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STAR②] 절실하게 꿈꿔왔던 파리로...우상혁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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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날개를 펼친다.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에서 깜짝 등장한 우상혁은 결선 무대에서 밝게 웃으며 ‘스마일 점퍼’라는 별명을 얻었다.
2m35를 넘으며 4위에 올라 전 세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3년 동안 입지는 크게 달라졌다.
불모지였던 한국 육상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꿈꿔온 파리 올림픽 무대에서 금빛 점프를 겨냥한다.

◆역경을 딛고

짝발과 상대적으로 작은 키, 점퍼로서 불리한 신체 조건을 가졌다.
우상혁은 여덟 살 때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오른발이 왼발보다 작다.
밸런스가 중요한 높이뛰기의 특성상 불리할 수밖에 없다.
188㎝의 신장도 세계적인 높이뛰기 선수 중에는 작은 편이다.
작은 변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상 종목이기에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우상혁은 “(신체 조건이) 이제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것 말고도 신경 쓸 게 너무 많다.
짝발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 어렸을 때부터 균형감을 잡는 훈련을 많이 했다.
이제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주니어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우상혁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부터 경험을 쌓았다.
우상혁이 처음부터 스마일 점퍼였던 것은 아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거치면서 즐기는 법을 배웠다.
그는 “첫 올림픽에 대한 기억이 없다.
무엇을 했는지 기억도 잘 안 난다.
세계인의 축제를 즐기지 못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다”고 돌아봤다.
성적 압박을 이겨내고 즐기기 시작하면서 국제무대에 대한 두려움을 점점 지워갔다.
무명에 가까웠던 우상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 나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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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이 바를 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세계적인 선수로

도쿄 올림픽에선 이름 석 자를 세계에 드높였다.
2m35를 넘어 남자 높이뛰기 4위에 올랐다.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이다.
더불어 1996년 이진택(2m34)을 넘어 25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한국 육상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승승장구였다.
2022년 3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세계실내선수권 대회에선 2m34를 넘어 대한민국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해 유진 세계선수권 2위(2m35), 다이아몬드리그 출전 등 세계 최정상급 점퍼로 발돋움했다.
한때 국제육상연맹 높이뛰기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등 기세가 대단했다.

지난해에도 끝내 성과를 냈다.
초반만 하더라도 부비동염 수술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원하는 만큼 기록도 나오지 않았다.
성적에 대한 조바심도 났지만 내려놓는 법을 익혔다.
차분하게 준비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앞두고 출전한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2m35를 날아올라 한국 육상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기세를 이어 항저우 AG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목표는 오로지 파리 올림픽 금메달이다.
우상혁은 파리에서 높이 날아오르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올해 원하는 만큼 기록이 나오지 않아 삭발까지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 13일 올림픽 최종 모의고사였던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m28을 넘으며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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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이 바를 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경쟁을 넘어

최근 남자 높이뛰기는 ‘빅4’로 꼽힌다.
‘최강’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을 비롯해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 주본 해리슨(미국)이 경쟁자다.
바르심과 탬베리는 도쿄에서 공동 금메달을 차지한 실력자다.
올해 기준으로 탬베리가 2m37로 기록이 가장 좋다.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해미시 커(뉴질랜드)도 2m36을 기록,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우상혁(2m33)은 마지막 반전을 꿈꾼다.

파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한 목표를 2m37로 잡았다.
우상혁은 2m37을 넘기 위해 계속 도전했다.
도쿄에서 오르지 못한 시상대에 서기 위해 결전의 날까지 사력을 다한다.

최초의 기록에 도전한다.
한국 육상이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한 것은 1992 바르셀로나 대회 황영조(금메달), 1996 애틀랜타 대회 이봉주(은메달) 등 두 차례뿐이다.
이들 모두 도로 종목인 마라톤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트랙·필드 종목에서 아직 시상대에 오른 한국 선수는 없었다.
우상혁이 파리 올림픽 시상대에 서면 또 한 번 한국 육상 새 역사를 쓴다.

우상혁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후회 없이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한국 최초로 금메달을 딸 수 있게 준비하고 싶다.
파리 올림픽에서는 꼭 2m37을 넘고 싶다.
목표는 높게 잡아야 한다.
내 목표는 파리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다짐한다.

최정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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