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묘하게 닮은 정규시즌 그리고 가을… 고난 속에 피는 KT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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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4차전을 이긴 KT 선수단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바닥을 찍으면 귀신 같이 살아난다.
프로야구 KT가 가을 축제 대반전을 꿈꾼다.
NC와 마주친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서 2연패 뒤 2연승을 만들어 내면서, 시리즈를 기어코 최종 5차전으로 끌고 간다.
아직 엔딩은 베일에 싸여 있지만, 벼랑 끝에서 살아나는 KT의 저력만큼은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시리즈다.
안방에서 ‘외인 원투펀치’ 윌리엄 쿠에바스와 웨스 벤자민을 내고도 단 1승을 따지 못했다.
탈락 압박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그때 KT의 마법이 시작됐다.
적진 한복판으로 들어온 3차전서 고영표의 6이닝 무실점 호투로 반격의 1승을 신고했다.
이어진 4차전에서는 흠 잡을 데 없는 경기력으로 투타 모두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끝에 11-2 완승을 빚어냈다.
짜릿한 ‘패패승승승’을 바라볼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5전3선승제로 열린 역대 PO에서 ‘리버스 스윕’은 딱 2번(1996 현대, 2009 SK) 나왔다.
PS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준PO에서 나온 2010년과 2013년의 두산이 유이한 추가 사례일 뿐이다.
KT는 그만큼 드문 역사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KT 이강철 감독(왼쪽)과 윌리엄 쿠에바스가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올 시즌 KT가 보여준 역사적인 반등과 여러모로 느낌이 비슷하다.
KT는 올 시즌 초반 심각한 슬럼프와 시작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맞물리면서 순위표 아래를 맴돌았다.
5월 한 달을 대부분 꼴찌로서 보내야 했고, 승패마진 적자를 최대 ‘-14’까지 찍을 정도로 추락했다.
조금씩 꿈틀댔다.
6월 15승8패로 월간 성적 1위를 찍으며 부활 신호탄을 쐈다.
이후 페이스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쿠에바스의 선발진 합류와 함께 마운드의 높이가 확 살아났다.
벤자민, 고영표, 배제성 등을 앞세운 선발진과 박영현, 김재윤이 버티는 불펜이 상승세를 그렸다.
그렇게 차곡차곡 승리를 쌓더니 후반기 성적만 42승1무21패, 승률 0.667을 마크했고 순위는 2위까지 올라갔다.
정규시즌 1위는 LG의 몫이었지만, 통합우승을 가로막을 ‘대항마’로 KT가 거론된 이유였다.
시간상으로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짧은 일주일이지만, 그래프는 분명 닮아있다.
어려운 시기를 이겨낸 귀중한 경험이, 경기 값어치가 더욱 올라가는 가을에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KT의 베테랑 황재균도 이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2패 했을 때, 어차피 이렇게 됐으니 편하게 마음 먹고 하자는 이야기를 팀원들과 나눴다.
만약 지더라도 올 시즌 꼴찌부터 2위까지 잘해온 게 없어지는 건 아니다.
그만큼 우리는 저력 있는 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린 충분히 강팀이다.
의기소침해 할 필요 없다.
분위기를 바꿀 계기가 필요했기에 그 진심을 담아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창원=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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