우승을 비롯해 역대 최다인 8회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진행형은 아니다.
2013~2014시즌 마지막 우승 이후 중위권을 겨우 유지했다.
2018~2019시즌(2019~2020시즌 조기 종료)부터는 플레이오프 진출도 번번이 실패하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2022년 삼성화재는 구단의 레전드를 사령탑으로 세웠다.
김상우 감독은 1995년 삼성화재 배구단에 입단해 2007년까지 선수생활을 했다.
총 9회 우승(아마추어 8회, 프로 1회)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선수 시절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였다.
삼성화재 감독 부임 첫 시즌은 11승25패(승점 36) 최하위에 머무르며 자존심을 구겼다.
2년 차인 2023~2024시즌 3라운드까지 선두 싸움을 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4라운드부턴 하락세를 타 봄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아쉬운 시즌이었다.
그럼에도 구단은 김상우 감독을 믿었다.
정규리그 후반을 달리던 올해 2월, 3년 재계약을 발표했다.
성공적 체질 개선과 리빌딩의 공로를 인정한 결과다.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
새로 합류한 아웃사이드 히터 블라니미르 그라즈다노프(불가리아)와 노재욱, 김정호, 신인왕 출신 김준우의 호흡이 관건이다.
백업 선수들의 성장도 김 감독이 강조한 부분 중 하나다.
◆도약을 위해 선택한 변화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이 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권영민 감독은 2022년 장병철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았다.
선수 시절 한국 남자배구를 대표하는 명세터로 이름을 날렸다.
2018년 한국전력에서 은퇴한 후 코치로 활동하다 감독으로 부임했다.
2022~2023시즌 정규리그 4위에 올라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과 구단 사상 첫 플레이오프 승리라는 구단 역사를 새겼다.
다만 지난 시즌에는 봄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권 감독 체제에서 지금까지 달려온 한국전력의 행보는 이전과 확실히 달랐다.
이에 구단도 지난 4월 재계약을 결정했다.
권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변화를 선택했다.
박철우, 공재학이 은퇴했고 지난 시즌 주전 세터 하승우는 입대했다.
권 감독은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서 새얼굴 야마토 나카토를 뽑아 세터 자리를 채웠다.
외국인 선수 역시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와 새출발한다.
미들 블로커 신영석이 주장을 맡는다.
신영석과 함께 건재한 서재덕이 변화에 안정감을 불어넣는다.
권 감독은 도약을 위해 변화를 택한 결과를 컵대회에서 증명해야 한다.
외국인 감독이 즐비한 리그에서 권 감독은 토종 지도자의 자존심을 지키기에 나선다.
최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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