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계신 아버지, 메달 선물을…” 육상 전설 전민재, 끝내 고개 떨구고 울었다 [파리2024]

작성자 정보

  • 토토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4,671 조회
  • 0 추천
  • 0 비추천
  • 목록

본문

17255041095501.jpg

[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아버지가 하늘에서 보고 계실 텐데…”

‘장애인 육성 전설’ 전민재(47·전북장애인육상연맹)가 울었다.
환하게 웃으며 경기장에 등장했고,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렸다.
다 끝난 후 아버지를 떠올렸다.
메달을 선물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전민재는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육상 여자 100m(스포츠 등급 T36) 결선에서 14초95에 결승선을 통과해 7위를 기록했다.

자기보다 20살 어린 선수들과 경쟁했다.
메달까지 땄으면 좋았겠지만, 현실은 현실대로 녹록지 않았다.

17255041099945.jpg

경기를 마친 후 전민재를 만났다.
경기장 밖 바닥에 앉은 전민재는 취재진 앞에서 편지를 빼곡히 적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엄지발가락으로 재생 버튼을 눌렀다.

다섯 살 때 원인 모를 뇌염으로 뇌병변 장애를 얻었다.
단어를 발음하거나 글씨를 쓰기 힘든 상태다.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소통하고 있다.

전민재는 스마트폰에 쓴 편지를 음성으로 변환해 취재진에게 들려주다 연신 눈물을 훔쳤다.
특히 4월 눈을 감은 아버지 이야기를 담은 구간에서는 고개를 떨구고 울었다.

17255041103832.jpg

전민재는 “자나 깨나 항상 내 걱정과 ‘우리 (전)민재 최고’를 외치며 응원해 주시던 아버지가 지금은 곁에 안 계시고 하늘에서 보고 계실 텐데, 아버지께 메달을 선물로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패릴림픽이 될 것 같아서 메달을 꼭 따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보답해드리고 싶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2008년 베이징대회부터 5회 연속 패럴림픽 출전으로 장애인 육상을 이끌었다.
지난해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를 마치고 은퇴를 고민했다가 주변에서 그를 설득해 파리까지만 뛰리라 결심했다.

17255041115291.jpg

전민재는 선수 생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레이스에서 후회 없는 역주를 펼쳐 보이고 싶었다.
비록 순위는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전민재는 한 번 더 도전하겠다고 결심했다.

전민재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전민재는 딱 2026 나고야·아이치 장애인아시안경기대회까지 하려고 한다”며 “그때가 정말 마지막이다.
트랙에서 메달을 딸 수 있는 선수가 전민재라서다.
그래서 은퇴하지 않으려고 한다.
딱 그때가 마지막이다.
그때까지 전민재 선수 기억해 주시라”고 말했다.

172550411288.jpg

또 “올해는 생활보조가 들어올 수 없어서 훈련하는 데 불편함이 많다.
몇 년 동안 엄마가 생활보조로 들어오셔서 제 옆에서 손발이 돼 챙겨주셔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는데, 엄마가 없으니 여러모로 불편한 게 많아서 운동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았다”고 밝혔다.

장성준 대표팀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가 많다 보니 예산 부분이 있었다”며 “우리 지도자들이 최선을 다해 선수에게 필요한 부분을 케어했지만, 어떤 도움도 가족만큼 편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17255041144979.jpg

전민재는 또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 대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훈련했다.
마음속으로 매일 ‘나는 할 수 있다’를 되뇌며 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록이 안 나올 때면 ‘이제 선수 생활은 그만해야 할까’라는 고민과 슬럼프에 빠진다.
기록이 잘 나오면 ‘열심히 하니 내가 연습한 만큼 좋은 기록으로 보상받는구나’ 한다.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7255041151893.jpg

이날 전민재는 다시 한번 가능성을 보여줬다.
예선에서는 14초69를 기록해 2019년 두바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운 개인 최고 기록 14초68에 몹시 근접했다.

