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 불가였던 투수, LG의 ‘우승 올인’ 켈리 대신 선택한 에르난데스에게 달렸다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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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영입 불가 투수였다.
약 두 달 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선발 등판할 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리스트에는 올려뒀으나 접촉하는 시기는 몇 년 후가 될 것으로 봤다.
샌프란시스코전에서 6이닝 3실점. 선발 투수로 다시 빅리그에서 경쟁력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후 그의 보직은 선발이 아닌 불펜이 됐다.
전력이 막강한 다저스에서는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찰 수 없었다.
밀워키로 이적했으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짧은 기간 두 번의 방출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됐다.
결국 선발 투수로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해 아시아 무대를 응시했다.
LG 새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 얘기다.
AAAA형 투수다.
유망주 시절 선발 투수로 큰 기대를 받았고 마이너리그 트리플A를 정복했다.
빅리그에서도 49차례 선발 등판할 정도로 기회도 많았다.
다만 아시아를 바라보는 투수들이 그렇듯 빅리그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듬해 만 30세라 ML 구단은 에르난데스보다 20대 초중반 젊은피를 우선순위로 둔다.
그렇게 LG행이 성사됐다.
5월까지만 해도 생각하지도 못한 에르난데스 영입 가능성이 생기자 결단을 내린 LG다.
6시즌째 선발진을 이끈 케이시 켈리와 어려운 이별을 결정했다.
1위 KIA를 잡기 위한, 혹은 한국시리즈에서 업셋 우승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그만큼 뛰어나다.
일단 무대를 가리지 않고 자기 투구를 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통산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077. 9이닝당 볼넷은 2.5개다.
그런데 메이저리그(ML) 통산 WHIP 또한 1.315, 9이닝당 볼넷은 2.9개로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안정된 투구 밸런스에서 빼어난 커맨드를 자랑한다.
시속 155㎞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는 아니지만 포심 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슬라이더), 체인지업, 싱킹 패스트볼을 다채롭게 스트라이크 존을 활용한다.
완성도가 높은 투수로 볼넷으로 흔들리거나 특정 유형의 타자에게 난타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 구단이 기대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20일 에르난데스에 대해 “영입을 결정하기에 앞서 샌프란시스코 상대로 선발 등판한 경기를 봤다.
빠른 공 구속은 147㎞에서 150㎞ 사이더라. 요즘 외국인 투수와 달리 스트라이크존 상하보다는 좌우를 잘 활용하는 모습.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두루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타자 상대로는 슬라이더, 좌타자 상대로는 체인지업이 결정구가 될 것이다.
여기에 빠른 공 커맨드가 된다.
기대가 된다.
1선발을 해줄 수 있다고 판단해서 데려오는 투수”라고 에르난데스가 보여줄 퍼포먼스를 머릿속에 그렸다.
에르난데스의 트리플A 통산 평균자책점은 2.87이다.
그만큼 빅리거로 향하는 길을 잘 다졌다.
첫 소속팀인 마이매이에서는 빅리그 선발로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최고 무대에서 붙박이 선발로 자리매김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KBO리그는 155㎞ 이상의 강속구가 없어도 활약할 수 있다.
LG가 바라보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트리플A를 정복한 모습을 한국에서 재현하면 에이스가 된다.
오는 24일 차명석 단장이 귀국할 예정인 가운데 에르난데스도 하루빨리 행정 절차를 마치고 합류하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살아난 타선을 앞세워 4연승을 달리는 만큼, 에르난데스가 연속 우승으로 향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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