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은 핑계였나… 달라진 게 없는 한화, 결국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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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가 결국 최하위로 추락했다.
실패할 자유를 외치며 성적보다 선수 육성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선언한 뒤 수많은 유망주를 긁어모은 한화지만 3년 전과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한화는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7-8로 졌다.
이로써 한화는 7연패를 빠졌다.
시즌38승2무53패를 기록하게 된 한화는 키움과 함께 승률 0.418로 최하위 자리를 나눠 갖게 됐다.
하필 이날 경기 티켓이 모두 팔려나가면서 한화는 1995년 삼성이 세운 홈경기 매진 기록(36경기)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만원 기록을 세운 날, 무더위 속 최강한화를 외치는 팬들 앞에서 역전패를 당한 데다가 최하위까지 밀려난 셈이다.
50경기를 홈에서 치른 한화의 매진율은 72%에 달하지만 성적은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00년대 이후 ‘약체’의 대명사가 된 한화는 2020시즌을 마친 뒤 리빌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성적이 아닌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만들어 가자는 취지였다.
2021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팀 최초로 외국인 사령탑인 카를로스 수배로 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3년의 시간을 줬다.
수베로 전 감독의 첫 시즌은 최하위였다.
하지만 희망은 있었다.
정은원은 골든글러브를 받으며 10년을 책임질 2루수라는 평가를 받았고 노시환도 무한한 가능성을 뽐냈다.
마운드에서는 강재민이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수많은 선수를 돌려서 사용해 봐도 좀처럼 자리를 잡는 야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마침 2021시즌이 끝나고 거물급 외야수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쏟아졌다.
롯데 손아섭은 64억원에 NC로 팀을 옮겼고, 삼성 박해민은 4년 60억원을 받고 LG행을 선택했다.
박건우는 6년 100억원에 NC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는 입맛만 다셨다.
리빌딩 기조였는지, 아니면 이 정도 선수는 육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는지 한화는 지갑을 열지 않았다.
수베로 전 감독의 2년차 2022시즌도 최하위였다.
노시환이 부진했지만 김인환이 신인왕 후보로 성장했고 역대급 구속을 가진 선발자원 문동주를 영입했다는 것 정도의 수확이 전부였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연패라는 새 기록도 세웠다.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확보했다는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수베로 전 감독의 마지막 리빌딩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지갑을 열었다.
내야수 채은성을 6년 90억원에 데려왔다.
수많은 외야수가 매물로 등장했을 때 구경하던 한화가 내야수 영입에 큰 비용을 냈다.
수베로 감독은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어느 정도 리빌딩이 완성됐느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고, 리빌딩을 이어가겠다던 한화는 이 시즌 반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수베로 전 감독과 이별했다.
수베로 전 감독이 여전히 실험적인 야구를 한다는 게 이유였다.
최원호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어도 달라지지 않았다.
한화는 리그 최소 승을 거두며 2023시즌을 끝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갈 곳이 없던 류현진에게 170억원을 안겼고, 내야수 안치홍에게 6년 72억원을 썼다.
여기에 2년 차를 맞은 김서현과 김광현을 닮았다는 특급신인 황준서까지 영입한 한화는 투수왕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는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1위를 달렸지만 결국 처참하게 무너졌다.
최원호 전 감독이 물러나고 명장이라고 불리던 김경문 감독을 영입했다.
김 감독은 양상문 투수코치까지 데려왔다.
소용없었다.
양 코치의 투수교체 타이밍은 엇나갔고 한화는 이기지 못하고 있다.
7연패에 빠진 한화는 다시 두 자릿수 연패 탈출 고민은 물론 최하위를 벗어나기 위한 걱정과 마주했다.
리빌딩을 시작하기 전인 2020년과 3년 리빌딩을 마친 2024시즌 고민이 똑같다.
정필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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