전민재는 “전민재를 응원해 주신 모든 분,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 원반월 교회 목사님과 사모님, 친한 우리 잘생긴 이윤오 감독님, 전북체육회 직원분들, 류한의원 원장님, 국가대표 장성준 감독님, 국가대표 이수진 코치님께 감사의 말씀 전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스포츠서울(www.sportsseoul.com)에 있으며, 토토힐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관련자료

  • 서명
    토토힐 운영자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5,304 / 159 페이지
  • 팔레스타인의 '거친 태클'에 고군분투하는 손흥민 [TF…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9.05 조회 13065 추천 0 비추천 0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전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팔레스타인 선수가 …

  • [SW포토]손흥민,'아쉬운 무승부'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9.05 조회 13940 추천 0 비추천 0

    한국축구대표팀 손흥민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3차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무승부로 마친 뒤 아쉬워하고 …

  • 황희찬 '황소 드리블' [포토]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9.05 조회 14134 추천 0 비추천 0

    [더팩트ㅣ서울월드컵경기장=박헌우 기자]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전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

  • [SW포토]태클 피하는 이재성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9.05 조회 13169 추천 0 비추천 0

    한국축구대표팀 이재성(왼쪽)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3차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상대와 볼을 다투고 있…

  • [SW포토]패스할 곳 찾는 이강인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9.05 조회 13149 추천 0 비추천 0

    한국축구대표팀 이강인(오른쪽)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3차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상대와 볼을 다투고 …

  • [스포츠 브리핑] MLB 컵스, 52년 만에 안방서 ‘…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9.05 조회 13501 추천 0 비추천 0

    MLB 컵스, 52년 만에 안방서 ‘팀 노히터’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가 52년 만에 홈 구장인 리글리 필드에서 노히터를 달성했다. 컵스는…

  • [포토] 측구협회 비판하는 플랜카드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9.05 조회 13587 추천 0 비추천 0

    한국응원단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 경기에서 축구협회를 비판하는 플랜카드를 펼쳐보이고 있다.…

  • 김민재의 파트너는 ‘베테랑’ 김영권...황문기는 국가대…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9.05 조회 14204 추천 0 비추천 0

    축구 대표팀 김민재(왼쪽)가 홍명보 감독의 지시를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명보호가 닻을 올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5일 서…

  • 김단비 부진, 3연승 우리은행 토요타에 첫 패…토요타 …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9.05 조회 14063 추천 0 비추천 0

    [스포츠서울 | 아산=이웅희 기자] 우리은행이 박신자컵 2연패를 노리는 토요타에 발목을 잡혔다.우리은행은 4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

  • 엄재웅 7언더파 ‘버디쇼’…"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9.05 조회 13934 추천 0 비추천 0

    엄재웅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2승을 거둔 선수다.2009년 정규투어에 데뷔해 2018년 휴온스 셀리브리티 프로암에서 생애 첫 우승을 …

  • 눈물없이 볼 수 없다···감동 스토리 쏟아지는 패럴림픽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9.05 조회 14313 추천 0 비추천 0

    주정훈이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태권도 K44 남자 88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

  • 하나 꺾은 신한 구나단 감독 “박신자컵 시행착오, 시즌…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9.05 조회 14179 추천 0 비추천 0

    [스포츠서울 | 아산=이웅희 기자] 신한은행이 접전 끝에 하나은행을 꺾었다.신한은행은 4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4 우리은행 박신자컵…

  • 최이샘 더블더블 신한은행, 하나은행 꺾고 유종의 미 […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9.05 조회 13735 추천 0 비추천 0

    [스포츠서울 | 아산=이웅희 기자] 신한은행이 더블더블을 기록한 최이샘을 앞세워 하나은행을 꺾고 박신자컵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신한은행은 4일…

  • 우래기 '푸바오' 주연 영화개봉…첫날 박스오피스 1위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9.05 조회 16253 추천 0 비추천 0

    영원한 아기 판다 푸바오가 영화배우로 데뷔하자마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라 화제다.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는 콘텐츠 제작사 에이컴즈와 공동 제…

  • “구속 160.1㎞? 더 늘릴 수 있지만”…한화 문동주…
    등록자 토토힐
    등록일 09.05 조회 14813 추천 0 비추천 0

    [스포츠서울 | 광주=황혜정 기자] “구속은 지금보다 시속 2~3㎞ 더 늘릴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것보단….”‘대전왕자’ 한화 문동주(21)의…

  • 보증업체
  • 이벤트
  • 꽁머니교환
  • 로그인
토토힐 이벤트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