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때 수행평가로 접한 사격, 8년 뒤 양지인을 올림픽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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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의 하늘중학교 1학년이었던 지난 2016년, 한 소녀는 수행평가로 사격을 경험했다.
우연한 계기로 접한 사격은 그 소녀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수행평가를 위해 처음 총을 잡은 후 8년이 지났고, 그 소녀는 올림픽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서서 태극기를 바라보며 애국가를 들을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사수’로 성장했다.
사격 여자 25m 권총의 양지인(21·한국체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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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양지인은 3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25m 권총 결선에서 슛오프 접전 끝에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선수단의 이번 올림픽 여덟 번째 금메달. 사격으로만 따지면 여자 공기권총 10m의 오예진(IBK기업은행), 여자 공기소총 10m의 반효진(대구체고)에 이은 세 번째 금메달이다.
사격 대표팀은 여자 공기권총 은메달 김예지(임실군청), 공기소총 혼성 은메달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까지 합쳐 이번 올림픽에서만 5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이는 사격 대표팀의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인 2012 런던(금메달 3개, 은메달 3개)과 타이 기록이다.

25m 권총은 올림픽에서 여자 선수만 치르는 종목으로, 본선은 완사와 급사 경기를 치른 뒤 점수를 합산해 상위 8명만 결선에 오른다.
양지인은 전날 열린 본선에서 완사와 급사 합계 586점으로 6위에 올라 결선행 티켓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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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25m 권총 결선은 오로지 급사로만 치러진다.
10.2점 이상을 쏴야만 1점이 올라가고, 10.2점 미만일 경우 표적을 놓친 것으로보고 0점 처리된다.
8명의 선수는 일제히 한 시리즈에 5발씩 총 3시리즈 15발을 사격하고, 이후 한 시리즈마다 최하위가 탈락한다.

양지인은 첫 번째 시리즈에서 세 발을 맞히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시리즈 모두 10발을 모두 명중해 선두로 나섰다.
4번째 시리즈는 첫발을 3초 이내에 쏘지 못해 놓쳤으나 이후 4발은 모두 표적에 명중했다.
5시리즈에서 두 발을 놓친 양지인은 베로니카 마요르(헝가리)에게 1점 차로 추격을 허용했다.

이어 6시리즈에서는 4발에 적중했고, 마요르가 2발 적중에 그쳐 두 선수의 격차는 3점으로 벌어졌다.
대신 마누 바커(인도)가 2점 차로 간격을 유지하고 따라붙었다.
7시리즈를 마쳤을 때 양지인은 27점, 바커와 카밀 예드제예스키(프랑스)는 각각 26점으로 접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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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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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CNTS 사격장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25m 권총 결선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두 손을 들고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샤토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마지막 두 번의 시리즈를 남겼을 때 양지인이 30점, 예드제예스키가 29점, 마요르가 28점으로 메달을 확보했다.
동메달을 가리기 위한 9시리즈에서 양지인은 2발을 놓쳤고, 예드제예스키가 4발을 맞혀 둘은 33점으로 금메달을 결정하기 위한 최종 시리즈에 돌입했다.
마요르는 31점으로 동메달을 확정했다.

10시리즈에서 두 선수는 일제히 4발을 맞혀 37점 동점으로 금메달을 가리기 위한 슛오프에 들어갔다.
슛오프에서 양지인은 침착하게 4발을 맞혀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고, 예드제예스키는 1발에 그쳐 은메달을 가져갔다.

사격 대표팀 내에서 기복없고, 대담하며 쿨한 성격으로 유명한 양지인에게도 생애 첫 올림픽 무대는 긴장되고 떨렸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믹스트존에 들어선 양지인은 “너무 긴장해서 경기장 나오는 데 속이 안 좋더라. 심장이 너무 떨려서 ‘이게 올림픽이구나’ 이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복없고 대담한 성격은 슛오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양지인은 “슛오프 가서 엄청 마음이 흔들렸지만, 그래도 할 건 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열심히 훈련했으니까 그게 헛되지 않도록 했다”면서 “슛오프 도중에는 상대가 한 발씩 쏘는 결과가 저절로 눈이 가더라. ‘제발 한 발만 (놓쳐라)’ 이런 마음으로 경기를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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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대표 양지인이 3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CNTS사격장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25m 권총 결선에 출전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샤토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프랑스 관중들은 양지인과 예드제예스키가 슛오프에 돌입하자 예드제예스키에게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다.
양지인은 “본선 때도 제 바로 뒤가 프랑스 선수였다.
점수가 어떻게 나오든 관중들이 환호하더라. 그래서 결선도 똑같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응원받는 친구는 저보다 두 배로 떨릴 테니까 저만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긴장감으로 짓눌리던 와중에도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 금메달을 목에 건 양지인은 시상식에서 울려 퍼지는 애국가를 듣고 모든 보상을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파리 (올림픽)에 태극기를 올려서 정말 기쁘다.
솔직히 부담 많이 됐는데, 태극기가 올라가니까 싹 씻겨 내려가더라”며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내서 행복하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금메달을 발판 삼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도 열심히 도전하겠다.
이곳이 저의 시작이라고 봐달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양지인은 이번 대회 사격이 파리가 아닌 샤토루에서 경기가 펼쳐진 게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파리를 즐기지 못해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양지인은 “샤토루에서 저만 행복하면됐다.
그래도 파리에 가면 예쁜 것도 사고, 구경도 하고 싶다.
그동안 열심히 훈련했으니까 조금은 내려놓고 둘러보고 올라가야겠다”며 웃었다.
파리=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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