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4] ‘3일 휴식’의 마법… 쿠에바스, 2번 부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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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T위즈 제공

‘쿠동원’의 재림이다.

프로야구 KT의 윌리엄 쿠에바스는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아름다운 투구를 수놓았다.
KT 11-2 대승의 주역이었다.

가을의 시작은 좋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았지만 3이닝 7실점(4자책점)으로 고개를 떨궜다.
달아오른 NC 방망이를 견디지 못했고 수비 불운까지 겹쳤다.
75구를 뿌리고 조기강판됐고 KT는 5-9로 패했다.

2차전까지 내주면서 팀이 벼랑 끝에 몰렸다.
천만다행으로 3차전을 고영표의 호투와 함께 챙겼다.
다만 ‘1패면 탈락’ 상황은 변함이 없었다.
그 위기를 견뎌내기 위한 쿠에바스의 헌신이 시작됐다.
1차전 후 단 3일 휴식 후에 다시 4차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이강철 감독이 1차전에 그를 내릴 때부터 이미 짜놓았던 복안이다.
사령탑은 쿠에바스의 4차전 선발 등판 소식을 전하며 “이후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해져 있던 거다.
쿠에바스도 그날 바로 ‘OK’ 했다”고 설명했다.

자신감의 이유가 있었다.
이날 쿠에바스의 피칭은 환상적이었다.
NC의 팀 타격 그래프가 전체적으로 다운됐다는 점도 작용했지만, 쿠에바스가 보여준 마운드의 높이가 가히 압도적이었다.
최고 시속 150㎞에 달하는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컷패스트볼을 연신 꽂아대며 상대를 짓눌렀다.
이날 뿌린 73구 중 51개가 스트라이크였을 정도로 제구도 완벽했다.
100점짜리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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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그가 가진 ‘쿠동원’ 별명이 다시 떠오를 수밖에 없다.
KT의 첫 통합우승이 빚어진 2021년, 그의 헌신을 보고 팬들이 전설적인 투수, 故최동원 감독과 쿠에바스의 이름을 합쳐줬다.
최동원은 롯데의 첫 KS 우승이 빚어진 1984년에 홀로 4승을 올린 ‘에이스’로 역사적인 살신성인을 보여줬다.

쿠에바스의 2021년이 그랬다.
선두싸움이 한창이던 시즌 막바지 투혼을 불살랐다.
10월28일 수원 NC전에서 108구로 7이닝 2실점을 수놓으며 값진 승리를 건넸다.
이후 삼성과의 1위 결정전이 3일 후에 열리자 단 이틀 휴식 후 마운드에 올랐다.
99구로 7이닝 무실점 완벽한 성적표를 제출해 정규시즌 1위, 한국시리즈(KS) 직행 티켓을 선물했다.
이어진 KS 1차전에도 7⅔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팀 ‘V1’의 일등공신이 됐다.

2년 전을 떠올리게 만드는 마법 같은 호투가 다시 KT의 2023년 가을에 펼쳐진다.
그의 활약 덕에 KT는 안방 수원으로 기분 좋게 돌아간다.
이제 승부는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흥이 오른 KT는 이대로 PO(5전3선승제 기준) 사상 3번째 ‘리버스 스윕’을 겨냥한다.

창원=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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