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전설이 된 오상욱, 한국 첫 금메달 선물하고 그랜드슬램까지…뉴 어벤저스와 2관왕까지 노린다

[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이제 그를 ‘전설’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펜싱 사브르 간판 오상욱(28·대전시청)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프랑스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를 15-11로 이기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오상욱은 한국의 첫 금메달을 따냈다.
사격 공기소총 10ｍ 혼성 경기에서 박하준(KT), 금지현(경기도청)이 은메달, 수영 남자 400ｍ 자유형 김우민(강원도청)이 동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오상욱이 파리에서 처음으로 포디움에 서 애국가를 불렸다.
역대급 메달 기근이 예상되는 가운데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14년 전 같은 장소에서 한국, 그리고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원우영 코치가 그랬던 것처럼, 오상욱은 포효했다.

압도적 우승이었다.
오상욱은 32강전에서 에반 지로(니제르)를 15-8, 16강전에서 알리 파크다만(이란)을 15-10으로 제압했다.
8강전에선 파레스 아르파(캐나다)를 15-13으로 따돌리고 메달에 가까워졌다.
준결승에서는 도쿄올림픽 개인전 은메달리스트 사멜레(이탈리아)를 15-5로 격파하며 결승에 안착했다.
결승에서도 압도적 실력으로 포디움 맨 위에 섰다.

오상욱은 이날 금메달을 통해 오상욱은 개인 그랜드슬램에도 성공했다.
그랜드슬램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을 석권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상욱은 2019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19 지바, 2024 쿠웨이트시티 아시아선수권에서 개인전 정상에 섰다.

192㎝의 장신에 잘생긴 외모로 한국 펜싱의 간판 역할을 했던 오상욱은 할 수 있는 모든 대회에서 정상에 서며 한국 펜싱의 전설이 됐다.
사브르 개인전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게다가 이날 열린 펜싱 개인전에서 우울한 소식이 이어졌다.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이 32강에서 탈락했고, 박상원(대전시청)도 16강에서 레이스를 마감했다.
여자부 에페에서 에이스 송세라가 16강전에서 떨어졌다.
강영미, 이혜인은 32강에서 탈락했다.

아픔을 극복한 새 역사다.
오상욱은 3년 전 도쿄 대회에서도 개인전 메달 기대주로 관심을 받았지만 8강에서 탈락했다.
단체전 금메달로 위로 삼았지만, 파리를 기약하며 이를 갈았다.

부상과 슬럼프도 오상욱을 막지 못했다.
오상욱은 올해 1월 당한 손목 부상으로 인해 애를 먹었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까지 겹쳐 5월 서울 그랑프리에서도 8강에서 떨어졌다.

어려움 속에서도 오상욱은 파리 대회를 준비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끝에 지난 6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결국 파리에서 ‘사고’를 쳤다.

오상욱은 이번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은 금메달 기대 종목이다.
오상욱이 에이스로 팀을 이끌고 베테랑 구본길, 뉴페이스 박상원, 도경동(국군체육부대)이 팀을 이뤄 출격한다.

오상욱은 “너무 영광스럽다.
단체전까지 금메달 따고 편히 쉬겠다.
여기가 끝이 아니인 만큼 계속 정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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